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대표팀 선수를 배출한 경남FC의 연속된 헛발질이 망신을 당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는 지난 4일 U-23 대표팀 훈련 소집 명단을 발표했다. U-23 대표팀은 10일부터 29일까지 제주도 서귀포에서 동계훈련을 펼친다.
U-23 대표팀은 6월 우즈베키스탄에서 열리는 AFC U-23 아시안컵 2연패에 이어, 9월 항저우에서 열리는 아시안게임에서 3회 연속 금메달을 노리고 있다. 이번 훈련 명단은 국내에서 활약하는 선수들로 구성되어 있다.

그런데 대한축구협회는 경남FC로부터 항의를 받았다. 새로 영입한 김세윤의 소속을 협의 없이 경남으로 결정했다는 이유다.
축구계 소식통은 "경남 구단에서 김세윤의 소속을 구단과 상의 없이 경남으로 결정했다고 대한축구협회에 항의했다. 무단으로 결정한 사유를 설명하고 사과문을 보내 달라고 연락했다"고 전했다.
좀처럼 이해하기 힘든 일이다. 새로운 시즌에 뛰기 위해 영입된 선수가 경남 소속으로 발표된 것에 대해 불만을 표출한 것.
갑작스러운 사태가 발생한 것은 지역 언론의 보도 때문이다. 경남도민일보는 7일 ‘경남 늑장 영입 발표에 팬심 싸늘’이라는 기사를 통해 경남의 행정적 문제를 꼬집었다.
경남이 4일 대전 하나시티즌에서 김세윤을 영입했다는 보도자료를 뒤늦게 낸 것이 불을 지폈다. 이날 오전 대한축구협회는 U-23 대표팀 소집 명단을 발표다.
당시 김세윤의 소속팀은 ‘경남’으로 표기돼 있었다. 팬들은 김세윤의 이적 소식을 협회 보도자료를 통해 먼저 확인할 수밖에 없었다. 팬들의 불만이 표출된 기사로 인해 경남 구단은 경남도의 지적을 받았다.
그리고 경남 구단은 대한축구협회에 항의했다. 문제를 키워 버린 상황이 됐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선수를 선발한 뒤 경남 코칭스태프에 선발 사실을 알렸다. 또 특별한 문제가 없고 공식적으로 대표팀에 합류할 수 없는 이유가 없다면 그 이후의 프로세스는 없다. 그런데 갑자기 경남 구단에서 협회에 경위서 및 사과문을 요구했다. 선수가 합류한 시점 및 공식 발표 전이라는 이유였다"고 전했다.
축구협회의 입장은 간단하다. 이미 선수가 경남에서 훈련을 펼치고 있었고 계약을 공식적으로 체결한 것도 확인했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경남 소속이라고 발표한 것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경남 구단의 생각은 다르다. 경남 구단 관계자는 "축구협회와는 전혀 문제 없다. 다만 축구협회 관계자와 통화에서 구단 관계자와 소통이 잘 이뤄지지 않아 다시 통화했다. 관례적으로 넘어가는 상황에서 잘못된 것처럼 기사화 됐고 경남도에서 민감하게 생각했다. 그래서 축구협회에 협회에서 올린 SNS 게시물을 내려 달라고 설명했다"고 전했다.
또 "사과문을 요구할 이유는 없다. 축구협회에는 3일 메디컬테스트를 했고 4일 계약했기 때문에 발표 시점이 어긋났다고 말한 것이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경남 구단의 설명과는 다르게 이미 김세윤은 3일 오전에 메디컬 테스트를 마쳤고 계약서도 작성했다. 그리고 공식발표를 위한 사진 촬영까지 마친 것으로 나타났다.
A대표팀은 아니지만 경남에서 활약할 선수가 연령별 대표팀에 이름을 올렸으면 분명 자랑스러워야 할 일이다. 하지만 지역언론의 기사로 인해 경남도의 지적이 생기자 갑작스럽게 축구협회에 항의를 한 경남 구단의 행보는 씁쓸함이 남게 됐다. /10bird@osen.co.kr
[사진] KFA SNS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