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부터 12월까지, ‘설강화 : snow drop’이 4번에 걸쳐 “역사 왜곡이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JTBC 새 토일드라마 ‘설강화 : snow drop’(극본 유현미, 연출 조현탁, 이하 설강화) 측은 21일 “극 중 배경과 주요 사건의 모티브는 군부정권 시절의 대선 정국이다. 이 배경에서 기득권 세력이 권력 유지를 위해 북한 정권과 야합한다는 가상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설강화’는 권력자들에게 이용 당하고 희생 당했던 이들의 개인적인 서사를 보여주는 창작물”이라고 밝혔다.
‘설강화’ 측은 “작품에는 민주화 운동을 주도하는 간첩이 존재하지 않는다. 남녀 주인공이 민주화 운동에 참여하거나 이끄는 설정은 지난 1,2회에도 등장하지 않았고, 이후 대본에도 존재하지 않는다”며 “현재 많은 분들이 지적해주신 ‘역사 왜곡’과 ‘민주화 폄훼’ 우려는 향후 드라마 전개 과정에서 오해의 대부분이 해소될 것이다. 부당한 권력에 의해 개인의 자유와 행복이 억압받는 비정상적인 시대가 되풀이 되지 않기를 바라는 제작진의 의도가 담겼다”고 말했다.
특히 “회차별 방송에 앞서 많은 줄거리를 밝힐 수 없는 것에 아쉬움이 남지만, 앞으로의 전개를 지켜봐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포털 사이트 실시간 대화창과 공식 시청자 게시판을 오픈해 다양한 목소리를 청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설강화’의 해명은 네 번째다. 앞서 ‘설강화’는 ‘조선구마사’ 역사 왜곡 논란이 불거졌던 지난 3월 26일 처음으로 관련해 입장을 밝혔다. ‘설강화’ 측은 당시 “민주화 운동을 폄훼하고 안기부와 간첩을 미화하는 드라마가 결코 아니다. ‘남파간첩이 민주화 운동을 주도한다’, ‘학생운동을 선도했던 특정 인물을 캐릭터에 반영했다’, ‘안기부를 미화ᄒᆞᆫ다’ 등은 ‘설강화’가 담고 있는 내용과 다를뿐더러 제작의도와는 전혀 무관하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논란이 계속되자 ‘설강화’ 측은 4일 뒤인 3월 30일, 두 번째 입장을 발표했다. ‘설강화’ 측은 “현재의 논란은 유출된 미완성 시놉시스와 캐릭터 소개 글 일부의 조합으로 구성된 단편적인 정보에서 비롯됐다. 파편화된 정보에 의혹이 더해져 사실이 아닌 내용이 사실로 포장되고 있다. 이는 정제되지 않은 자료 관리를 철저히 하지 못한 제작진의 책임”이라고 밝혔다.
‘설강화’ 측은 ‘민주화 폄훼’ 논란에 대해서는 “민주화 운동을 다루는 드라마가 아니다. 남녀 주인공이 민주화 운동에 참여하거나 이끄는 설정은 대본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 오히려 80년대 군부정권 하에 간첩으로 몰려 부당하게 탄압받았던 캐릭터가 등장한다”고 밝혔다.
이어 “극 중 배경과 주요 사건의 모티브는 민주화 운동이 아니라 1987년 대선 정국이다. 군부정권, 안기부 등 기득권 세력이 권력 유지를 위해 북한 독재 정권과 야합해 음모를 벌인다는 가상의 이야기가 전개된다”, “남파 공작원과 그를 쫓는 안기부 요원이 주요 캐릭터로 등장한다. 이들은 정부나 조직을 대변하는 인물이 아니다. 정권 재창출을 위한 부정한 권력욕, 이에 적극 호응하는 안기부에 대한 비판적 관점을 부각시키는 캐릭터다. 그러므로, 간첩활동이나 안기부가 미화된다는 지적도 ‘설강화’와 무관하다”고 말했다.
또한 안기부 요원을 ‘대쪽같다’고 표현한 점에 대해서는 “간첩을 ‘잡는 게’ 아니라 ‘만들어내는’ 동료들에게 환멸을 느낀 뒤 해외파트에 근무한 안기부 블랙 요원이기 때문이다. 부해판 조직에 등을 돌리고 끝까지 본인이 옳다고 생각하는 일을 하는 원칙주의자로 묘사된다”고 설명했고, 지수가 연기한 ‘은영로’의 당초 이름 ‘은영초’에 대해서는 “극 중 이름 설정은 천영초 선생님과 무관하다. 하지만 지적이 나온 만큼 이름은 수정하겠다”고 설명했다.

9개월 전 두 번의 입장을 밝힌 ‘설강화’ 측은 지난 16일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한 번 더 역사왜곡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연출을 맡은 조현탁 PD는 “‘설강화’는 1987년도 시대를 배경으로 하지만 당시 군부 정권과 대선 정국이라는 상황 외에 모든 인물, 설정 등이 가상의 창작이다. 그런 이유는 이야기 중심에 청춘남녀의 애절한 사랑 이야기를 위해서 포커싱 된 것이고, 그 이외 다른 것들은 가상의 이야기로 만들어진 것이다. 우리들이 그 안에서 리얼리티와 밀도를 이야기를 소신껏 진행했다. 초기에 어떤 문구 몇 개가 밖으로 유출되면서 조합을 이뤄서 받아들이기 힘든 말들로 퍼지고 기정사실처럼 여겨지고 기사화되면서 많은 것을 느꼈다. 관리 소홀한 제작진의 책임도 있어서 반성한다. 다만, 3년 만에 작품을 하고, 작가님도 책임감과 사명감을 가지고 작품을 하고 있기에 여러 분들이 생각하는 미화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첫 방송이 되면 직접 봐주시고 확인해주셨으면 한다. 덧붙이자면, 최근 우리 나라 작품이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는데, 내 일처럼 느끼고 으쓱하다. 창작자들이 어떤 작품에 임할 때 사명감과 책임감을 갖고 임한다는 걸 알아주셨으면 한다. 방송 전부터 어떤 것들을 가지고 이야기를 하는 게 창작자에게 고통이고 압박이다. 그런 점을 감안해주시면 좋겠다”고 밝혔다.
첫 방송 이후 논란이 재점화되고, 제작 지원과 광고를 한 업체들의 손절이 이어지자 ‘설강화’ 측은 다시 한번 입장을 밝히기에 이르렀다. 이번 역시 ‘설강화’ 측은 “역사 왜곡이 아니다”라며 “향후 드라마 전개 과정에서 오해의 대부분이 해소될 것”이라고 밝혔다. /elnino8919@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