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지금 우리 학교는’(지우학)이 한국 드라마의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현재 53개국에서 1위를 달리고 있어서다.
6일(한국 시간) 플릭스 패트롤 집계를 보면 ‘지우학’은 5일(현지 시간) 영국, 스위스, 인도네시아, 홍콩, 대만, 싱가폴, 러시아, 멕시코 등 53개국에서 1위를 기록했다.
이날 미국에서는 4일(1위)과 달리 2위로 하락했지만 여전히 50여 개국에서 1위를 지키고 있다.
국내에서는 공개 하루 다음 날인 1월 29일부터 어제(5일)까지 8일 연속 1위를 유지하고 있다.
또한 국가별 순위에 따른 평가 점수는 이날 848포인트로 2위에 오른 ‘검은 욕망’(528포인트)보다 320포인트 앞섰다. 이에 따라 ‘지우학’의 흥행 장기화가 예상된다.

‘지금 우리 학교는’은 좀비 바이러스가 시작된 학교에 고립되어 구조를 기다리던 학생들이 살아남기 위해 손잡고 사투를 벌이는 이야기다. 과학교사(김병철 분)로 인해 좀비 바이러스가 퍼져 순식간에 지옥이 된 고등학교를 상상한다. 코로나 팬데믹 시대와 맞물려 기존 작품들과 뚜렷하게 색을 달리한다는 점에서 이목을 끈다.
음악실과 과학실, 양호실, 옥상, 운동장과 같은 공간이 좀비들이 판치는 무대로 변해가는데 학교라는 공간이 주는 공포가 남다르다. 모두에게 익숙한 학교가 친숙하면서도, 날 것의 사실감을 전달하기 때문이다. 덕분에 책걸상, 교탁, 피아노, 공 등을 활용해 좀비를 물리치는 다양한 아이디어가 돋보일 수밖에 없다. 좀비에 맞선 학생, 교사, 경찰, 군인, 시민이 위기 속에서 살 방법을 궁리하는 모습을 통해 다양한 인간군상을 그렸다.
특히나 코로나 감염 무증상을 반영한 ‘절비’는 ‘지우학’에서 새롭게 창조한 것이기에 전 세계인들에게 신선한 재미를 안긴다. 사람이 이른바 ‘요나스 바이러스’에 감염돼 좀비가 됐지만, 이 바이러스가 계속해서 변이했기 때문에, 활에 맞고 옥상에서 떨어져도 죽지 않는다. 허세와 탐욕, 두려움을 가진 사람에게 요나스 바이러스가 변이하기 좋은 숙주가 된 셈이다.
변이종은 소리만 쫓던 우둔한 좀비가 아니라 죽은 채로 살아 있는 육신에, 육감, 지각능력까지 갖춰 한층 더 깊은 공포가 휘몰아친다. 이들은 처단할 대상을 찾아가 생전에 하지 못했던 복수를 감행한다.

요나스 바이러스가 생전 풀지 못한 한과 복수심을 타고 기형적으로 변이돼, 절비가 탄생하는 과정이 섬뜩하지만 설득력 있게 그려졌다.
극중 효산시와 군, 경찰, 의료기관이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으로 인한 대처법을 마련하지 못해 어려운 형국인데 현실 속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확산에 따른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일일 3만 명을 훌쩍 넘어 폭증하는 현실과 맞아떨어져 씁쓸한 공감대를 형성한다.
‘지우학’은 좀비라는 소재를 통해 학폭, 성착취물 제작과 유포, 왕따, 입시, 님비 현상, 집단이기주의 등 다양한 사회문제를 조망했다. 더불어 세월호 추모까지 서사에 녹여내 국내 시청자들에게 한층 더 몰입도를 높였다. 외국 시청자들도 각국에서 벌어진 각종 사건사고, 코비드-19 사태에 대입시켜 공감하며 보고 있다.
K좀비와 10대 청소년의 강렬한 만남으로 순도 높은 하이틴 좀비 서바이벌의 진수를 보여주고 있는 ‘지우학’은 넷플릭스에서 절찬 스트리밍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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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넷플릭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