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격투기지 축구가 아니다. 동남아시아축구는 치열하지만 전혀 발전이 없다.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대표팀은 26일 싱가포르 국립경기장에서 개최된 ‘2020 AFF 스즈키컵 4강 2차전’에서 태국과 0-0으로 비겼다. 1차전에서 태국에 0-2로 패했던 베트남은 최종 1무1패로 결승진출에 실패했다.
앞서 25일 열린 인도네시아 대 싱가포르의 4강 2차전에서는 연장 접전 끝에 인도네시아가 4-2로 이겼다. 1승1무의 인도네시아가 결승에 진출해 태국과 우승컵을 다투게 됐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file.osen.co.kr/article/2021/12/26/202112262336770518_61c87f3855f3f.jpg)
‘동남아의 월드컵’으로 불리는 스즈키컵은 엄청난 열기를 자랑한다. 각국대표팀이 사활을 걸고 이 대회 우승을 노린다. 월드컵에 나가지 못하는 동남아국가들에게 가장 중요한 대회라 치열함이 상상을 초월한다. 그렇다고 경기 중에 폭력이 용인되서는 곤란하다.
스즈키컵 4강전부터 열기가 과열되면서 동남아축구는 전반적으로 상식이 통하지 않았다. 기존 축구에서 당연하게 진행되는 비디오판독이나 정확한 판정, 페어플레이 등이 없다. 워낙 상식이 없는 어처구니없는 장면이 많은데다 비디오판독이 없다 보니 주심의 말도 안되는 판정을 바로잡을 길이 없다.
베트남 대 태국전도 마찬가지였다. 아무리 두 국가가 전통의 라이벌이라지만 대놓고 공이 아닌 선수에게 태클을 들어가고, 상대를 고의로 가격하는 장면에서 눈살이 찌푸려졌다. 주심은 선수들이 부상으로 쓰러지는 가운데 제대로 경고장도 주지 않아 화를 더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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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가 공이 아닌 상대 무릎을 걷어찼는데 바로 앞에서 지켜본 주심은 “진정하라”는 사인만 줬다. 당하는 쪽이 바보가 되는 상황이었다. 이러니 상대도 폭력으로 맞대응했다. 상식이 전혀 통하지 않았다. 축구가 아닌 격투기에 가까웠다. 박항서 감독이 화를 낼만 했다.
박항서 베트남대표팀 감독, 신태용 인도네시아 대표팀 감독 등은 기자회견마다 상식이 통하지 않는 심판판정과 어설픈 주최측의 경기운영에 답답함을 호소했다. 하지만 당장의 성적이 더 중요한 각국 대표팀 지도자들에게는 들리지 않는 문제였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이기기만 하면 된다는 승리지상주의, 자신의 국가와 민족이 최고라는 국수주의, 민족주의가 팽배했다.
이래서는 ‘동남아의 월드컵’인 스즈키컵은 그들만의 수준 낮은 리그 일수밖에 없다. 동남아에서 왕이 되는 것이 물론 그들에게 가장 중요한 문제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는 동남아축구의 전반적인 기량향상을 전혀 기대할 수 없다. 기본적인 상식이 통하지 않는다면 동남아축구는 영원히 세계축구의 변방으로 밖에 남을 수 없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2021/12/27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