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은영 박사가 우울증에 대한 현실적인 조언을 이야기했다.
12일에 방송된 TV조선 '미친.사랑.X'에서는 특별게스트로 김선경이 등장한 가운데 우울증으로 인한 비극적인 이야기가 공개됐다.
이날 사례로 실직 후 가장의 자리에 잃어버리고 무기력함에 시달리던 아버지가 딸의 남자친구에게 자신의 모든 것을 빼앗겼다고 여기는 남자의 이야기가 그려졌다.
아버지는 결국 칼로 딸의 남자친구를 찔렀고 이어 딸 역시 공격했다. 하지만 알고보니 모든 게 아버지의 환상이었다. 딸의 남자친구는 아버지가 상상 속에서 만들어낸 인물이었던 것.

아버지는 실직 후 방안에서만 생활했고 날이 갈수록 점점 더 이상해졌다. 급기야 칼을 들고 아내와 딸을 위협해 사망에 이르게 했다.
손수호 변호사는 "창원에서 벌어진 사건"이라며 "잠자던 아내와 딸을 찔러서 살해했다. 범행 후 이틀만에 잡혔는데 화장실에 숨어있었다. 왜 죽였냐고 물어보니 어떤 남자가 딸과 아내와 같이 성관계하는 걸 봤다. 딸과 아내가 그 남자랑 떠날까봐 무서워서 죽였다라고 말했다"라고 이야기했다.
송재희는 "이럴 경우 심신미약으로 볼 수 있나"라고 물었다. 손수호 변호사는 "형량은 30년이 나왔다. 형량이 너무 많다고 항고를 했지만 정신병으로 인정할 수 없고 힘 없는 딸과 아내를 죽인 것"이라고 말했다.

오은영은 "모든 인간관계가 회사 생활로 이뤄진다. 근데 퇴직을 하면 경제적 수입도 끊기고 인간관계가 단절이 된다. 회사 사람을 빼면 아무도 모르고 만나면 돈이 드니까 아무도 안 만나고 단절이 된다. 돈을 벌 땐 가장이고 슈퍼맨이지만 퇴직 후엔 삼식이가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오은영은 "30년 동안 돈을 버는 게 나의 정체성이었을텐데 상실이 생기면 우울증이 유발될 수 있다"라며 "우리가 치료를 받아야 하는 우울은 누가 봐도 흥미의 감소가 있어야 한다. 어떤 것도 하고 싶은 의욕이 없고 흥미가 뚝 떨어지는 것. 스스로가 우울하다고 느낀다. 그리고 이 감정이 2주간 지속돼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오은영은 "잠이 잘 안 오거나 너무 잠이 오거나 식욕이 뚝 떨어지거나 너무 많이 먹거나 일상 생활에 영향을 준다면 뒤도 돌아보지 말고 병원을 가야한다"라고 말했다.

오은영은 "우울증은 모든 에너지와 의욕이 없으니까 범죄를 저지를 힘이 없다"라며 "어떤 사건이 일어나면 예전에 정신과적 병력이 있다고 기사가 그렇게 나온다. 그런 기사를 보면 내가 전화를 해서 화를 막 낸다. 우울증에 대한 나쁜 생각을 줄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날 오은영은 우울증과 조현병은 시작점부터 다르다고 이야기했다. 손수호는 조현병의 범죄 사례로 "2021년에 벌어진 사건인데 아들이 어머니를 등산화로 밟아 죽인 사건이 있다. 어머니는 예전에 죽었는데 바퀴벌레가 어머니인 척 하는 거라고 이야기했더라. 이 경우 심신미약이 인정돼 10년형을 받았다"라고 말했다.
오은영은 "우울증 환자에게 섣부른 상담은 안된다"라며 "본인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이것을 가장 잘 다룰 수 있는 전문의를 찾아가라고 조언하는 게 필요하다"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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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TV조선 '미친.사랑.X' 방송캡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