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도로공사가 ‘투세터’ 체제로 창단 첫 10연승 기록을 썼다. 깜짝 스타로 떠오른 ‘유교 세터’ 이윤정(24)과 함께 이고은(26)의 활약이 어우러졌다.
도로공사는 28일 KGC인삼공사전에서 세트 스코어 3-1로 승리했다. 지난달 21일 인삼공사전을 시작으로 팀 최다 10연승을 질주하며 2위 자리를 굳건히 했다. 그 중심에 중고 신인 세터 이윤정이 있다.
고교 졸업 후 실업팀 수원시청을 거쳐 올해 도로공사에서 데뷔한 이윤정은 빠르고 정확한 토스, 다양한 패턴 활용으로 팀을 확 바꿔놓았다. 도로공사의 10연승 행진도 이윤정이 선발 투입된 시점부터 시작됐다. 서브를 넣기 전 심판을 향해 꾸벅 인사하는 루틴으로 ‘유교 세터’라는 별명도 생겼다.

하지만 이윤정도 아직 신인이다. 매 경기 계속해서 좋을 순 없다. 지난 23일 IBK기업은행전에서 이윤정이 흔들리면서 도로공사는 1~2세트를 내줬다. 그러자 김종민 도로공사 감독은 3세트부터 이고은을 적극 활용했고, 분위기를 바꿔 3-2 풀세트 역전승을 이끌어냈다.
김종민 감독은 “두 선수 모두 좋은 기량을 보여주면 굉장히 좋은 팀을 만들 수 있다”며 “각자 갖고 있는 장점들이 있다. 리시브가 안 되고 패턴 플레이가 안 될 때는 이고은이 들어가서 좋은 역할을 해줄 수 있다. 블로킹이나 수비 면에서 강화될 수 있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 기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10연승을 완성한 인삼공사전에서 투세터 체제가 빛을 발했다. 1세트 선발로 나선 이윤정이 안정된 조율로 기선 제압을 이끌었지만 2세트 들어선 패턴이 읽힌 듯 경기가 풀리지 않았다. 세트 중반 교체 투입된 이고은이 켈시의 타점 높은 공격을 살리면서 도로공사의 흐름도 살아났다. 2세트를 내주긴 했지만 이고은으로 3세트를 시작했다. 잠시 쉬고 나온 이윤정이 3세트 중반부터 안정감을 찾아 세트를 가져왔다. 4세트 중반 이윤정이 연속 범실로 흔들리자 다시 이고은이 투입돼 수비로 분위기를 바꿨다.
두 선수가 번갈아 뛰며 각자 색깔을 살렸고, 도로공사는 인삼공사의 추격을 뿌리친 끝에 승점 3점을 따냈다. 최근 2경기에서 다시 비중이 높아진 이고은에 대해 김종민 감독은 “이전에는 토스를 높게만 했는데 지금은 단순하게 가더라도 공격수 타이밍에 맞춰서 낮고 빠르게 가는 연습을 많이 했다”고 변화를 설명했다.
주전 자리를 내줘 상실감이 있었을 법한 이고은이지만 묵묵히 연습하며 때를 기다렸다. 프로 첫 시즌으로 체력 관리가 필요한 이윤정이 혼자 풀로 뛰는 건 어렵다. 베스트 컨디션으로 시즌을 완주하기 위해선 이고은과 공존이 필수다. 수비가 다소 약한 이윤정과 상호 보완할 수 있는 스타일로 팀 입장에서도 쓸 수 있는 카드가 다양해진다. 토스가 막히면 언제든 세터 교체로 분위기 전환이 가능하다.

김종민 감독은 “고은이가 들어갔을 때와 윤정이가 들어갔을 때 차이점이 확실히 있다. 상대에 따라 변화를 잘 가져가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첫 10연승으로 거칠 것 없는 도로공사가 이윤정-이고은 투세터 체제까지 갖추며 진격하고 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