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인생 피날레' 향한 곽윤기의 마지막 도전 [베이징 오!쎈 시선]
OSEN 정승우 기자
발행 2022.01.22 04: 40

대한민국 남자 쇼트트랙 대표팀은 2006 토리노 동계올림픽 이후 16년 만에 남자 계주 5,000m 금메달에 도전한다. 이번이 마지막 올림픽이라고 밝힌 대표팀의 '맏형' 곽윤기(32, 고양시청)는 메달을 향한 의지가 남다르다.
대한민국 쇼트트랙 대표팀은 2018 평창 올림픽 때 여자 금메달 2개, 남자 금메달 1개, 은메달 1개, 동메달 1개로 도합 6개의 메달을 따내며 전통 쇼트트랙 강국으로서의 면모를 보여줬다. 2022 베이징 올림픽에서는 어느새 베테랑이 된 고참들과 새롭게 떠오른 신예들이 조화를 이뤄 영광 재연에 도전한다.
이번 베이징 올림픽은 오는 2월 4일 개막해 2월 20일까지 열린다. 남자 쇼트트랙은 2월 5일 1,000m 예선전을 시작으로 2월 16일 5,000m 계주 결승까지 열릴 예정이다.

지난 올림픽때와 같은 성적을 내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평창 올림픽 당시 성적에 크게 이바지한 코칭 스태프가 경쟁국에 합류했고 우수한 성적을 냈던 일부 선수들이 이번 대회에 불참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영웅은 난세에 등장하기 마련이다. 올림픽 경험이 있는 '맏형' 곽윤기에 많은 시선이 쏠린다. 대한빙상경기연맹은 지난 20일 베이징 올림픽 쇼트트랙 대표팀 명단을 확정 지었다. 남자 대표팀에서 황대헌(22, 강원도청), 이준서(21, 한국체대), 박장혁(23, 스포츠토토)이 개인전과 단체전, 곽윤기, 김동욱(28, 스포츠토토)은 단체전에 출전할 예정이다.
[사진] 곽윤기 개인 SNS
▲ '맏형' 곽윤기의 마지막 올림픽... 금메달 욕심 그 어느 때보다 강하다
곽윤기는 연세대에 재학 중이던 2009년 4월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4위에 오르며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았다. 그는 밴쿠버 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계주의 일원으로 은메달 획득에 힘을 보태며 이름을 알렸다. 이후 전성기를 누리던 곽윤기는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엔 부상으로 미출전했다. 4년의 기다림 끝에 참여한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녹슬지 않은 실력을 보였으나메달 획득에는 실패했다.
평창 대회는 특히나 곽윤기에게 많은 아쉬움을 남겼다. 남자 계주 5,000m에서 금메달 획득을 노렸던 대표팀은 중반까지 선두권 경쟁을 이어갔지만, 23바퀴를 남기고 임효준(25, 중국 명 린샤오쥔)이 넘어지면서 뒤로 처졌다. 결국 대표팀은 다른 세 팀에 한참 처진 6분 42초 118의 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경기 종료 후 인터뷰에 응했던 곽윤기는 "제가 처음 올림픽에 나갔을 때부터 금메달을 놓쳤다. 그래서 계주에 더 애착이 갔고 욕심이 많이 났다. 이번에는 꼭 금메달을 따고 싶었는데 너무나 아쉽게도 실수가 나오면서 4위에 머물렀다. 죄송한 마음이 크다. 오늘의 이 마음을 4년, 8년 후에도 잊지 않고 좀 더 단단한 팀이 되겠다"라고 다짐했다. 이어 그는 "한 번 더 도전해야 할 이유가 확실하게 생겼다"라며 베이징 올림픽을 향한 도전 의지를 드러냈다.
곽윤기는 지난해 5월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4위를 차지해 베이징 동계올림픽 출전권을 따냈다. 4년 전 이야기했던 '도전'의 기회가 찾아온 것이다. 곽윤기는 자신의 마지막 올림픽이 될 베이징 무대에서 대표팀의 맏형이자 단체전 멤버로 후배들을 이끌게 됐다. 어느새 32세가 된 곽윤기가 '금빛 레이스'로 올림픽을 마무리 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 최대 변수는 중국의 '텃세'... 곽윤기 "실격 여지 절대 내주지 않는다"
중국은 자국에서 열리는 이번 올림픽 호성적을 위해 한국 대표팀 사령탑 출신 김선태(46) 감독을 영입했다. 여기에 빅토르 안(38, 한국명 안현수)도 코치로 품었다. '쇼트트랙 강국' 한국을 넘어서겠다는 의지가 어느 때보다 큰 중국이다.
애매한 판정, 관중들의 일방적인 응원 등 텃세로 유명한 중국에서 열리는 올림픽인 만큼 한국에 쉽지 않은 경기가 예상된다. 불행중 다행으로 일반 관중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예방 차원에서 입장표를 살 수 없다. 대회 조직위는 "미리 선정된 관객만 초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이 이용할 수 있는 홈 이점 하나가 사라졌다. 하지만 '미리 선정된 관객'이 누구인지, 그 규모는 어느 정도인지 아직 구체적으로 밝혀진 것이 없어 한국은 모든 경우의 수에 대비해야 한다.
자신의 마지막 올림픽을 앞두고 있는 곽윤기는 '중국 텃세'에 밀리지 않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다. 
지난 5일 대회 개막 30일을 앞두고 열린 올림픽 미디어 데이에서 곽윤기는 "중국 현장 경기를 해야 하기 때문에 우리 선수들이 긴장하고 있는 상태다. 1차 베이징 월드컵을 다녀온 뒤 선수들끼리 '우리한테만 판정을 쉽게 주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1차 월드컵) 경험을 토대로 이번 올림픽에서 실격의 여지를 절대 내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의 기세에 눌리지 않겠다는 것을 어필한 것이다. 
지난 2010년 5,000m 계주에서 막판 스퍼트로 은메달을 획득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막내' 곽윤기는 12년이 지난 현재 맨 앞에서 대표팀을 이끄는 '맏형'이 됐다. 지난 2018 평창 동계올림픽 계주 '노메달'에서 오는 압박감과 중국의 치열한 견제를 넘어서고 선수 인생 마지막 피날레를 화려하게 장식할 수 있을지 지켜보자. /reccos23@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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