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까지만 해도 MBC 방송 연예대상 시상식은 ‘나혼자 산다’ 잔치였다. 대상은 물론 베스트 커플상, 올해의 예능 프로그램상까지 굵직한 트로피는 모두 가져갔던 바. 하지만 어쩐지 2년째 맥을 못 추고 있다.
29일 오후 생방송으로 진행된 2021 MBC 방송 연예대상에서 ‘놀면 뭐하니?’의 유재석이 이변 없는 대상을 차지했다. ‘놀면 뭐하니?’는 2년 연속 대상 배출에 이어 시청자가 뽑은 올해의 예능 프로그램 트로피도 가져갔다. 반박할 수 없는 결과였다.
반면 ‘나혼자 산다’ 팀은 박나래, 전현무가 받은 올해의 예능인상과 기안84가 받은 남자 최우수상에 만족해야 했다. 비록 샤이니 키가 인기상을, 팀 전체가 PD상을 따냈지만 대상과 올해의 예능 프로그램상을 2년 연속 놓친 건 아쉬운 대목이다.
그도 그럴 것이 2년 전까지만 해도 MBC 방송 연예대상 시상식은 완벽한 ‘나혼자 산다’ 멤버들의 축제였다. 2017년엔 전현무가 대상을, 2019년엔 박나래가 대상을 거머쥐었고 한혜진, 헨리, 기안84, 성훈, 이시언, 화사 등 무지개 회원 다수가 수상의 감격을 누렸다.
무엇보다 2016년 ‘무한도전’이 폐지된 이후인 2017년부터 2019년까지 올해의 예능 프로그램상을 놓치지 않았다. 이는 시청자들이 뽑아 준 결과라 대상 이상의 값진 의미가 있는 트로피다. 하지만 ‘나혼자 산다’는 2020년과 20201년 모두 유재석의 ‘놀면 뭐하니?’에 이 트로피를 빼앗겼다.

현재 ‘나혼자 산다’는 부인할 수 없는 위기에 빠져 있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게스트 황재균, 박은석, 박세리를 앞세워 두 자리 수 시청률을 찍었지만 회를 거듭할수록 내림세를 겪었다. 전현무가 돌아오고 올림픽 스타들이 깜짝 출연했지만 좀처럼 떨어진 시청률을 회복하기 힘들었다.
급기야 지난 11월 19일 전파를 탄 2022 무지개 달력 촬영 2탄 방송분은 시청률 4.2%를 찍으며 올해 최저 수치를 나타냈다. 게스트도 아닌 전현무, 박나래, 기안84, 키, 성훈, 화사까지 한데 모여 연례행사를 진행했는데 올해 최악의 스코어를 기록해 여러모로 씁쓸함을 안겼다.
프로그램 안팎으로 발생한 크고 작은 잡음 때문이다. 지난 8월에는 기안84가 10년간 작업한 웹툰을 완결해 마감 샤워 여행을 기획했으나 전현무만 참석, 난데없는 왕따설이 돌았다. 여기에 박나래의 성희롱 논란, 위장전입 의혹이 불거졌고 게스트들의 논란까지 더해져 시청자들의 피로도가 높아졌다.
유재석과 ‘놀면 뭐하니?’ 팀이 지난 2년간 각종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맹활약한 점도 컸다. 라이벌 아닌 라이벌 같은 한식구 예능이 승승장구할 동안 ‘나혼자 산다’는 비슷한 포맷을 유지하며 시청자들을 등돌리게 했다. 시상식에서도 여실히 드러난 두 예능의 파워다.
그럼에도 여전히 ‘나혼자 산다’를 애정하는 열혈 팬들이 많다. 제작진과 멤버들이 기운 내서 내년을 바라봐야 할 이유가 여기 있다. 2021년을 다소 아쉽게 마무리한 ‘나혼자 산다’가 2022년에는 다시 뛰어오를 수 있을지 팬들의 응원이 쏟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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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MB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