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만 놓쳤을 뿐, 무려 8관왕을 차지했다. ‘2021 SBS 연예대상’을 통해 SBS 효자 예능임을 입증했던 ‘골때리는 그녀들(이하 골때녀)’이 초유의 조작 논란에 휩싸였다.
‘골때녀는’ 지난 18일 열린 ‘2021 SBS 연예대상’에서 8관왕을 거머쥐었다. 이는 SBS 장수 예능 ‘런닝맨’ 팀보다 많은 개수다. 비록 ‘미운 우리 새끼’ 팀한테 대상을 넘겼지만 2관왕에 오른 박선영을 중심으로 베스트 커플상, 감독상, 방송작가상 등을 거머쥐었다.
무엇보다 선배격인 타 예능 프로그램을 제치고 최우수 프로그램상을 받아 더 큰 감격을 누렸다. ‘골때녀’를 연출한 이승훈 PD는 트로피를 들고서 “9팀 70명이 넘는 선수들과 감독님들, 언제나 옆에 있어주는 최고의 작가진과 연출진, 이 순간에도 편집실에서 고생하고 있을 식구들과 안 보이는 곳에서 뛰어주시는 모든 스태프분들에게 영광을 돌리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런데 이러한 감격이 채 가시기 전, 뜻밖의 조작 논란이 불거졌다. 지난 22일 방송에서 FC 구척장신과 신생팀 FC 원더우먼이 접전을 펼쳤는데 스코어 진행이 어딘가 이상하다는 것. 응원석에 앉아 있던 김병지와 현영민의 위치 변화, 생수병 개수, 스코어가 적힌 스케치북 등을 근거로 제기됐다.

방송에서는 FC 구척장신이 전반전 3:0으로 마쳤지만 FC 원더우먼이 후반전 초반 3:2까지 따라잡는 그림이 나왔다. 하지만 한번도 리드를 놓치지 않은 FC 구척장신이 6:3으로 결국 승리했는데 일각에서는 FC 구척장신이 전반전에만 4골 이상을 넣은 것 같다고 주장했다.
제작진으로서는 골 넣은 순서를 편집 조작해 극적인 긴장감을 연출한 걸로 보인다. 그러나 정정당당함을 내세우는 스포츠 예능이기에 이러한 제작진의 선택은 시청자들에게 더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최우수 프로그램상이 조작으로 만들어진 거라니.
FC 구척장신이 3:0이든 4:0이든 5:0으로 전반전을 마쳤든 FC 원더우먼이 3골을 따라붙은 건 사실이니 굳이 편집 순서를 바꾸지 않아도 충분한 꿀잼이었을 거라는 아쉬움이다. 제작진이 곧바로 안일했다고 사과했지만 시청자들은 여전히 충격에 빠진 상태다.
최우수 프로그램이라 칭찬 받은 게 무색해져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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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골때녀, S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