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투호의 투톱 실험은 어느 정도 손흥민(토트넘)의 공백을 염두에 둔 것이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21일 오후 8시 터키 안탈리아 마르단 스타디움에서 개최된 몰도바와 친선전에서 4-0 완승을 거뒀다.
김진규(부산), 백승호(전북), 권창훈(김천)이 나란히 두 경기 연속 골맛을 봤다. 조영욱은 추가시간 페널티킥으로 A매치 데뷔전서 데뷔골을 터트렸다.

이날 대표팀은 아이슬란드전과 달리 투톱을 실현했다. 4-1-2-1-2로 나선 최전방 정통 공격수 두 명이 투톱으로 배치되며 내려 앉은 상대를 두들겼다.
투톱으로 배치된 김건희(수원)와 조규성(김천)은 부지런하게 뛰었다. 조규성이 중앙과 측면을 오가면서 상대 수비진에 맞춰 변화하는 움직임을 보였다.
중앙에 주로 머무르던 김건희도 특유의 연계 플레이를 통해 부지런하게 2선의 권창훈-송민규(전북)와 협력하면서 벤투호는 유기적으로 4-1-4-1과 4-1-2-1-2를 오갔다.
이는 다가오는 A매치에서 손흥민과 황희조(보르도), 황희찬(울버햄튼) 등 핵심 공격수 등의 부상을 어느 정도 염두에 든 구성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17일 대한축구협회(KFA)는 김민재, 정우영(알 사드), 정우영(프라이부르크), 황인범(루빈 카잔), 이재성(마인츠), 황의조(보르도)를 월드컵 최종 예선에 합류시킨다고 밝혔다.
벤투호는 오는 27일 레바논, 2월 1일 시리아전에 나설 계획이다. 하지만 부상 치료 중인 손흥민(토트넘)과 황희찬(울버햄튼)의 발탁은 보류된 상태다.
레바논전을 비롯한 이달 치뤄지는 두 차례의 월드컵 최종예선 경기에서는 개인 능력이 뛰어난 벤투호의 주축 공격수인 손흥민과 황희찬이 빠질 가능성이 높다.
결국 해외파의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투톱 전술 변화를 염두에 둔 것. 실제로 후반 교체 카드로 조규성 대신 조영욱을 투입하며 다양한 투톱 조합을 실험하기도 했다.
몰도바전 투톱에 대해서 벤투 감독은 "일단 다른 시도를 해봤다"라면서 "레바논전에 어떻게 나갈지는 더 지켜보고 결정을 해야 한다. 아직 시간이 남아 있다"라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벤투 감독은 "이번 전훈의 목적은 월드컵 예선이다. 많은 전술적 포인트를 실험했다"라면서 "추가 훈련을 하고 이스탄불로 이동한 뒤 두 차례 훈련을 진행할 예정인데, 이를 통해 레바논전을 준비하겠다"라고 강조했다.
한국은 레바논전과 시리아전 중 1경기만이라도 이기면 자력으로 월드컵 진출을 확정한다. 벤투 감독의 투톱 실험이 손흥민 공백을 넘어 월드컵으로 가는 길을 열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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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KFA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