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의 젊은 피’들은 유럽선수들을 만나도 충분한 경쟁력을 발휘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국가대표팀은 15일 터키 안탈리아의 마르단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이슬란드와의 평가전에서 5-1로 승리했다. 손흥민, 황희찬, 황의조 등 유럽파 전원이 빠진 대표팀은 조규성, 백승호, 김진규, 엄지성이 A매치 데뷔골을 터트리며 역대 유럽팀 상대 최다골 차 승리를 달성했다.
K리거들을 주축으로 뽑은 벤투 감독이 새 얼굴을 실험할 좋은 기회였다. K리그에서 독보적인 활약을 펼친 득점왕 주민규와 전북 우승주역 수비수 홍정호가 빠진 것은 아쉽다. 다만 벤투 감독이 자신의 스타일에 맞는 젊은 선수를 뽑아 최대한 기회를 줬다는 점은 긍정적 신호다.

공격을 도맡았던 유럽파가 빠진 자리를 K리거들이 메웠다. 최전방에 황의조 대신 조규성이 들어갔고, 2선에 손흥민과 황희찬 대신 송민규, 이동경, 김진규, 권창훈이 포진했다. 결과는 아주 만족스러웠다. K리그에서 폼이 좋았던 선수들이 국제무대에서도 경쟁력을 발휘했다.
조규성은 전반 15분 선제골을 넣어 ‘황의조 대체자’로서 가능성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베테랑 권창훈도 전반 27분 골맛을 봤다. 유럽에서 돌아와 전북 우승에 기여한 백승호의 중거리포도 터졌다. 후반에는 신예 김진규와 엄지성이 골맛을 봤다. 두 선수 모두 K리그에서 보여줬던 날카로움이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도 나왔다.
경기 후 벤투 감독은 "오늘 좋은 경기를 치렀다. 모든 선수들이 시즌을 앞두고 일주일 동안 전지훈련에 임했는데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다. 경기 중 리듬이 끊기기도 했지만, 공수 양면에서 잘 통제했다"며 만족감을 표했다.
벤투호는 대표팀 공격의 주축인 손흥민, 황의조, 황희찬에게 부상에서 회복할 시간을 주고, 젊은 선수들의 가능성을 확인한 것만 해도 터키 전지훈련에서 큰 소득을 얻었다. 벤투 감독은 레바논과 최종예선전서도 유럽파 핵심전력이 합류하지 못할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
K리거들의 선전으로 추후 유럽파가 부상에서 돌아올 경우 벤투 감독의 용병술에서 선택의 폭이 굉장히 넓어졌다. 벤투 감독이 누구를 쓸지 행복한 고민에 빠질수록 대표팀은 강해지고 있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조규성 / 대한축구협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