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폭력→나는 X밥"…양익준, 공황장애 13년 앓은 이유(종합)[Oh!쎈 이슈]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22.02.05 11: 56

배우 겸 감독 양익준이 10년 넘게 공황장애를 앓고 있는 가운데, 안타까운 가정사를 밝혀 높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4일 방송된 채널A 예능 ‘오은영의 금쪽 상담소’에 출연한 양익준은 그동안 밝힌 적 없었던 질환과 불우했던 가정 환경을 전해 시청자들의 이목을 모았다.
그도 그럴 것이 예능에 자주 노출되지 않았던 양익준이 자진해서 과거 시절을 회상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양익준은 영화 ‘똥파리’(2009)를 연출하며 감독으로서 인정받은 데다, 지난해 공개된 넷플릭스 드라마 ‘지옥’을 통해 전 세계적 관심을 받고 있기에 극단적인 불안 증상을 겪고 있다는 게 의아한 것이다.
공황장애를 13년 동안 이겨내지 못했다는 양익준은 “(이 질환이) ‘평생 가는 증상인가?’ 싶더라. 중간중간 절망감도 왔다. 저는 (공황장애가 오면) 머리가 멈춘다. 컴퓨터 전원이 나간 것처럼 단어나 문장 구축이 안 된다. 우주에 나 혼자 떠 도는 느낌”이라고 비유했다. 그는 녹화 도중 갑자기 선글라스를 쓰며 사람들의 시선을 피하기도 해 충격을 안겼다. 양익준이 자가 진단한 정신 건강상의 문제는 자기비하 탓이라고.
“제가 남들에게 쉽게 대해도 되는 사람으로 판단되는 거 같다. ‘내가 너무 많이 웃나?’ 싶다. 지금은 아니지만 6~7년 전까지 저는 초등학생들에게 극존칭을 썼다. 약한 존재에 대한 배려라고 생각했는데 어떤 사람들은 저를 함부로 대하는 거 같다. 그래서 힘들었다”고 고백했다.
이어 양익준은 “여럿이 있으면 제가 타깃이 되는 거 같다. 예전에 한 선배가 술 한 잔 마시고 제게 오더니 아무 이유 없이 10분 동안 육두문자를 쏟아내셨다. 제가 자리를 피했는데 제가 일어나는 와중에도 욕을 했다”고 이유 없는 상황들로 인해 힘들고 당황스러웠다고 털어놨다.
이같은 얘기를 털어놓으며, 양익준은 공황장애 증상을 보이기도 했다. “오늘 여태껏 (증상이) 30% 정도 진행된 상황에서 한 거였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이에 그는 대기실로 돌아가 공황장애 약을 먹고 5분간 휴식을 취했다.
자존감이 낮아 자신을 비하하며 소개했다는 그는 “‘안녕하세요, X밥입니다’라고 저를 소개했다. 낮추는 것도 정도가 있는데 저는 저 아래까지 낮췄다. 제가 존중받지 못한 상황이 많아서 그랬던 것일 수 있다”고 밝혔다.
이날 양익준은 힘들었던 어린 시절을 반추했다. “부모님이 가족 안의 문제를 풀어주지 못하고 되레 문제를 발생시켰다. 저희 엄마가 19살에 (누나를)임신해서 어린 나이에 낳았다. 방 두 칸에서 일곱 식구가 살았다. 사촌누나까지 지방에서 올라와서 아홉 식구가 살았다”고 회상했다. 어머니보다 두 살 많았던 아버지는 21살부터 가족들을 먹여살렸다고.
어머니를 향한 아버지의 폭력으로 어린 시절 상처받았다는 그는 “‘아버지는 왜 어머니를 그렇게 대하셨나요?’라고 묻고 싶다”고 말하며 슬픔을 토로했다. 전문가 오은영은 그의 불행한 어린 시절로 인해 성인이 되어서도 건강한 대인 관계가 어려운 것으로 진단했다. 양익준의 솔직한 고백에 많은 시청자들의 응원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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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금쪽상담소'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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