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탈주민 은하(박소담 분)는 특송 전문업체 백강산업의 에이스 직원. 백 사장(김의성 분)의 말을 잔소리로 무시하지만 가슴 속 깊숙이 그를 믿고 따른다.(※이 기사에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백 사장은 위험성이 높지만 수익성이 좋은 배송건을 잡아오고, 이를 에이스 은하에게 맡긴다. 평소 그 어떤 배달이든 군말 없이 소화해온 그녀였지만 이번 만큼은 왠지 느낌이 좋지 않음을 직감한다. 그런데 그녀의 앞에 거부할 수 없는 선택지가 주어진다.
이에 백 사장과 은하, 차 수리전문가 아시프(한현민 분)가 머리를 맞대 쌈박한 계획을 짜고, 두식(연우진 분)과 서원(정현준 분) 부자(父子)의 ‘특송’을 시작한다.


‘특송’(감독 박대민, 제공배급 NEW, 공동제공 Library Pictures International, 제작 엠픽처스)은 성공률 100%의 특송 전문 드라이버 은하가 예기치 못한 배송사고에 휘말리면서 벌어지는 추격전을 그린 범죄 오락 액션 영화.
‘특송’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강렬한 은하의 활약이 두드러진 여성 액션 영화다. 주인공 은하 역의 박소담이 카체이싱부터 액션 연기까지 온몸을 던져 소화해 몸소 ‘멋짐’을 자랑했다. 스틸컷만으로도 그녀의 카리스마를 느낄 수 있었는데, 스크린에 구현된 완성본은 관객들의 눈길을 사로잡기 충분할 정도로 인상적이다. 박소담의 연기가 압권이다.
은하는 선택의 여지 없이 서원을 맡아 능숙하게 일을 처리하지만, 자신의 의지와 무관하게 경필(송새벽 분)의 방해공작에 휩싸여 여러 차례 목숨에 위협을 받는다. 신분을 당당하게 밝힐 수 없었던 자신을 받아준 백 사장에 대한 고마움을 갚기 위해 그녀는 자기 자신을 희생한다.

특송 임무를 완수하기 위해 누구의 도움 없이 홀로 나선 은하의 하루하루가 위태롭다. 경위를 알게된 국가정보원 미영(염혜란 분)이 은하를 지원사격한다.
박소담과 아역배우 정현준이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2019)에 이어 다시 한번 재회했다. 친구가 된 은하와 서원의 케미스트리를 두 배우가 리얼하게 완성해 독창적인 귀여움을 획득했다. 세상에 외롭게 남겨진 두 사람은 가족 못지않은 유대를 쌓아간다.
여성 캐릭터가 전면에 나서, 남성의 도움 없이 스스로 자신의 길을 개척해 나가는 과정이 ‘특송’의 미덕이다. 여성 원톱 액션이자, 로드 무비인 ‘특송’ 속 은하 캐릭터와 배우 박소담이 잘 포개진다. 러닝타임 108분. 1월 12일 극장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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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영화 포스터, 스틸 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