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는 주지 말자” 몸 던진 12년차 백업 리베로, 1위팀 대기록 원동력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2.01.09 06: 14

현대건설이 주전 리베로 김연견의 부상 이탈에도 21경기 20승이라는 대기록을 작성했다. 12년차 백업 리베로 김주하가 공백을 훌륭히 메운 덕분이다.
지난 8일 수원에서 열린 현대건설과 한국도로공사의 V리그 여자부 4라운드 맞대결. 사전인터뷰에서 만난 현대건설 강성형 감독은 취재진에 리베로 김연견의 부상 결장을 알렸다. 이틀 전 팀 훈련 도중 목에 근육통을 호소하며 출전이 불발된 것. 하필이면 12연승 중인 2위 한국도로공사와의 중요한 일전을 앞두고 주전 리베로의 부상이라는 변수가 발생했다.
김연견의 휴식으로 당장 제1리베로를 구해야하는 상황. 사령탑의 선택은 프로 12년차 베테랑 김주하였다. 강 감독은 “김주하, 이영주 체제로 리베로를 운영할 것이다. 김주하는 지난 시즌에도 리베로를 소화한 경험이 있다”고 신뢰를 보냈고, 김주하는 몸을 아끼지 않는 헌신과 함께 풀타임을 소화하며 팀의 3-1 승리에 기여했다. 리시브 효율은 33.33%. 강 감독은 경기 후 “(김)연견이 빈자리가 크게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잘했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현대건설 김주하 / OSEN DB

모처럼 수훈선수로 선정된 김주하는 경기 후 “선발 경기가 한국도로공사와의 빅매치라 부담이 심했다. (김)연견이가 큰 자리에서 큰 역할을 하고 있어 그 자리에서 피해는 주지 말자고 생각했는데 결과가 너무 좋아서 다행이다. 동료들과 같이 어우러지는 플레이를 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8일 오후 경기도 수원 실내체육관에서 ‘도드람 2021-2022 V-리그’ 여자부 현대건설과 한국도로공사의 경기가 열렸다.3세트, 현대건설 리베로 김주하가 디그를 시도하며 몸을 날리고 있다. 2022.01.08 / dreamer@osen.co.kr
김주하는 2010-2011 신인드래프트서 현대건설 2라운드 2순위 지명을 받은 나름 힐스테이트 구단의 프랜차이즈 선수다. 2016-2017시즌 이후 잠시 실업 무대에 다녀오기도 했지만 2020-2021시즌 다시 친정 현대건설로 돌아와 백업 리베로 및 언니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고 있다. 사실 2020년 3월 현대건설로 복귀하게 된 것도 당시 김연견의 발목 수술 때문이었다.
이날 역시 김연견의 빈자리를 지워낸 김주하. 그는 “솔직히 긴장을 많이 했지만 후회는 없다”며 “내 플레이에는 65점(100점 만점)을 주고 싶다. 너무 오랜만에 선발 리베로로 나가 감을 잃었다. 연습을 아무리 해도 실전과는 다르기 때문에 감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긴장한 것보다는 잘한 부분을 위안 삼고 싶다”고 겸손한 소감을 남겼다.
김연견은 다음 경기인 11일 화성 IBK기업은행전은 출전이 가능할 전망이다. 다만 강 감독이 “경과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한 만큼 상태가 완전하지 않을 수 있다. 그리고 그럴 경우 다시 김주하가 나서 IBK기업은행 주포들의 강서브와 스파이크를 받아내야 한다.
김주하의 마음가짐은 이날도 11일도 같다. 언제나 팀 승리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는 게 목표다. 김주하는 “항상 팀에 보탬이 되려고 노력한다. 솔직히 마이너스만 안 됐으면 좋겠다”며 “항상 어디에서나 필요로 할 때 역할을 할 수 있는 선수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또 한 번의 헌신을 약속했다. /backligh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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