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임한별이 데뷔 후 처음으로 참여한 오디션 프로그램 '내일은 국민가수'(이하 '국민가수') 비하인드 에피소드를 털어놨다.
최근 플렉스엠 사무실에서 OSEN과 만나 인터뷰를 진행한 임한별은 지난해 12월 종영한 TV조선 '국민가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앞서 임한별은 TV조선 '국민가수' 왕년부 팀에 도전장을 내밀며 레전드 무대를 소환한 바. 임한별은 독보적인 음색과 폭발적인 가창력으로 시청자들의 귓가를 사로잡았고, 진정성 가득한 무대로 팬들은 물론, 마스터들에게 감동과 힐링을 선사했다. 하지만 임한별은 대국민 응원 투표 점수와 관객 점수를 합한 최종 결과, 14위에 오르며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임한별은 "아쉽지 않았나"라는 질문에 "재밌었다"면서 "내 음악 인생에서 오디션 프로그램에 참가하는 건 영원히 없을 줄 알았다. 근데 나이 제한도 없고, 노래만 본다는 '국민가수'를 운명처럼 만나게 됐다. 이번에 '국민가수'를 안 하면 평생 오디션 프로그램은 못할 것 같아서 참여하게 됐다. 너무 재밌게 잘하고 온 것 같다"고 대답했다.
또한 임한별은 "개인적으로 친한 씨야 김연지 누나가 '미스트롯2'에서 준결승까지 올라갔더라. 그래서 나도 그 정도까지 가서 무대를 꾸미면 좋겠다라고 생각했는데 딱 그렇게 나와서 만족한다"며 '국민가수' 출연 전 자신이 희망했던 목표 순위를 털어놨다.
"시청자 입장에서 오디션 프로그램을 볼 때마다 '왜 저렇게 떨지?', '왜 자기 자신을 다 못 보여주지?'라고 생각했었는데 막상 참가자가 되니까 엄청 긴장되더라고요. 현역으로 음악을 하던 사람이어서 '프로그램에 확 빠져들어서 참가자로 잘 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이 있었는데 웬걸, '국민가수'에 완전히 빠져서 헤어 나오는데 시간이 걸렸어요."(웃음)

'국민가수' 출연 이후 임한별의 인기도 눈에 띄게 많아졌다. 사실 '임한별' 하면 수많은 히트곡으로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지만, 목소리는 익숙하나 실제로 얼굴은 사람들이 많이 몰랐다고.
임한별은 "정수기 필터 교체하러 오신 아주머니께서 '혹시 그 국민가수?'라면서 신기해하셨다. 나와 그 세대랑은 교류가 없던 가수였는데 감사하더라. 다양한 세대에 내 이름을 알리고 싶고, 내 노래를 들려드리고 싶다는 생각에 '국민가수'에 출연한 거였는데 그 목적을 달성한 것 같아서 뿌듯했다"며 웃었다.
그렇다면 임한별은 또 다시 오디션 프로그램 출연 제안이 오면 참여할까. 임한별은 "그때는 마스터로 나가고 싶다"면서 "더 이상 오디션은 못할 것 같다. 그만큼 이번에 최선을 다했던 것 같고 마지막 불꽃을 태운 느낌이다. 23살이었으면 도전을 할 수 있겠지만, 지금은 33살이고 내 이름으로 내는 음악 욕심도 많아서 굉장히 흥미로웠던 내 인생의 한 챕터로 추억하고 싶다"고 고백했다.
임한별은 '국민가수'에 출연하면서 기억에 남았던 반응과 댓글들도 언급했다. "흐름이 기억에 남았다"는 임한별은 "처음에는 '옆 채널에서는 마스터를 하면서 뭘 원해서 여기까지 왔지?', '음악이 고픈 친구들이 나와도 벅찬데 현역이 나와서 왜 욕심을 부리지?' 등의 우호적이지 않은 댓글이 많았는데 정확했다. 나도 민망했었다. 하지만 회차가 거듭되고 녹화가 계속될수록 나 자신을 내려놓게 되고 프로그램에 집중하면서 열심히 한다는 걸 무대로서 알아주시더라. 결국 '스케치북에서 노래해도 되는데 여기까지 와서 이렇게 열심히 해?', '호감이다'라는 반응을 받으며 퇴장해서 너무 감사드린다"며 팬들을 향해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개인적으로는 가창을 소비하는 남자 팬들이 많았다. 스타와 팬의 관계보다 동네 형 느낌이 많았는데 '국민가수' 이후 연예인처럼 대해주는 팬들이 생긴 것 같아서 신기하다. '음악은 오래 해봐야겠구나' 싶었다. 재밌었다"라고 덧붙이기도.

