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세트 욱할 뻔 했다” ‘버럭 호철’이 전한 여자부 데뷔전 뒷이야기 [오!쎈 화성]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1.12.23 18: 23

IBK기업은행 김호철 신임 감독이 여자부 데뷔 첫 승에 재도전한다.
기업은행은 23일 화성실내체육관에서 열리는 도드람 2021-2022 V리그 여자부 한국도로공사와의 홈경기를 앞두고 있다.
지난 8일 내홍사태에 휩싸인 기업은행의 신임 사령탑으로 부임한 김 감독은 데뷔전이었던 18일 화성 흥국생명전에서 셧아웃 완패를 당했다.

IBK기업은행 김호철 감독 / OSEN DB

김 감독은 “남자 선수들은 지시사항을 받아들이는 게 빠르다. 변형하고 바꾸는 게 빨리 된다. 그런데 여자 선수들은 그런 부분이 늦다. 경기 중간에 무언가를 바꾸는 건 생각보다 어려운 것 같다. 연습을 해서 다시 갖고 나와야 되는 부분이다”라고 여자부 데뷔전을 치른 소감을 전했다.
남자부 시절 호랑이 감독으로 유명했던 김 감독은 여자부를 처음 맡아 호통이 아닌 미소로 선수들을 대했다. 좋은 플레이가 나오자 주저 없이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고, 박수와 미소로 선수들의 범실을 격려했다. 작전타임 때도 침착하고 차분하게 전략을 설명하며 버럭 호철이라는 별명을 무색하게 만들었다.
다만 3세트 듀스 승부처에서 어이없는 범실이 나오자 당혹스러운 표정을 숨기지 못했다. 김 감독은 “순간적으로 욱했는데 연습과 경기를 할 때 한 번 더 생각하고 말하자는 마음을 갖는다. 사실 나뿐만 아니라 모든 감독들이 중요한 순간 범실이 나오면 인상이 달라질 것”이라고 웃었다.
이날은 데뷔전보다 나은 경기력이 예상된다. 연습을 통해 선수들 개개인의 능력과 하려는 의지를 눈으로 확인했다. 김 감독은 “당장 좋아지진 않겠지만 하려는 의욕은 좋다. 가능하면 편안하게 임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려고 한다. 개개인 능력은 좋다. 잘 맞추면 원래 괜찮은 팀의 모습으로 돌아올 것 같다”고 바라봤다.
이어 팬들을 향해 “조금만 참고 기다려주시면 좋은 팀, 팬들이 좋아하는 팀으로 거듭나게끔 열심히 할 생각이다”라고 메시지를 남겼다.
새 외국인선수 산타나는 이날 역시 코트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진 않을 전망이다. 아직 경기 체력이 턱없이 부족하다. 김 감독은 “현재 1세트도 소화할 수 없는 상황이다. 중간에 넣으면서 리듬을 살려줄 계획이다. 체력이 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 감독은 적장인 김종민 도로공사 감독과 7시즌만에 사령탑 맞대결을 펼친다. 현대캐피탈 감독 시절이었던 2014-2015시즌 이후 7시즌만의 재회다. 당시 김종민 감독은 대한항공 지휘봉을 잡고 있었다.
김 감독은 “김종민 감독은 여자팀에서 우승을 시킨 훌륭한 감독이다. 팀을 잘 이끌어가고 있다”며 “난 초년생이니까 배워야할 게 많다. 여자쪽은 잘 모른다. 시즌이 다 끝나고 나면 감독들끼리 허심탄회하게 만나서 배울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backligh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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