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의 축하공연 보며 행복한 은퇴 ‘SK 레전드’ 김민수 “우승할 때가 가장 기억에 남아” [오!쎈 잠실]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21.12.20 06: 06

‘SK의 레전드’ 김민수(39)가 가족들의 축하 속에 행복하게 유니폼을 벗었다.
서울 SK는 19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개최된 ‘2021-22 정관장 프로농구 3라운드’에서 전주 KCC를 88-83으로 제압했다. 2위 SK(16승 7패)는 선두 KT(17승 6패)를 한 경기 차로 바짝 추격했다.
하프타임에 지난 시즌을 마지막으로 SK에서 은퇴한 김민수의 은퇴식이 거행됐다. SK 구단은 김민수의 13시즌 활약상이 담긴 영상을 공개해 그의 심금을 울렸다. 김선형 등 동료선수들도 은퇴축하 메시지를 보냈다. SK 오경식 단장이 황금열쇠를 수여했고, 전희철 감독이 김민수의 활약상이 담긴 기념액자를 건넸다. 최부경 주장은 아내에게 김민수의 피규어를 선물로 줬다. 김현국 경희대 감독도 꽃다발을 선사했다.

SK의 간판스타 김선형은 “(김)민수 형과 많은 추억이 있다. 집에 놀러도 많이 갔다. 민수형이 그래도 은퇴 전에 우승반지를 끼고 은퇴해 다행이다. 같이 우승하고 눈물을 흘렸던 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지도자로서 제2의 인생도 잘 해나가시길 빈다”고 덕담을 건넸다.
2008년 신인드래프트에서 전체 2순위로 SK에 지명된 김민수는 13시즌 간 SK에서만 뛰며 영원한 레전드로 남았다. 김민수는 통산 5432점, 2410리바운드, 315블록슛을 기록했다. 특히 리바운드와 블록슛은 SK 구단 통산 최다기록으로 남아있다. 그가 SK의 골밑을 든든히 지켰음을 알 수 있는 대목. 김민수는 2018년 SK의 통합우승에 기여해 선수생활에 화려한 정점을 찍었다.
은퇴 후 김민수는 모교 경희대의 코치로 부임해 후진양성에 힘쓰고 있다. 김민수는 “은퇴를 한다니 아직 실감이 나지 않는다. 오늘 울지 않겠다고 다짐하고 왔다. 은퇴를 해서 슬프기보다는 행복하다. 지난 13년간 너무 행복했다. 선수시절에 유독 큰 부상이 많아 아쉬움이 남는다. 무릎수술을 했을 때가 가장 힘들었다. 영광의 시대는 2018년 우승했을 때다. 가장 재밌었다. 은퇴식을 열어준 SK 구단에 감사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날 김민수의 아내 서진아 씨와 딸 김시은 양(10)이 은퇴식에 자리를 함께 빛냈다. 남편의 내조에 힘 쓴 서진아 씨는 “남편에게 그동안 수고 많았다는 말을 해주고 싶다. 내가 내조를 열심히 했지만 그래도 남편이 더 고생을 많이 했다”고 덕담을 건넸다. 김시은 양도 “선수생활 내내 힘들었는데도 나와 잘 놀아준 아빠가 자랑스럽다”고 축하했다.
은퇴식에서 울지 않겠다던 김민수는 함박웃음을 지었다. 자신의 은퇴를 축하하러 온 딸이 직접 축하공연까지 펼쳤기 때문이다. 농구퍼포먼스그룹 ‘W걸스’에 소속된 김시은 양은 아버지의 은퇴식에서 농구묘기를 선보여 관중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정하윤 코치가 지도하는 W걸스는 지난 4일 한기범희망나눔 재단이 주최한 ‘2021희망농구올스타전’에서 자선공연을 하는 등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정하윤 코치는 “김민수 선수의 은퇴식에 축하공연 초대를 받아 기쁘다. 딸이 아버지를 위해 무대에 서는 것도 큰 의미가 있다. 기회를 주신 SK 구단에 감사하다. 앞으로 기회가 된다면 남자프로농구 올스타전 무대에도 서보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제 공식적으로 현역생활을 마감한 김민수는 지도자로 제2의 인생을 꿈꾸고 있다. 모교 경희대에서 좋은 선수를 많이 가르치고 발굴하는 것이 그의 목표다. 김민수는 “코치로서 좋은 선수들을 키우고 싶다. 재능이 타고난 선수보다는 열심히 운동하고 성실한 선수들을 만들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잠실=조은정 기자 cej@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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