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오대환의 변화무쌍한 연기력에 시청자가 즐겁다.
오대환은 MBC 주말드라마 ‘옷소매 붉은 끝동’에서 이산의 호위무사로 열연 중이다.
극 중 오대환은 냉정함과 허술함을 오가며 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자랑한다. 호위무사의 역할로 정제되고 강렬한 눈빛과 액션, 반면에 이산(이준호)의 인간적인 면을 보여주는 허술함 등 선명하게 대비되는 캐릭터의 면면을 훌륭히 소화해내고 있다.
지난 주 방송분에서 오대환은 성덕임(이세영)에게 후궁이 돼 달라 고백을 한 이산이 답이 없자 고민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산은 “내금위장은 여인의 마음을 잘 아는가?”라며 오대환에게 조언을 구했다. 이에 오대환은 너스레를 떨며 “전하. 신이 얼마 전 늦장가를 들지 않았사옵니까. 제 내자를 제 내자를 그렇게 쫓아다녔는데 아무리 혼인을 하자고 졸라대도 대답을 안 해주는 것입니다. 처음엔 멋있게 보이는 게 중요하다 생각이 돼서 제 내자 앞에서 이 칼을 막 쓰고 활도 쫙쫙 과녁에 팍! 그랬더니 되려 무섭다고 도망만 치는게 아니겠습니까?”라고 입을 열었다.
이어 “하루는 이 신이 군사를 훈련시키다가 손을 좀 다쳤사옵니다. 이 꼴사나운 모습을 보일 수 없다 생각이 들어 제 내자를 도망쳐 다니면서 피해 다녔는데 갑자기 갑자기 저한테 관심을 보이는 겁니다. 전하 여인들 앞에서는 무조건 약한 척 불쌍한 척 여인들의 동정심을 막 자극을 해야 여인들이 잘해줍니다"라며 한 편의 개그 같은 만담을 뽐냈다. 그 과정에서 오대환은 답답한 상황을 풀어내며 웃음을 터트리게 하며 캐릭터의 묘미를 제대로 살렸다.

반면 홍덕로(강훈)와 이산의 갈등이 정점에 달한 장면에서 오대환은 이산의 마음을 이해하는 믿음직한 충신의 모습으로 변신했다.
홍덕로는 이산이 보위에 오른 후, 자신이 어린 누이동생을 후궁으로 들여 왕의 외척이 되려 했다. 이후 그는 누이동생의 갑작스러운 죽음에 폭주하기 시작했고, 궁녀들을 협박해 거짓 증거를 만들고 중전을 모함하려 하였다. 이산은 그런 홍덕로의 모습에 “자네는 결코 스스로 잘못을 뉘우치지 않아. 무엇을 잘못했는지 알지 못해. 자네는 결코 내 사람이 되지 않아. 내가 아무리 기다려도”라며 홍덕로를 몰아세웠다.
이에 홍덕로는 자포자기하며, 죽여달라고 하자 오대환은 이산의 앞에 무릎을 꿇고 홍덕로의 목숨을 살려 달라고 간청했다. 그는 “전하께서는 누군가 도승지를 살리려 나서주길 원하시는 것 같습니다. 그리하여 신이 나서는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이에 이산은 눈물을 참지 못하고 홍덕로는 사직을 청한 것으로 처리됐다.
오대환은 앞의 허술한 모습과 달리 이산의 마음을 복잡한 마음을 대변했다. 홍덕로를 아끼지만 그의 야망에 같이 할 수 없는 이산의 입장과 그럼에도 죽일 수 없는 마음을 대변하듯 오대환은 다양한 감정들을 보이며,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이처럼 오대환은 ‘옷소매 붉은 끝동’에서 극의 긴장감을 풀고, 긴장감을 높이는 적재적소의 역할을 완벽하게 해내고 있다. 그의 빈틈없는 연기력과 강한 존재감은 확실히 드라마의 재미를 고조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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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MBC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