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문아들' 나태주 시인이 감동과 웃음으로 '옥문아들'을 사로잡았다.
4일 오후 11시 방송된 KBS2TV 예능 '옥문아들'에서는 시인 나태주가 등장해 감동과 웃음을 안기며 훈훈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나태주 시인 등장에 김숙과 정형돈은 "퀄리티가 이렇게 높아지면 어떡하냐"며 "무식한 소리 못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나태주 시인은 시인다운 언변으로 MC들을 들었다 놨다, 울리고 웃게 했다.
처음 정형돈은 나태주 시인에게 목소리가 좋다고 칭찬했다. 나태주 시인은 "늙어서 좀 시지근하다"라고 말해 모두를 감동시켰다. 편히 쓰는 말이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민경훈은 나태주 시인에게 "혹시 3행시도 지으시냐"고 조심스럽게 물었다. 민경훈의 질문에 모두 기겁을 했으나 나태주 시인은 "내가 그런 걸 많이 안 지어봐서"라고 말했다. 나태주 시인은 "내 이름 '나태주'로만 지었다"라면서 "'나'좀 '태'워 '주'세요"라고 말해 좌중을 폭소케했다.
나태주 시인은 시와 멀어지는 이유로 "시가 필요 없기 때문이다"라며 답변했다. 나태주 시인은 "오히려 코로나19가 터지고 사람들이 시를 많이 읽었다. 외롭고 우울하니까"라면서 시가 필요한 이유를 우회적으로 설명하며 모두를 감동시켰다.
나태주 시인은 오는 기차 안에서 시를 써서 옥문아들에게 들려주어 또 한 번 감동을 안겼다. 김숙은 "기차 안에서 원고지에다 쓰신 거냐?"라고 묻자 나태주 시인은 "그건 옛날!"이라고 답해 힙한 느낌을 뽐냈다. 나태주 시인이 시를 빨리 쓰는 것에 놀란 김숙과 송은이는 "하루에 몇 편까지 써봤냐", "시 한 편 쓰는 데 얼마나 걸리냐"고 물었다.
나태주 시인은 "1~2분 걸린다"면서 "시는 빨리 써야 한다"고 말해 자신의 시론을 밝혔다. 그러면서 나태주 시인은 "그렇게 쓰면 시가 묽다"고 말해서 시에 대한 깊은 마음을 드러냈다.

나태주 시인은 트레이드 마크인 중절모를 쓰고 나왔다. 나태주 시인은 "머리가 벗겨져서 그렇다"라며 의외의 답변을 했다. 김용만은 또 다른 트레이드 마크로 "자전거를 타고 중절모를 쓰고 다니시지 않느냐"며 물었다. MC들은 너무나 멋지다고 감탄을 터뜨렸다. 나태주 시인은 "차가 없어서 그렇다"라고 했다. 김숙은 "왜 차가 없으신지요?"라고 물었다. 나태주 시인은 "차가 왜 없냐니, 돈이 없어서 면허를 안 땄으니까 없지요"라고 말해 감동어린 답변을 기대한 좌중을 폭소케 했다.
김용만은 나태주 시인에게 시인으로 이름을 날린 것, 그리고 시인이 된 경위를 물었다.
나태주 시인은 이뤄지지 못한 첫사랑에게 썼던 시로 신춘문예에 등단했다. 정형돈은 "지금 사모님이 첫사랑이 아니냐?"라고 물었다. 나태주 시인은 "그런 실례의 말씀을?"이라고 재치있게 답변했다.나태주 시인은 첫사랑에게 청혼을 했으나 크게 차였다고 밝혔다. 김숙은 "사모님이 이런 이야기 싫어하지 않으시냐"라고 물었다. 나태주 시인은 덤덤하게 "하도 이야기해서 뭐"라고 쿨하게 답변해 웃음을 안겼다.
나태주 시인의 가장 유명한 '풀꽃' 시인도 언급되었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너도 그렇다"라는 시였다. 시 창작 배경은 나태주 시인이 초등학교 교사 시절 아이들이 미워서 썼다는 것. 나태주 시인은 "자존감을 높이는 방법이 오래 보면 사랑스럽다"라면서 이 시의 또다른 의의를 설명했다.
나태주 시인은 초등학교 교사가 된 이유로 아버지의 꿈이었음을 밝혔다. 본래 나태주 시인은 은행원을 꿈꿨으나 아버지의 꿈이 교사였던 것. 나태주 시인은 "퇴직을 하니 연금을 많이 받는 사람이 되어 아버지한테 고마워요, 은행원이었으면 50세에 퇴직이었을 텐데"라고 밝혀 현실적인 답변으로 또 한 번 모두를 웃게 만들었다.

정형돈은 나태주 시인의 명함을 받았다. 정형돈은 "조광자 시인을 아시냐"며 "저희 장모님인데 등단을 하셨다"라고 물었다. 이에 나태주 시인은 자신의 명함을 주며 "나중에 시인협회로 연락하라고 하시라"라고 말했다. 나태주 시인은 바로 시인협회 회장이었던 것. 이에 김숙, 송은이, 김용만 등은 나태주 시인의 명함을 탐냈다. 그들은 나태주 시인의 명함을 받고 "시인협회장님 명함이 있다"며 기뻐했다.
한편 나태주 시인과 박목월 시인과의 관계가 밝혀졌다. 바로 박태주 시인의 스승이 박목월 시인이었던 것. 박목월 시인은 나태준 시인에게 시집 서문을 써주거나 주례를 서주었다고 한다. 박태주 시인은 "첫사랑에게 당하고 쓴 시를 신춘문예에 냈는데" "여자한테 차이고 찔찔 울면서 쓴 건데 제목도 소곡풍이었다, 그러나 박목월 선생님이 제목을 고쳐서 '대숲 아래서'로 내준 건"이라며 깊은 감사를 전했다.
김숙은 "혹시 다시 소곡풍으로 제목을 바꾸고 싶냐"고 묻자 나태주 시인은 "내가 바보도 아니고"라면서 절대로 스승님이 지어준 제목을 바꾸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여 웃음을 유발했다./osen_jin@osen.co.kr
[사진] KBS2TV 예능 '옥탑방의 문제아들'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