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자 잘 선출해야"…'킹스맨' 매튜 본·랄프 파인즈 전한 인류애[종합]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21.12.17 10: 54

 “한국영화를 너무 좋아한다.”
매튜 본 감독은 17일 오전(한국 시간) 온라인을 통해 진행된 영화 ‘킹스맨: 퍼스트 에이전트’의 화상 기자간담회에서 “한국영화 산업 자체가 창의적이고 유니크하다. 대단한 재능이 있는 배우들이 있기 때문에 ‘킹스맨’이 한국에서 많은 사랑을 받은 게 가장 큰 칭찬”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킹스맨: 퍼스트 에이전트’(수입배급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는 수백만 명의 생명을 위협할 전쟁을 모의하는 역사상 최악의 폭군들과 범죄자들에 맞서, 이들을 막으려는 한 사람과 최초의 독립 정보기관 ‘킹스맨’의 기원을 그린 작품.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2015)부터 ‘킹스맨: 골든 서클’(2017)까지 ‘킹스맨’ 시리즈의 성공 신화를 이끈 매튜 본 감독이 다시 한 번 메가폰을 잡아 특유의 화려한 액션과 재치 넘치는 대사, 예측할 수 없는 스토리로 ‘킹스맨’의 기원이라는 흥미로운 설정을 담아냈다. 이달 22일 극장 개봉한다.
이날 매튜 본 감독은 “‘킹스맨’이 나올 때마다 한국에 가고 싶은데 이번엔 코로나 때문에 상황이 아쉽다. 다음번에는 꼭 새 영화를 들고 한국에 찾아가겠다. (랄프 파인즈와) 우리 둘이 가면 진짜 재밌을 거다”고 말문을 열었다.
랄프 파인즈도 “저도 감독님과 같은 마음이다. 코로나만 아니면 대면해서 얘기를 나눴을 텐데 너무 아쉽다”며 “그래도 오늘 간담회에 참석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랄프 파인즈는 옥스퍼드 공작 역을, 신예 해리스 딕킨슨이 옥스퍼드의 아들 콘래드 역을 맡았다.
매튜 감독은 ‘킹스맨: 퍼스트 에이전트’가 시리즈의 프리퀄로서 1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삼은 이유를 밝혔다. “일단 ‘킹스맨’이라는 스토리가 어떻게 시작됐는지 그 기원을 돌아본다. ‘킹스맨: 퍼스트 에이전트’는 1차 세계대전이라고 하는 중요한 시기로 돌아갔다. 이 영화에서는 독일, 러시아, 스페인 등 우리가 알고 있는 그 당시 실존 인물들의 캐릭터가 등장한다. ‘킹스맨’이 왜 생겼는지 기원을 돌아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랄프 파인즈는 “역사적 배경뿐만 아니라 감독님이 구축해 놓은 ‘킹스맨’의 세계관을 저는 좋아했다. 특유의 액션과 유머가 겸비돼 정말 재미있었다. 배경을 갖고 있으면서도 감독님이 창의적 상상력을 발휘해서 이 세계를 창조해냈다. 제가 합류할 수 있게 돼 너무 영광스럽다”고 했다.
여기에 매튜 본 감독은 “제가 이 여정에 있어서 목적지만 보고 달렸다면 지루했을 거다. 이 여정 자체가 굉장히 중요한 것”이라며 “초반엔 그렇지 않은데 영화가 흘러가면 흘러갈수록 ‘킹스맨’다운 모습이 보인다”고 관전 포인트를 전했다.
매튜 감독은 “제가 ‘킹스맨’ 유니버스를 만들고 이 세계관에 대해 잘 안다고 하셔서 손등에 심벌도 그려봤다.(웃음) 옥스퍼드 공작이 킹스맨이라는 조직을 만들면서 구현하고자 했던 원칙과 가치가 있다. 그게 100년 뒤에도 유지된다는 거다. 조직이 활동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을 만큼 기반을 잘 닦아내야만 했다. 그게 이전 영화와 차별되는 지점”이라고 설명했다.
영화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거울나라의 앨리스’ 등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선보인 배우 리스 이판이 빌런으로 등장하고 배우 젬마 아터튼, 디몬 하운수, 매튜 구드 등 초호화 캐스팅으로 역대급 앙상블을 예고한다.
랄프 파인즈는 “해리스 딕킨슨은 재능 있는 젊은 배우다. 본능적이고 진정성이 있다”며 “공작의 아들 역할을 맡았는데, 그 친구가 당시 그 세계를 모를 테니만 푹 빠져서 본능적으로 소화해냈다. 때묻지 않은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인간의 진정성을 잘 드러냈다”고 칭찬했다. 그러면서 랄프는 “나이가 들면서 신인배우와 함께 하는 일들이 생기는데 재능 있는 젊은 배우와 함께 하면서 저도 그들에게 배울 게 있다. 서로 서로 배움이 있는 관계를 구축해나가는 게 좋다”고 털어놨다.
