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을 바라며 동물용 구충제까지 먹었다. 자신의 노래 ‘괜찮아’처럼 나아질 거라 스스로 믿으며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하지만 김철민은 암 세포를 끝내 이기지 못하고 지난 16일 하늘의 별이 됐다.
지난 8월, 김철민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오늘 아침 9시 폐암 말기 판정을 받았습니다. 이별을 해야하기에 슬픔의 눈물이 앞을 가리네요"라는 글을 남기며 폐암 4기 투병 소식을 알렸다. 1994년 MBC 5기 공채 개그맨 출신인 터라 팬들은 물론 연예계 선후배들의 응원이 쏟아졌다.
하지만 2년 반 정도의 투병 생활 끝에 김철민은 지난 16일 눈을 감았다. 그동안 페이스북을 통해 호전되거나 악화된 몸 상태를 소상히 팬들에게 알렸던 까닭에 그의 투병 일지는 온라인 상에 고스란히 남아 있다. 특히 더는 치료를 이어갈 수 없는 절망적인 상황 속 죽음을 앞둔 가운데에도 팬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네 많은 이들을 먹먹하게 만들었다.
고인이 남긴 메시지들을 다시 한번 가슴에 새겨 본다.

#2019년 8월 7일
“오늘 아침9시 폐암말기 판정을 받았습니다. 이별을 해야하기에 슬픔의 눈물이 앞을 가리네요. 한편으론 먼저 이별을 하신 부모님과 형님을 다시 만날 수 있다는 생각을 하니 그리 슬프지만은 않습니다. 폐친 모두의 이름을 한분 한분 불러보고싶네요. 남은 시간 여력이 있다면 끝까지 기타 두르고 무대에서 노래부르고 싶습니다. 정말 감사하고 감사합니다.”
#2019년 11월 20일
“여러분의 사랑으로 기적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펜벤다졸을 7주 차 복용했는데요. 피검사 결과가 오늘 나왔는데 다 정상이고 합니다. 간 수치도 낮아졌대요. 더 좋아졌네요. 간에 무리가 없고 다른 부분도 좋아졌다고 합니다. 병원에서 치료하는 방사선 치료를 17번 받았는데 항암 치료와 구충제 복용, 좋은 환경, 여러분의 큰 기도, 하나님의 주시는 따뜻한 햇볕 덕에 (검사 결과가) 잘 나왔습니다. 끝까지 잘 치료 받아서 내년 봄에는 대학로 나가서 기타 들고 공연하고 싶습니다. 저도 간절히 희망합니다.”
#2020년 4월 18일
“항암제(타그리소)와 펜벤다졸 복용한 지 6개월이 지나가고 있다.분명히 좋아지고 있다. 기적은 일어난다. 내 노래 제목(괜찮아) 처럼.”
#2020년 8월 15일
“여러분의 응원과 사랑으로 5번경추 교체수술이 성공적으로 이루어 졌습니다.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원자력병원 의료진 여러분들의 노고에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꼭 이겨내고 대학로에 다시 서겠습니다. 김철민 괜찮아.”

#2020년 9월 18일
“개 구충제를 일주일에 다섯 번씩 먹었습니다. 원래 3일 먹고, 4일 쉬어야 하는데, 내가 욕심이 생겼네요. 그래서 간 수치도 높고 다 이렇게 또 안 좋아진 것 같아요. 구충제가 암을 죽이지는 못했습니다. 단지 나에게 통증이나 그런 건 어느 정도 도움을 줬지만 그때 뿐이고. 내가 느꼈어요. 이건 아니다. 저는 실패했지만. 꼭~성공하는분들이 나왔으면 좋겠네요.”
#2020년 11월 3일
“5박6일 제주도 여행 마치고 무사히 양평 요양원에 도착했습니다.내일부터 항암치료 들어갑니다. 온몸에 암이 심각하게 퍼져 있어 제대로 걷지 못해 방에서 멀리보이는 바다만 보다가 왔습니다.걱정해주고 응원해주신 국민 여러분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잊지 않겠습니다. 그리고 저를 생각해서 여러가지 민간요법이나 건강식품 권하시는 분들 정말, 고맙습니다만 마음만 받겠습니다. 부탁입니다.”
#2020년 11월 5일
“어제 입원해서 뇌 MRI 찍었는데 뇌쪽은 전이가 안 됐습니다. 오늘 항암주사 1차 했구요. 다음 주 월요일부터 골반뼈 2곳 방사선 치료 들어갑니다. 총10번, 여러분의 작은 기도 응원 다시 한번 감사하고 고맙습니다. 끝까지 존버하겠습니다.”
#2020년 12월 13일
“병원 창밖으로 흰 눈이 내린다. 하얀 눈이 녹듯이 내 몸 속에 퍼져 있는 암세포가 녹아 없어졌으면 하는 생각을 해본다. 2020.12.13 김철민 ♡”
#2020년 12월 18일
“나는 살 수 있다. 나는 살 수 있다. 나는 살 수 있다.”

