‘배구 명가’ 삼성화재가 지난 시즌의 치욕을 빠르게 씻어내고 있다.
삼성화재는 지난 시즌 창단 첫 최하위로 떨어지며 시즌 6승(30패) 승점 26점에 그쳤다. 젊은 선수들로 재편해 과감하게 도전했지만 경험 부족과 전력 한계를 여실히 드러냈다.
올 시즌에도 하위권으로 예상됐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 보니 다르다. 고희진 감독 체제 2년차를 맞아 강력한 서브로 팀컬러를 확립했다. 카일 러셀과 정성규가 강서브로 상대를 흔들고, 트레이드로 영입한 세터 황승빈도 첫 주전 기회를 잘 살리고 있다. 고희진 감독 특유의 파이팅이 젊은 선수들의 에너지와 맞물리면서 쉽게 무너지지 않는 팀이 됐다.

시즌의 절반도 지나지 않았지만 지난 시즌 6승을 넘어 7승(8패)을 거뒀다. 승점 22점으로 순위는 5위이지만 2위 KB손해보험(8승6패 승점25)과 3점 차이로 치열한 순위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16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리는 KB손해보험전을 앞두고 취재진을 만난 고희진 감독은 지난 시즌 승수를 넘어선 것에 대해 “작년에는 우리가 너무 못했다. 삼성화재가 6~7승 하는 팀은 아니다”며 웃은 뒤 “초보 감독인 저로선 선수들이 준비한 대로 잘해주고 있어 지도할 맛이 난다”고 말했다.
이어 고 감독은 “우리는 지난 시즌 승수를 넘는 게 목표가 아니기 때문에 만족하지 않는다. 미디어데이 때 말했듯 봄배구를 간절히 원한다. 저뿐만 아니라 선수들도 구단도 봄배구 확정되는 날까지 열심히 달릴 것이다”고 강조했다.
이날 상대는 5연승으로 기세가 바짝 오른 KB손해보험. 고 감독은 “KB손해보험도 서브가 좋은 팀이지만 대전 경기는 올 시즌 처음이다. 우리는 대전 홈에서 서브가 잘 들어간다. 서브에 우위를 점하면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을 것이다”고 자신했다.
앞서 삼성화재 상대로 1라운드에서 3-2로 어렵게 승리하고, 2라운드에서 1-3으로 패한 KB손해보험도 부담이 되는 경기. 후인정 KB손해보험 감독은 “삼성화재는 워낙 서브가 위력적인 팀이라 잘 버텨야 한다”면서도 “우리도 나름 서브가 좋은 팀이다. 6연승 욕심이 없다면 거짓말이다. 저보다 선수들이 더 하고 싶을 것이다”고 기대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