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승이 이렇게 어렵다’ 역전패에 눈시울 붉어진 김희진[최규한의 plog]
OSEN 최규한 기자
발행 2021.12.24 07: 49

1승이 이렇게 어렵다.
화성 홈 코트에 32점(공격성공률 37.17%)을 퍼부으며 맹활약을 펼친 IBK기업은행 김희진이 마지막 범실 하나에 결국 눈시울이 붉어진 채 정리운동도 없이 코트를 빠져나갔다. 팬들의 격려에 인사를 전하는 김희진의 눈가는 아쉬움이 가득차 그렁그렁했다.
23일 경기도 화성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1-2022 V리그’ 여자부 3라운드 IBK기업은행과 한국도로공사의 경기. 연승을 달리는 도로공사를 홈에서 맞이한 기업은행은 1, 2세트를 연달아 따내며 승리를 눈앞에 뒀지만 결국 세트 스코어 2-3(25-21,26-24, 14-25, 22-25,14-16)으로 석패했다.

경기를 마치고 IBK기업은행 김희진이 패배를 아쉬워하며 코트를 나서고 있다. 2021.12.23 / dreamer@osen.co.kr

시작은 좋았다. 2021년 홈 마지막 경기이자 크리스마스를 앞둔 화성실내체육관. 경기 전 홈 팬들의 손팻말 응원과 김호철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의 산타 복장으로 분위기가 무르익었다. 루돌프 머리띠를 한 김희진과 산타 모자를 쓴 김호철 감독의 모습은 좀처럼 볼 수 없는 진귀한 장면. 내홍에 지친 기업은행 팬들을 위한 훈훈한 성탄 선물이었다.
경기 시작을 앞두고 기업은행 홈 팬들이 응원하고 있다. 2021.12.23 / dreamer@osen.co.kr
경기 시작을를 앞두고 크리스마스를 맞아 산타 모자를 쓴 IBK기업은행 김호철 감독과 김희진이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1.12.23 / dreamer@osen.co.kr
23일 오후 경기도 화성종합경기타운 실내체육관에서 ‘도드람 2020-2021 V-리그’ 여자부 IBK기업은행과 한국도로공사의 경기가 열렸다.경기 시작을를 앞두고 크리스마스를 맞아 산타 모자를 쓴 IBK기업은행 김희진이 미소짓고 있다. 2021.12.23 / dreamer@osen.co.kr
기업은행에 진짜 성탄 선물이 올 것 같았다. IBK기업은행은 8연승 중이었던 2위 한국도로공사를 1세트부터 거세게 몰아붙였다. 조송화의 이탈로 주전 세터가 된 김하경이 김희진, 김주향, 표승주 삼각편대를 골고루 활용했고, 이전보다 견고해진 리시브 라인이 상대 주포 켈시와 박정아의 공격을 잇따라 받아냈다. 베테랑 센터 김수지마저 종종 몸을 던지는 수비로 코트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렸다. 그 결과 1, 2세트를 연달아 따내는 이변을 연출했다.
1세트, IBK기업은행 김희진이 공격을 시도하고 있다. 2021.12.23 / dreamer@osen.co.kr
2세트, IBK기업은행 김희진이 공격을 시도하고 있다. 2021.12.23 / dreamer@osen.co.kr
2세트, IBK기업은행 김희진이 공격을 시도하고 있다. 2021.12.23 / dreamer@osen.co.kr
급격한 집중력 저하로 기업은행은 3, 4세트를 모두 내줬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마지막 5세트에서 5-8로 뒤지던 경기를 기어이 듀스로 끌고 가는 저력을 발휘했다. 14-14 듀스 상황, 도로공사 켈시의 공격이 코트 안쪽에 떨어진 뒤 긴 랠리 끝 김희진의 백어택 범실이 나오며 다 잡은 대어를 놓쳤다.
승리가 너무나도 간절했던 김희진은 폭풍 활약에도 마지막 범실 하나를 너무 아쉬워했다. 경기를 마치고 팬들에게 인사를 전한 김희진을 비롯한 IBK기업은행 선수들. 코트 끝에서 웅크려 한참을 아쉬워한 김희진은 주체할 수 없는 감정이 밀려오는 듯 유니폼으로 눈가를 훔쳤다.
경기를 마치고 IBK기업은행 김희진이 패배를 아쉬워하고 있다. 2021.12.23 / dreamer@osen.co.kr
경기를 마치고 IBK기업은행 김희진이 패배를 아쉬워하며 코트를 빠져나가고 있다. 2021.12.23 / dreamer@osen.co.kr
경기를 마치고 IBK기업은행 김희진이 패배에 아쉬워하며 코트를 빠져나가고 있다. 2021.12.23 / dreamer@osen.co.kr
경기를 마치고 IBK기업은행 김희진이 패배에 아쉬워하며 코트를 빠져나가고 있다. 2021.12.23 / dreamer@osen.co.kr
경기를 마치고 코트에 앉아 칭칭 감아두었던 테이핑과 신발 등을 풀며 정리운동을 하는 것이 배구선수들의 루틴. 하지만 김희진은 경기에서의 감정을 억누를 수 없었는지 팬들의 격려에 묵묵히 눈인사를 전하며 동료들보다 먼저 코트를 빠져나갔다. 김희진의 그렁그렁한 눈시울은 그가 얼마나 승리를 간절히 바랐는지 말해주고 있었다.
접전 끝에 2세트를 잡아낸 IBK기업은행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2021.12.23 / dreamer@osen.co.kr
‘조송화 이슈’로 몸살을 앓고 있는 IBK기업은행 배구단 프론트와 김희진을 비롯한 선수들에게 필요한 약은 바로 승리다. 기업은행에게 붉어진 눈시울 대신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은 아이의 미소는 언제쯤 찾아올까. / dream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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