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결정력을 보인 미나미노 타쿠미(26, 리버풀)가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리버풀은 23일 새벽(한국시간) 리버풀 홈구장 안필드에서 개최된 ‘2021-22 카라바오컵 8강전’에서 레스터 시티와 정규시간 3-3으로 비긴 뒤 승부차기서 5-4로 이겨 극적으로 4강에 진출했다.
이날 가장 심장이 쫄깃했던 선수는 바로 일본인 공격수 미나미노였다. 위르겐 클롭 감독이 모처럼 중요한 경기에서 미나미노를 선발로 기용하는 모험을 단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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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시작 후 90분까지만 보면 클롭 감독의 완벽한 실수처럼 보였다. 미나미노는 전반 35분 절호의 득점기회에서 날린 슈팅이 골대를 크게 넘었다. 전반적으로 움직임은 나쁘지 않았지만 골 결정력이 최악이었다. 모하메드 살라였다면 득점했을 장면에서 미나미노는 넣지 못했다.
선제골은 레스터 시티가 쐈다. 전반 9분 우측면을 파고든 제이미 바디가 골키퍼 움직임을 보고 때린 오른발 슈팅이 골망을 흔들었다. 탄력 받은 바디는 불과 4분 뒤 추가골까지 넣었다.
리버풀도 저력으로 한 골을 만회했다. 전반 18분 문전 혼전상황에서 흘러나온 공을 옥슬레이드 채임벌린이 중거리포 만회골로 연결했다. 전반 33분 매디슨이 다시 한 골을 넣어 레스터 시티가 3-1로 앞섰다.
리버풀은 후반 23분 미나미노의 도움에 조타의 골로 2-3으로 따라붙었다. 하지만 추가시간이 다가오도록 동점골이 없었다. 위기의 순간에 미나미노가 한 방을 터트렸다. 후반 50분 밀너의 패스를 미나미노가 극적인 동점골로 연결했다. 팀을 탈락위기서 구한 결정적 득점이었다.
승부는 승부차기로 넘어갔다. 4-4 상황에서 리버풀의 다섯 번째 키커 미나미노의 슈팅이 허무하게 골대를 맞췄다. 이대로라면 레스터 시티가 이길 수 있는 상황. 하지만 버틀랜드가 실축을 했다. 리버풀의 마지막 키커 조타가 골을 넣어 미나미노를 지옥에서 구했다.
이날 리버풀이 탈락했다면 미나미노는 동점골을 넣었음에도 패배의 원흉으로 홈팬들에게 단단히 찍힐 수 있었다. 하지만 동료들의 구원으로 미나미노는 겨우 역적을 면했다. 미나미노의 극장골이 아니었다면 리버풀이 탈락이었다. 하지만 그 전에 미나미노가 한 골만 제대로 넣었다면 애초에 그런 장면도 없었다.
극악의 결정력을 보여준 미나미노지만 마지막 행운은 그의 편이었다. 미나미노의 널뛰는 경기력에 리버풀 팬들이 단체로 심장마비에 걸릴 지경이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2021/12/23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