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최지연 기자] '스타다큐 마이웨이' 박창근이 김광석 거리에서 맹세를 했다.
6일 방송된 TV조선 예능 '스타다큐-마이웨이'(이하 '마이웨이')에는 '내일은 국민가수'에서 우승한 박창근이 김광석의 상 옆에서 버스킹을 하며 음악인으로서의 맹세를 다지는 모습이 그려졌다.
박창근은 '국민가수'라는 타이틀을 획득한 후 대구의 '김광석 다시 그리기 길'을 찾았다. 길을 지나는 사람들은 박창근을 알아보고 사진을 찍었고, 박창근은 길 위 현수막에 자신의 우승을 축하한다는 문구를 보고 감동해 직접 현수막이 담긴 셀카를 찍었다. 박창근은 무명생활 중 이곳에서 열리는 '김광석 다시부르기 대회'의 심사위원으로 분하기도 했다.
무대를 찾은 그는 "다시 활발하게 무대가 이용됐으면 좋겠어요. 저도 초청됐으면 좋겠고요"라며 바람을 전했다. 둘러보던 박창근은 “대학생 때 김광석의 무대를 보고 인생이 바뀌었어요. 별 거 없었어요. 자그마한 사람이 무대에서 노래하고, 기타치고, 하모니카 부르고. 그런데 그렇게 무대가 커 보일 수가 없었어요"라고 말하며 음악을 시작했던 때를 추억했다.

이어 "그게 감동인가 싶어요. 나도 저거 해보면 멋있겠다. 그 전까지는 노래를 해보리라고 생각은 못했었고. 선배들이 노래를 해보라고 하는 것도 조금씩 이어져 어줍짢게 음악을 시작했던 것 같아요. 김광석 콘서트에 게스트로 서고 싶은 꿈. 그 꿈이 있었어요. 전역을 하고 (꿈을) 이루겠다는 마음으로 군대를 버텼던 거 같아요. 그런데 이등병 때 그 소식을 들었죠”라 고백했다. 故김광석은 서른 두살의 나이에 영면에 들었다.
김광석에게 큰 영향을 받은 박창근은 “김광석 노래는 본인이 하지 않는 이상 감동을 주기는 어렵다. 저는 아직 택도 없다”며 겸손함을 보였고, '김광석 다시 그리기 길'에 놓인 김광석 상 옆에 서 자신과 키를 비교했다. 박창근은 김광석을 보고 '자그마한 사람'이었다고 추억했지만 박창근 또한 키가 비슷했고, 그 모습에 '작지만 목소리로 무대를 가득 채우는 모습이 감동이었다'는 박창근의 말은 다시 들렸다.
박창근은 “저는 형님 따라서 어떤 상황이 주어져도 선배님 노래하신 그 모습처럼 그렇게 노래하고 살고 싶어요. 관객들애게도 뭔가 보답하는 가수로 남고 싶어요. 그게 선배님 앞에서 하는 맹세”라며 시민들을 위해 즉석 버스킹을 했다. 한 시민은 김광석의 '서른 즈음에'를 불러달라고 부탁했고, 박창근은 김광석 상 옆에서 똑 닮은 자세로 노래했다.

박창근은 20여년의 무명생활을 겪고 '내일은 국민가수'에 출연해 빛을 본 가수였다. 그는 '국민가수 1등 트로피'를 들고 6년 전 암으로 세상을 떠난 아버지의 산소에 찾아 오열했다. 박창근은 "트로피를 가장 보여주고 싶었던 사람이 아버지"라며 "요즘처럼 사람들이 많이 좋아해주고 그런 것 좀 보셨으면 좋았을텐데. 그럼 조금은 자랑스러워하셨겠죠"라고 전했다.
이어 “제가 만들고 부르는 노래에 대해 자긍심이 없진 않은 편이었거든요. 안 하면 안 되는 사람이 있더라고요. 그러다 죽어도 되는 사람”이라며 자신을 소개했다. 초동안이지만 50대인 그는 "40대가 되면서 힘이 빠졌어요. 어딘가를 향해 가고 있는데 그게 어딘질 모르겠어요. 뭔가 내가 가치를 향해서 가는데 그게 무너지고, 나이는 계속 먹어가고. 내가 지금 향하고 있는 게 무슨 길인가. 내가 이러다가 진짜 없어질 수도 있겠다"라며 뒤늦게 아버지의 진심 어린 걱정을 깨달았다고.
“가시기 전에 제가 병수발 할 때 그때 느꼈어요. 힘이 없는 상황에도 처음으로 나를 안으려고 했었던 게 기억나요. 그때 나한테 미안하다고 그런 거 알아요. 미안한 건 아니에요. 그런데 어쨌든 돌아가시기 전에 그래줘서 고마웠어요”란 말을 전한 박창근은 오랫동안 눈물을 흘렸다.

경기도의 한 카페에서 박창근은 박학기와 만났다. 박학기는 김태원이 직접 연락해 박창근의 존재를 알렸다며 관심 있게 지켜보다 낯이 익다는 걸 알았다고 알렸다. 박학기와 박창근은 대구에서도 이전에 만난 적이 있던 것. 박학기는 "<그날들> 하는 걸 볼 때 목이 광석이보다 낫구나 생각했다"며 극찬했고 박창근은 부끄러워했다.
이어 故김광석의 친한 친구인 박학기는 “박창근을 보면 광석이의 특유의 입모양과 관객을 보는 각도가 비슷해서 연구했나 싶었다”고 물었고, 박창근은 “연구한 건 아닌데 멋있었나봐요. 그래서 자연스럽게 그렇게 된 것 같아요. 김광석 선배님을 봤을 때 ‘저 눈은 뭘 얘기할까’ 늘 궁금했거든요”라 고백했다. 이에 박학기는 "포크가수들은 눈 마주치기 어색해서 먼 데 보는 거야"라며 웃음을 안겼다.
또 박학기는 박창근에게 “네가 노래하는 건 요즘 가수들과 달라. 많이 다녀보면서 느꼈던 길들의 장점만 본능적으로 보여주는 지도 몰라. 그러니까 늦은 게 늦은 게 아닌지도 몰라"라고 위로하며 박창근과 무대를 함께 무대를 꾸몄다. 한국 포크를 잇는 선후배간의 모습이 아름답게 그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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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마이웨이' 방송화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