#2020년 12월 30일
“존경하는 페친여러분! 여러분 덕분에 #생방송아침마당 생방 잘 끝내고 왔습니다. 고맙습니다. 잘 이겨내고 꼭 2021년 봄. 건강한 몸으로 대학로에 다시 우뚝 서겠습니다. 국민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도전은 아름답다. 비록 온몸 뼈.폐.간에 암이 퍼져 있지만 이겨내겠습니다. 국민 여러분의 응원과 기도 사랑 잊지 않겠습니다. P.S KBS생방송 아침마당 이헌희PD님과 제작진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2021년 1월 8일
“폐암 4기.폐.간.임파선.뼈로 전이가 된 지 어느덧 17개월째 투병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방사선치료 골반 2군데 20번 무릎 허리 34번의 방사선치료 그리고 5번경추뼈 교체수술 사이버라이프 4번 등. 현재 갈비뼈. 등골 등 암이 지뢰밭처럼 퍼져 있습니다. 그렇지만 하루하루가 선물이라고 생각하고 잘 버티고 있습니다. 국민여러분의 격려와 기도.사랑으로 기적처럼 좋아지고 있습니다. 하나님께 매일매일 기도드립니다. 저를 살려달라고 저와 같은 병으로 투병하시는분 같이 이겨냅시다. 코로나19도 이겨냅시다. 대한민국 괜찮아 김철민 ♡괜찮아.”

#2021년 1월 29일
“하나님 고맙습니다 ♡ 26일 검사한 폐.간.뼈 CT 촬영 결과가 오늘 나왔습니다. 간은 많이 좋아졌고 폐는조금 좋아졌습니다. 뼈는 그대로 멈추고. 내일 5차 항암주사 있습니다. 여러분의 기도 감사합니다. 꼭 이겨내겠습니다.”
#2021년 2월 26일
“나는 살 수 있다. #나는살고싶다.”
#2021년 7월 17일
“7.10 항암12차 7.16 허리 요추3번 사이버 나이프 치료1차 다음주 수요일까지 총4번. 7.19 경추2번 사이버 나이프 예정. 저는 지금 온몸으로 퍼져 있는 암세포와 싸우고 있습니다. 너무너무 아프지만. 끝까지 버텨 보겠습니다. 저를 위해 기도해주시고 응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여러분 사랑합니다. 항상 건강하십시요. 김철민 올림 7.17”
#2021년 8월 19일
“존경하는 페친여러분! 그리고 저를 위해 기도해주시는 분들. 안녕하세요 개그맨 겸 가수 김철민 입니다. 제가 폐암4기 투병 생활한 지 2년이 조금 지났습니다. 현재 몸상태는 항암치료는 더이상 할 수가 없습니다. 그동안 12번의 항암, 5번 경추교체수술, 70번의 방사선치료 10번의 사이버 나이프 치료. 현재 24시간 진통제를~2시간마다 진통제 주사를 맞고 있습니다. 온몸으로 암세포가 퍼져있는 상태.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잘 버티고있습니다. 끝까지 존버하겠습니다.♡ 여러분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2021년 12월 10일
“덕분에 행복했습니다.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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