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지현이 ‘공작도시’에서 연기 포텐을 제대로 터뜨리고 있다.
강렬한 전개로 연일 화제 몰이 중인 JTBC 수목드라마 ‘공작도시’. 여기에 아트스페이스 진의 대표이자 성진家(가)의 첫째 며느리인 이주연 역으로 열연하고 있는 김지현의 활약이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주연은 등장부터 다수 인물과 대립하며 심상치 않은 기세를 뿜었다. 특히 동서인 윤재희(수애 분)와의 대립은 극 긴장감의 중심이었다.
주연과 재희는 아트스페이스 진의 전시를 앞두고 강하게 충돌했다. 앞서 재희와 준혁(김강우 분)이 남편인 준일(김영재 분)의 비리를 폭로한 터라 악감정이 쌓여있던 주연. 그녀는 자신이 정한 전시 해설자를 재희가 상의 없이 교체하는 등 신경을 건드리자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오냐오냐 해주니까 한도 끝도 없이 기어오르지“라고 말하며 재희의 뺨을 내려치고, 호통을 치며 재희를 몰아붙인 것. 주연의 날선 분노로 이루어진 살벌한 케미는 화면을 장악해 숨 막히는 긴장감을 선사했다.
주연은 재희를 끌어내리기 위한 계략을 꾸몄다. 재희와 박정호(이충주 분)의 내연 현장을 포착해 시어머니 한숙(김미숙 분)에게 보여주는가 하면, 재희가 프로포폴을 남용했다는 의심을 불러일으킬만한 기사를 배포할 계획을 세운 것. 자신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주연의 망설임 없는 행보와 무자비한 면모가 드러나며 긴장감을 한껏 끌어올렸고, 추후 극 전개에 대한 궁금증을 자아냈다.
그런가하면 주연과 준일의 소원한 관계가 드러나기도. 우연히 주연의 계략을 알게 된 준일은 “당신이 꾸민 짓이냐, 모르는 척 각자 사는 게 그렇게 어렵냐”며 비수를 꽂았다. 이에 주연은 “당신이야말로 그냥 모르는 척 해, 당신 원래 나한테 관심 없잖아”라고 냉소로 일별했다. 덤덤한 모습을 보였지만, 이는 오히려 성진가 내에서 입지가 위태로운 그녀의 숨겨진 외로움을 여실히 드러내는 장치가 되었다. 항상 날선 모습으로 모두를 적대하던 주연의 처연한 면모는 캐릭터 서사에 깊이를 더했다.
이렇듯 김지현은 악랄하기도, 안쓰럽기도 한 복잡한 ‘이주연’ 캐릭터를 완벽 소화했다. 다수의 인물과 대립하는 날선 모습, 그리고 그 뒤에 숨겨진 처연한 면모를 섬세한 감정 처리와 흠 잡을 곳 없는 대사 전달력으로 표현해 ‘이주연’이라는 캐릭터에 설득력을 부여한 것. 감정의 변주를 유연하게 처리해 극 몰입도를 더하며 시청자의 시선을 사로잡은 김지현의 앞으로 활약이 기대된다./pps2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