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미 1위"..'지우학' 박지후→유인수, 코로나 반영한 K좀비의 위력(종합)[Oh!쎈 초점]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22.02.05 18: 50

 ‘지금 우리 학교는’(All of Us Are Dead 이하 ‘지우학’)이 영국과 미국에서 TV쇼 부문 톱 1위를 차지했다. 넷플릭스를 통해 처음 공개된 이후 미국에서 1위를 차지한 것은 4일(현지 시간)이 처음이다. 세계 최강 좀비물을 자랑하는 한국이 국내를 넘어 미국에서도 위력을 발휘한 것으로 분석된다.
5일(한국 시간) 플릭스 패트롤 TV쇼 부문 순위를 보면 지난달 28일 첫 공개된 이후 현지 시간으로 29일부터 집계가 이뤄졌다. 이에 미국에선 29일 3위, 30일 3위, 31일 2위, 1일 2위, 2일 2위, 3일 3위, 4일 1위로 올랐다. 일주일 만에 1위를 차지한 것.
이에 앞서 영국에서는 3~4일 양일간 1위를 지키고 있어 영미권에서도 ‘지우학’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다.

국내에서는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4일까지 일주일 연속으로 1위를 지키고 있다. 현지인들의 관심과 호평이 이어져 이같은 순위가 지속된다면, ‘지우학’ 역시 ‘오징어 게임’처럼 미국 유수의 시상식에 수상 후보로 초청될 확률이 높다.
미국 버라이어티는 “‘지우학’은 ‘오징어 게임’과 마찬가지로 악몽 같은 배경을 활용해 다른 세상에 있는 듯한 아찔한 효과를 냈다”고 평했다. 영국 가디언도 “넷플릭스의 한국 좀비 드라마 ‘지우학’은 고등학교에서 벌어지는, 현실을 그린 최고의 작품 중 하나”라고 호평했다.
‘지우학’ 속 좀비는 학폭, 성착취물 제작 및 유포, 왕따, 입시 경쟁, 책임전가라는 다양한 사회문제를 조망하는 데 있다. 더불어 세월호 추모까지 국내 이슈를 서사에 녹여내 몰입도를 높였다. 다행히 외국 시청자들도 자국에서 벌어진 각종 사건들에 대입시켜 공감하며 보고 있다.
‘지금 우리 학교는’은 제목처럼 좀비 바이러스가 퍼져 완전히 폐허가 된 고등학교를 상상한다. 코로나 팬데믹 시대와 맞물려 기존 작품들과 뚜렷하게 색을 달리하는 비결이다. 코로나 감염 무증상을 반영한 '절비'(절반만 좀비)는 ‘지우학’에서 새롭게 창조한 것이기에, 전 세계인들에게 신선함을 안길 만하다. 한 번 공격당해 좀비가 된 괴물이 인간처럼 말하고 사고한다. 일명 '요나스 바이러스'에 감염됐지만 이 바이러스가 계속해서 변이해 머리를 맞고 옥상에서 떨어져도 죽지 않는 것. 심장마비가 왔어도 뇌가 생생하게 살아있는, 본 적 없던 절비가 탄생한 것이다. 
대입, 왕따, 학폭 등 사회문제가 산재한 학교는 요나스 바이러스가 기생하기 딱 좋은 숙주다. 요나스 바이러스는 생전 풀지 못한 원한이나 공포, 복수를 타고 기형적으로 변이된다. 선택받은 자들은 스스로 처단할 대상을 찾아가 끔찍한 일들을 벌인다. 변이종은 소리만 쫓던 좀비가 아니라 죽은 채로 살아 있는 육신에, 동물적 감각, 인간의 지각까지 갖춰 한층 더 깊은 공포가 휘몰아친다.
이로 인해 학교는 물론 효산시가 3일 만에 그 기능을 상실한다. 가까스로 살아남은 온조(박지후 분), 청산(윤찬영 분), 남라(조이현 분), 수혁(로몬 분), 하리(하승리 분), 미진(이은샘 분), 우진(손상연 분), 대수(임재혁 분) 등 학생들은 옥상으로 올라가 구조를 요청하지만 어른들은 이들을 구조하지 않는다. 그로 인해 아이들은 상처받고 어른을, 사회를 불신하게 된다.
극중 효산시와 군, 경찰, 의료기관이 바이러스의 확산으로 인한 대처법을 마련하지 못해 어려운 형국인데, 현실 속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확산에 따른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일일 3만 명을 훌쩍 넘어 폭증하는 현실과 맞아떨어져 씁쓸한 공감대를 형성한다.
다만 12부작이나 되기 때문에 전개가 늘어진 단점도 있다. 많은 캐릭터들의 특징에 맞춰 서로 다른 서사를 부여하고 빼놓지 않고 다 이끌고 나가려다 보니 러닝타임이 길어졌다. 막상 후반부에 가서는 깔끔하게 종결하지 못하고 흐지부지 마무리해 아쉬움을 남겼다.
그럼에도 전형적인 ‘쪼’에서 벗어난 신예들의 신선한 연기가 돋보인다. 특히나 절비 역을 맡은 유인수, 오혜수, 조이현이 인상적으로 다가온다. 앞으로 다른 작품에서 얼마나 탄탄한 연기를 보여줄지가 관건이다.
시민들이 좀비로 변해가는 위기에서 학생들이 힘을 합쳐 생존 투쟁을 벌이는 이야기가 요즘 같은 시대에 특히나 더 와닿는다. 요새 살기가 힘들어 그런지, 사람들이 배금주의에 압도돼 도덕성에 대해 무감각해져 있는 이유도 있을 터. 먼저 사람이 올바로 돼야 정치, 경제도 올바로 서지 않을까 싶다. 어찌됐든 이기적인 어른들보다 이타적인 아이들에게 배울 게 더 많다.
/ purplish@osen.co.kr
[사진] 넷플릭스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