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 못 잡으면 역적” 35살 베테랑 리베로의 남다른 사명감 [오!쎈 화성]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1.12.23 23: 34

V리그 대표 리베로의 마인드는 역시 남달랐다.
한국도로공사는 23일 화성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1-2022 V리그 여자부 3라운드 IBK기업은행과의 원정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3-2로 승리했다.
3연패 중이었던 6위 기업은행을 만나 1, 2세트를 먼저 내줬다. 리베로 임명옥(35)은 경기 후 “우리 플레이를 못해서 1, 2세트가 어려웠다. 체력적으로 힘들진 않았는데 선수들이 조금 안일하게 생각하지 않았나 싶다”고 승리에도 아쉬움을 표했다.

한국도로공사 주장 임명옥 / KOVO 제공

초반 부진의 원인은 이날 32점을 몰아친 상대 주포 김희진이었다. 임명옥은 “1, 2세트에 (김)희진이가 공격을 너무 잘했다. 블로킹을 맞고 들어오거나 터치아웃 되는 게 많았다”며 “3세트부터는 희진이가 백어택을 하면 원블로킹으로 가자고 했다. 일단 희진이를 막는 게 첫 번째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임명옥은 블로킹에 걸려 넘어온 공은 무조건 잡는다는 마음으로 몸을 던졌다. 그는 “마음 속으로 이걸 못 잡으면 역적이라는 생각을 했다. 무조건 다이빙을 통해 날아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리베로는 블로킹에 맞은 공을 못 잡으면 안 된다”고 힘줘 말했다.
임명옥이 몸을 날린 도로공사는 이날 결과로 팀 최다 연승 타이인 9연승을 질주하며 선두 현대건설을 승점 12점 차로 추격했다. 시즌 13승 4패(승점 36) 2위. 지난 2011-2012시즌과 2014-2015시즌에도 8연승을 거둔 바 있다.
임명옥은 “팀 전력은 그 때가 더 좋았다고 생각한다”며 “지금은 눈 깜짝할 사이에 9연승을 했고, 지금이 오히려 10연승, 11연승을 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금은 2단 연결 등 기본적인 플레이가 잘 된다. 우리는 확실한 에이스가 있기 때문에 그런 부분이 잘 돼야 한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도로공사 주장이 꼽은 9연승의 또 다른 요인은 어린 선수들의 활약이었다. 올 시즌 비로소 신구조화가 제대로 이뤄진다는 평가였다.
임명옥은 “작년 시즌까지만 해도 어린 선수들 기회가 별로 없었다”며 “우리 팀은 지금이야말로 신구조화가 잘 이뤄지고 있다. 전새얀, 이예림, 이윤정 등 어린 선수들이 들어와서 잘해주는 게 연승의 이유라고 생각한다”고 후배들을 칭찬했다. /backligh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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