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기업들이 차세대 콘솔-구독형 게임 서비스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새해 들어 본격적으로 IP(지식재산권) 확보 경쟁에 나서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이하 MS)가 지난 1월 역대 최고 금액인 687억 달러(약 82조 원)를 들여 액티비전 블리자드(이하 블리자드)를 인수하자, 이번엔 소니 인터렉티브 엔터테인먼트(이하 소니)가 ‘헤일로 시리즈’로 유명한 개발사 번지를 36억 달러(약 4조 3500억 원)에 사들였다. 두 회사는 차세대 콘솔 및 구독형 게임 서비스 시장에서 1, 2위를 다투는 회사다.
지난 2일(이하 한국시간) 복수의 외신은 소니가 번지를 36억 달러에 인수한다고 보도했다. 번지는 MS의 엑스박스 플랫폼에서 ‘헤일로 시리즈’로 엄청난 인기를 누린 개발사다. 이번 거래가 마무리되면, 번지는 소니의 개발 독립 자회사가 된다. 번지는 현재 ‘데스티니’ 프랜차이즈 확대, ‘데스티니2’의 안정적인 서비스, 신규 IP 개발 등을 도모하고 있다.
이번 소니의 투자는 단박에 세계 3위 게임업체로 떠오른 MS를 견제하기 위함이다. 소니의 번지 인수에 앞선 지난 1월 19일 MS는 무려 687억 달러의 거액을 들여 독보적인 IP를 갖춘 게임사 블리자드를 인수했다. 이는 MS의 46년 역사상 최대 규모였으며, 지난 2016년 SNS 플랫폼 링크드인을 인수하기 위해 지불한 261억 달러(약 31조 1200억 원)를 훨씬 웃도는 금액이다. 거래가 성사되면 MS는 텐센트, 소니에 이어 매출 기준 3위의 게임 회사가 될 전망이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file.osen.co.kr/article/2022/02/03/202202030837770630_61fb15d2403a7.jpeg)
블리자드는 전세계적으로 인기가 있는 유명 IP를 다수 보유한 게임사다.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콜 오브 듀티’ ‘캔디 크러쉬’ ‘오버워치’ ‘디아블로’ ‘스타크래프트’ 등 이름만 들어도 게이머들의 관심이 모아지는 IP들이 모두 블리자드의 간판 게임이다. 블리자드의 게임을 플레이하는 이용자는 전세계적으로 4억 명이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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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각 엑스박스, 플레이스테이션 플랫폼을 가지고 있는 MS, 소니는 오랜 기간 콘솔 시장에서 경쟁해온 기업이다. 이번 M&A로 MS, 소니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두 업체는 차세대 콘솔에 이어 신규 게임 플랫폼인 구독형 게임 서비스 시장에서도 본격적으로 칼을 맞대고 있다. MS의 ‘엑스박스 게임패스’는 1년 전보다 700만 명이 늘어난 2500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다. 이번 블리자드 인수로 구독자 상승이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경쟁 서비스인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 플러스’의 이용자 수는 4700만 명을 넘겼다.
새해 들어 시작된 치열한 M&A 경쟁은 앞으로의 시장 흐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게임사들은 공격적인 IP 확보로 더욱 많은 게이머들을 자신들의 플랫폼에 끌어들일 수 있다. 외신 ‘폴리곤’은 “늘어나는 콘텐츠는 더욱 많은 플레이어를 의미한다”며 “MS는 블리자드 IP의 게임을 현재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 플랫폼에 유지하고 있지만, 향후 계약이 종료되면 경쟁사를 배제할 수 있다. 즉 이용자들이 플레이스테이션 대신 엑스박스를 선택해야 하는 이유가 하나 더 생길 것이다”고 평가했다.
MS, 소니 외에도 수많은 글로벌 게임사들이 IP 확보 경쟁에 열을 올리고 있다. ‘GTA 시리즈’ ‘레드 데드 시리즈’ 등으로 유명한 테이크투 인터랙티브는 지난 1월 모바일 게임 개발사 징가를 127억 달러(약 15조 2500억 원)에 인수했다. 이에 앞서 2021년에는 EA가 글루 모바일을 인수하기 위해 21억 달러(약 2조 5000억 원)를 투자했으며, 동년 스트리밍 기업 넷플릭스는 ‘옥센프리’의 개발사인 나이트스쿨 스튜디오를 사들이면서 자신들의 게임 스트리밍 플랫폼 라인업을 강화했다. /lisco@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