랄프 파인즈는 “저는 ‘킹스맨’의 분위기와 톤앤매너를 좋아했다. 제가 이렇게 좋아하는 영화인데 (극중) 과거로 돌아간다고 하니까 너무 합류하고 싶었다. 저는 제안을 받고 재밌겠단 생각에 꼭 하고 싶었다. 액션, 유머에 웃음이 터지지만 인류애까지 담겨 있어 더 감동적”이라고 자신했다.
‘킹스맨’ 특유의 액션을 소화한 랄프 파인즈는 “재미난 에피소드라기보다 저는 액션 훈련을 많이 했다”며 “멋진 액션 시퀀스를 만들어내기 위해 배우, 스턴트맨, 카메라워크, CG까지 모든 게 합이 좋아야 했다. 저는 스턴트맨과 훈련을 많이 했고 열심히 했다”고 촬영기를 떠올렸다. “젊었을 때 액션을 많이 했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웃음) 작년에 아쉽게도 헤드 스턴트맨이 세상을 떠났지만 그분과 열심히 연습했다. 제가 체력이 떨어지면 스턴트맨이 하기도 했는데 그렇기 때문에 좋은 액션이 나온 거 같다”고 자평했다. 이에 매튜 본 감독은 “랄프가 95%의 액션을 거의 완벽하게 소화하셨다”고 칭찬했다.
이어 감독은 “앞선 시리즈에서 해리(콜린 퍼스)가 에그시(태런 애저튼)에게 킹스맨은 1919년에 만들어졌고 비극에서 시작됐다고 얘기하는 부분이 있어서 이번에는 꼭 짚고 넘어가야만 했다. 제가 학교에서는 좋은 학생이 아니었는데, 세계 1차대전에 대해 알아보니 현재의 우리가 알아야 할 점이 많았다. 지도자를 잘 선출해야 되고 작은 사건들이 모여 어마어마한 일이 일어날 수 있다는 걸 깨달았다. (역사를) 반복해선 안 된다는 교훈을 얻었다”고 밝혔다.
옥스포드 공작의 우산을 활용한 액션, 고공 낙하 액션, 발레 스핀 액션, 사격 액션, 오차 없는 완벽한 검술 액션까지 ‘킹스맨’만의 독창적이고 재기발랄한 액션이 다양하게 펼쳐져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것으로 기대된다.
액션에 대해 매튜 감독은 “스토리 위주의 액션이 돼야 한다. 스토리텔링이 되지 않는 액션은 불필요하고 심심한 것이다. 저는 항상 액션이 스토리텔링의 도구가 돼야 한다고 강조한다”며 “장면에 따라 액션 스타일이 달라진다. 이번엔 과거로 갔기 때문에 검술이 멋있게 느껴졌고 잘 맞는다고 생각했다. 연출을 하면서 생각한 건데 (장난감)칼싸움을 좋아하는 아이들도 이 영화를 보면 재미있어 하겠다 싶더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1차 세계대전 배경이기 때문에 당시 사람들은 자신의 주변의 모든 게 근대적, 현대적이라고 생각했을 테지만, 지금의 우리 입장에선 과거다. 클래식하다. (당대를 재현하기 위해)예전 도구를 사용하면서도 그 시대 사람들이 느끼기에는 현대적이고 모던하게 보이는 액션을 만들어냈다”고 재차 강조했다.
랄프 파인즈는 매튜 본 감독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전했다. “감독님이 저의 의견을 항상 경청해주시고 궁금해하시고 저를 믿어주셨다. 저를 협업자로 봐주시고 대해주셔서 감사하다”며 “감독님은 언제나 배우들에게 오픈돼 있다. 본인이 구축한 세계지만 배우가 어떻게 해석하고, 어떻게 조정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잘 받아들이는 명감독”이라고 극찬했다.
“다른 배우들 캐스팅도 대단했다. 서로 서로 좋게 인정하고 서로의 재능을 존중하며 호흡이 굉장히 좋았다. 전반적으로 너무 행복한 작업이었다.(웃음)”
매튜 본 감독은 마지막으로 “‘킹스맨’을 사랑해주셔서 감사하다. 저도 한국영화의 큰 팬이다. 한국만큼 영화에 대한 깊은 이해를 가진 나라가 없다고 생각한다. 한국 관객들께서 저의 영화를 좋아해주시는 만큼 저도 분발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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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영화 스틸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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