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만 스쳐도 실격 가능성" 곽윤기 작심발언, 틀린 말 아니었다[쇼트트랙]
OSEN 노진주 기자
발행 2022.02.06 04: 49

 “바람만 스쳐도 실격이 될 수 있다.”
‘한국 쇼트트랙 맏형’ 곽윤기(33, 고양시청)가 ‘중국 텃세’를 경계하는 차원에서 한 말이다. 그의 말에 가까운 상황이 나오고 말았다.
중국 쇼트트랙 대표팀은 지난 5일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경기장에서 열린 ‘2022베이징동계올림픽’ 쇼트트랙 2,000m 혼성계주 결승에서 2분 37초 348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따냈다.

대한민국 쇼트트랙 대표팀 곽윤기가 2일 오전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 경기장에서 훈련을 마치고 이동하고 있다. 2022.02.02 /jpnews@osen.co.kr

비교적 여유 있게 결승점을 찍었다. 중국은 초반부터 선두를 꿰찼다. 헝가리와 캐나다가 넘어진 뒤로는 더욱 마음 편하게 1위를 질주했다. 한 바퀴를 남겨두고 이탈리아가 중국을 바짝 추격했지만, 순위 변화는 없었다. 중국이 정상을 차지했다.
찝찝한 뒷맛을 남기는 1위다. 앞서 열린 준결승전에서 중국이 '편파판정 후폭풍'을 남길만한 판정을 등에 업고 결승 티켓을 따냈기 때문.
중국은 준결승에서 3위를 기록해 중도 탈락하는 듯했다. 그러나 비디오 판독 끝에 2위로 들어온 미국이 실격돼 결승행 티켓이 중국에 돌아갔다.
심판진은 중국 선수끼리 터치가 이뤄지던 찰나에 미국이 방해를 했단 이유로 실격을 줬다. 하지만 석연찮은 판정이란 시선이 많다. 평범한 레이스 경쟁으로 봐도 무방하다는 이유에서다.
이 판정을 본 일부 네티즌은 ‘정말 바람이 실격 사유가 될 수도’, ‘미국이 도대체 무얼 잘못했나’, ‘스치기만 해도 실격이냐’, ‘중국 밀어주기 티 난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방해를 한 또 다른 팀인 러시아올림픽위원회도 실격 처리됐다.
중요한 것은 실격 상황이 벌어질 때 중국 선수들은 서로 터치를 하지 못했다. 중간에 터치를 못하고 결승선을 통과했지만, 중국이 2등으로 올라서는 데 지장이 없었다. 국제빙상경기연맹(ISU) 규정에 따르면 계주에선 반드시 터치가 이뤄져야 한다.
영국 매체 ‘가디언’ 소속 기자 숀 잉글은 SNS를 통해 “미국이 실격 당해 중국이 2위로 결승에 진출했다. 중국에는 행복하기 그지없는 우연의 일치다”라고 공개 저격했다. 제3자가 봐도 편파판정 논란이 될 부분이란 것이다.
논란 속에 결승에 진출한 중국은 기어코 금메달을 따냈다.
곽윤기가 올림픽 개최 전부터 우려했던 중국의 과도한 '홈 이점 누리기'가 첫 판부터 나왔다.
“바람만 스쳐도 실격될 수 있다”는 곽윤기의 발언은 어쩌면 최대한 수위를 낮춰 말한 것일 수 있다.
이제 단 한 종목 결승전이 치러졌다. 앞으로 남은 쇼트트랙 경기가 더 많다. 공정함이 기본 바탕이 돼야 하는 올림픽에서 한국은 ‘판정의 편향 가능성’을 우려해야 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에 놓여있다. /jinju217@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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