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C 본선 이룬 벤투 감독의 '깜짝 투톱', SON 합류 후에는?
OSEN 정승우 기자
발행 2022.02.02 05: 31

손흥민(29, 토트넘)과 황희찬(26, 울버햄튼)이 합류한 뒤에도 파울루 벤투(52) 대표팀 감독의 투톱 전술을 볼 수 있을까.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1일 오후 11시(이하 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의 라쉬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8차전' 시리아전 2-0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대한민국 대표팀은 10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이라는 쾌거를 이뤘다. 대표팀의 양 날개 손흥민과 황희찬 없이 얻어낸 성과라 그 의미가 크다.
벤투 감독은 마지막까지 손흥민과 황희찬의 두 자리를 남겨뒀다. 하지만 두 선수의 부상 회복이 더뎌 합류는 최종 불발됐다. 주장 손흥민과 중앙과 측면을 오가며 공격을 이끌던 황희찬의 빈자리를 나머지 선수들이 메꿔줘야 하는 상황이었다.

[사진] 황의조 / 대한축구협회 제공

벤투는 지난달 15일과 21일 터키 안탈리아 전진훈련에서 맞붙은 아이슬란드와 몰도바전을 통해 이례적인 투톱을 실험했다. 벤투는 월드컵 예선을 진행하는 내내 황의조를 홀로 최전방 공격수로 세우는 원톱 전술을 애용했다. 하지만 황의조가 소속팀 지롱드 댕 보르도에서 뒤늦게 합류하는 사이 조규성을 중심으로 한 투톱 전술을 연구했다.
대한민국의 투톱 전술은 월드컵 최종예선 7차전 레바논과의 경기에서도 모습을 드러냈다. 몰도바와의 경기가 종료된 후 "투톱을 다른 경기에서 쓰겠다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의 경기에서 원톱을 썼다. 레바논전에서 어떤 전술을 쓸지 고민해봐야 한다”라고 말하며 다시 원톱으로 전술을 변경할 것처럼 말했던 벤투는 황의조와 조규성을 최전방 공격수로 함께 기용했다.
[사진] 황의조의 도움을 받아 득점을 기록한 조규성 / 대한축구협회 제공
결과는 성공이었다. 황의조는 좌우로 넓게 움직이며 수비수를 유인, 중앙에 자리한 선수를 향해 크로스를 올렸고 조규성은 위아래로 활발히 움직이며 낮은 곳에서도 공 소유권 싸움에 가담했다. 레바논전 황의조는 왼쪽 측면에서 날카로운 크로스를 올렸고 조규성은 쇄도하며 슈팅으로 연결해 득점을 뽑아냈다. 당시 벤투 감독은 “그라운드 환경이 안 좋았고 날씨도 변수가 많았다. 중원 잔디가 안 좋아서 최대한 측면으로 많이 풀어가려고 했고, 그래서 투톱을 세웠다"라며 전술 변화의 이유를 설명했다. 어려운 그라운드 상황에 맞춰 기지를 발휘한 것이다.
황의조와 조규성 투톱은 1일 치른 시리아와의 8차전에서도 등장했다. 손흥민과 황희찬이 빠진 대표팀의 공격은 조규성-황의조를 필두로 왼쪽 측면에는 정우영, 오른쪽 측면에는 이재성이 꾸렸다. 비록 전반전 1개의 유효슈팅도 기록하지 못한 채 다소 답답한 경기력을 보였지만, 벤투는 후반전 교체카드를 통해 해법을 마련했다.
후반 시작과 동시에 정우영을 권창훈으로 바꿔줬고, 주로 오른쪽에서 활약하던 이재성을 왼쪽으로, 새롭게 투입한 권창훈을 오른쪽으로 배치했다. 권창훈은 이재성과 수시로 위치를 바꿨다. 오른쪽 측면과 중앙을 오가며 활발한 움직임을 보였고 결국 오른쪽 측면에서 균열이 발생했다. 공을 잡은 김태환은 정확한 크로스를 올렸고 김진수는 헤더로 골망을 흔들었다.
또한 후반 26분 권창훈은 직접 득점에 성공했다. 이번에도 오른쪽이었다. 이재성과 공을 주고받은 권창훈은 페널티 박스 근처에서 지체 없이 중거리 슈팅을 시도했고 공은 그대로 골망을 갈랐다.
한국이 시리아를 제압하며 10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에 성공한 가운데 관심은 이란과 국의 A조 선두 자존심 싸움으로 모인다. 두 팀은 오는 3월 24일 한국에서 맞대결을 앞두고 있다.
[사진] 손흥민과 황의조 / 대한축구협회 제공
벤투 감독이 손흥민과 황희찬이 합류할 것으로 보이는 남은 2번의 월드컵 예선에서 기존에 써왔던 원톱 전술을 보여줄지, 새로운 조합의 투톱 전술을 꺼내 들지 지켜보자. /reccos23@osen.co.kr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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