임한별의 말처럼 그는 '국민가수'와 동시에 옆 채널인 Mnet '걸스플래닛999 : 소녀시대전'(이하 '걸스플래닛')에서는 K팝 아이돌이라는 꿈을 가진 한⋅중⋅일 99명의 소녀들을 평가하는 심사위원으로 출연 중이었다. '국민가수'에서는 오디션 참가자였지만, '걸스플래닛'에서는 오디션 참가자를 심사하는 마스터였기 때문에 기분이 묘했을 터.
"재밌었어요. 개인적으로 좋았던 건 저는 제 일을 꾸준히 해왔을 뿐인데 몇 년 동안 쌓이다 보니까 전문성이 높아진 사람이 돼있더라고요. 늘 하던 걸 방송에서 똑같이 했는데 반응이 오는 걸 보니까 '헛살진 않았구나', '음악 열심히 했구나'라는 느낌을 받았죠. '걸스플래닛'을 안 했으면 '국민가수'도 안 했을 것 같아요. '걸스플래닛'을 하면서 어린 참가자들이 음악을 어떻게 대하는지에 대한 초심을 배웠어요. 사실 저도 오랫동안 음악을 하다보니까 슬럼프가 있었어요. 매일이 똑같이 앨범 준비하고 공연하는게 반복이어서 음악적으로 지루함이 있었는데 '걸스플래닛' 친구들의 반짝이는 꿈, 열정을 보니까 '나도 무대 서고 싶다'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그래서 결과적으로 '국민가수'에도 참여하게 된 거고요."
그러면서 임한별은 아이돌 그룹으로 데뷔했던 자신의 과거도 추억했다. 앞서 임한별은 지난 2008년 6인조 아이돌 보이그룹 에이스타일로 데뷔한 바. 아쉽게 에이스타일은 1년 만에 해체됐지만, 임한별은 메인보컬 멤버로 남다른 존재감을 증명했다.
"'걸스플래닛' 참가자들을 보면 신기하기도 해요. 저는 아이돌 준비할 때 그렇게 못했거든요. 지금은 너무 상향 평준화가 돼있고, 이미 다 잘하는 친구들이 모여서 경쟁을 하고 있더라고요. 잘해서 대견하기도 하지만, '웬만큼 잘해서는 안되겠구나' 싶었죠."
마지막으로 임한별은 "20대에는 10대 때 바라봤던 20대 가수들이 목표였다. 다른 친구들이 나를 보면서 '가수라는 꿈을 키웠다', '임한별 보고 가수 되고 싶었어요'라는 말을 듣기 위해 달려왔다. 지금은 이런 이야기를 해주시는 팬분들이 많아서 행복하고 노래하는 이유도 알게 됐다"며 자신이 꿈꾸는 가수의 모습을 고백했다.
"30대 임한별은 아직도 찾고 있는 것 같아요. '음악'이라는 게 갈급함이 없어지면 끝이라고 생각해요. 갈급함을 계속 찾고자 모든 걸 내려놓고 오디션 프로그램 '국민가수'에도 참가한 거였죠. 계속해서 갈급함을 찾는 과정인 것 같아요. 끊임없이 모자란다고 생각하면서 찾아가다 보면, 정신 차려보면 40대 때도 노래하고 있을 것 같아요. 10년 넘게 가수를 할 수 있는 이유는 노래를 너무 사랑해서라고 생각해요. 좋은 소리를 찾는 게 너무 재밌고 좋은 노래를 불렀을 때 어느 때보다 자존감이 높아지고 나라는 인간이 완성되는 기분이 들어서 평생 노래하고 싶어요."
/seunghun@osen.co.kr
[사진] 플렉스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