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깅 조차 사치였습니다".
지난 2013년 성남 일화를 마지막으로 K리그를 떠났던 안익수 감독은 서울의 구원자가 됐다. K리그 1 최하위였던 서울의 잔류를 이끌면서 '익수종신'-익버지'라는 별명도 얻었다. 결국 서울은 지난 시즌 7위로 마무리 했고 새로운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
안 감독은 경기도 구리 GS챔피언스파크에서 가진 인터뷰서 "클럽하우스 건너편에 있는 까페에서 바라보면 정말 많이 변했다. 11년전에 비해 크게 달라졌다. . 나무는 11년동안 자라났는데 훈련장은 세월의 흐름을 비켜가지 못했다. 마치 팬들의 기대는 11년동안 자라나는데 서울이라는 팀은 혁신에 둔감했던 것 같다”고 밝혔다.
서울 부임 이유에 대해 안익수 감독은 "걱정반, 기대반이었다. 물론 그전에도 프로팀들의 제안은 있었다. 하지만 서울은 다르다고 봤다. 서울이라는 구단은 한국 축구에 분명 책임감을 가져야하는 팀이다. 실패에 대한 두려움도 있었지만 제 명예를 뒤로하고 서울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다면 밀알이 되겠다는 마음으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안익수 감독은 서울에서 코치로 우승을 경험했다. 2010년 넬루 빙가다 감독을 보좌했다. 당시 수석코치였던 안 감독은 최근 서울의 움직임에 대해 안타까운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결국 혁신을 위해서 도전을 펼쳤다. 안익수 감독 자신과 서울의 변화가 필요했다.
안 감독은 세계 축구의 중심인 유럽의 트렌드를 철두철미하게 분석했다. 이를테면, 리버풀의 '게겐프레싱'(전방압박), 맨시티의 공격 전술, 바르셀로나의 밸런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수비 전술을 공부했다. 결국 서울을 완전히 다른 팀으로 변화 시켰다.
안 감독은 K리그 2 강등에 대해서는 “물론 걱정은 있었다. 하지만 첫 경기였던 성남전을 준비하면서 선수들이 팬들에 대한 죄송함, 서울이라는 팀에 일조하지 못한다는 마음, 변화에 대한 기대 등을 내비쳤다. 거기서 희망을 봤다”면서도 “대표팀과 단장님도 단 하루도 빠지지 않고 팀 훈련을 지켜보며 저와 얘기를 나눴다. 그만큼 모두가 서울을 강등시키지 않겠다는 각오와 열정이 있었다. 그 마음이 모였다”고 설명했다.
특히 안익수 감독은 고민이 많았다. "원래 저의 하루 루틴이 아침에 조깅을 하면서 일과를 생각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서울에서는 조깅조차 사치였다. 모두의 꿈이 합쳐저서 달라질 수 있었다"라고 전했다.
현역시절 선굵은 축구를 보여주며 팬들로부터 ‘앗싸 안익수’와 같은 별명으로 불렸던 안 감독은 “제가 현역시절에 유명 선수가 아니라 더 별명이 있었는지 기억이 안난다”며 “그래도 그때 응원해주시던 분들이 지금도 사회 고위층이 돼서도 응원해주시기에 감사하다”며 웃었다.
‘익버지’나 ‘익수종신’이라는 말을 들어봤는지 묻자 “그 별명들은 저에 대한 찬사가 아닌 선수들이 경기장에서 보여주는 충실함, 프로페셔널을 두고 하는 얘기라고 본다. 또한 더 나아지고 잘하라는 기대의 의미도 있다고 본다. 팬들이 주시는 관심은 부담이자 책임이지만 또 그 상황을 즐기면서 잘해나가야한다”고 물었다.
한편 ‘익버지’, ‘익수종신’이 무슨 뜻인지에 대해 알고 있는지 묻자 "잘 모르겠다. 하지만 섣불리 해석해서 팬들의 마음을 왜곡해서 듣고 싶지 않다. 무슨 뜻인지 한번 알아보겠다”며 웃었다. /10bird@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