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최지연 기자] '스타다큐 마이웨이' 박창근이 유하에게 사과를 했다.
6일 방송된 TV조선 예능 '스타다큐-마이웨이'(이하 '마이웨이')에는 '내일은 국민가수'에서 우승한 박창근이 함께 출연했던 유하에게 미안함을 전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박창근은 이솔로몬을 찾아 흰 봉투를 건넸다. 이솔로몬은 "민망하니까 이따 열어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형님"이라고 인사했고, 박창근은 "비밀이에요. 이거 얘기 안 해도 되죠?"라며 제작진들에게 봉투 속 내용물을 숨겼다. 알고보니 봉투 속에는 '국민가수'를 차지한 창근이 탑10 동생들에게 챙겨준 소정의 용돈과 편지가 들어있었다.
이솔로몬은 “형님, 1등하면 뭐해줄 거예요?”라 경연 때부터 물었는데 정말로 며칠 뒤에 “다들 갖고 싶은 거 얘기해”라고 연락이 왔다며 "그때부터 다들 '상금 입금됐냐'고 묻는다"고 전했다. 박창근은 "1등을 하고 “톱10 동생들한테 선물을 돌리겠다고 약속을 했어요. 그런데 형을 너무 생각한 나머지 뭘 받겠다고 말을 안하는 거예요. 그래서 제가 궁여지책으로 소정의 돈을 봉투에 담아서 볼 때마다 줬어요”라 대답했다.

박창근의 집에는 한 팬이 보내준 '약 러브레터'가 눈길을 끌었다. 이는 약사인 팬이 박창근의 건강을 걱정해 때에 따라 맞는 약을 다 적어준 것이라고. 박창근은 고마워하면서도 "저 그렇게 곧 죽을 것 같은 사람 아니에요"라며 손사래를 쳐 웃음을 안겼다. 한 번 이야기를 시작한 박창근은 녹음하는 공간까지 직접 소개했다.
“비싼 스튜디오와는 다르지만 최대한 제가 노력해서 할 수 있는 만큼 했다”며 “저는 전재산이 기타 밖에 없어요”라는 박창근은 "기술이 부족하다고 해도 제 실력으로 커버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였다. 이십여년간의 무명생활을 하며 계속 노래를 짓고 불렀던 그는 작곡집도 구경시켜주었다.
작곡집에는 '여자'라는 곡이 있었는데 그 가사가 “창근이가 되고싶은 창근이의 여자이고 싶어요”여서 관심을 모았다. 박창근은 "유치하지만 안에 있는 걸 토해내야 생명이 유지가 됐던 것 같아요"라며 이 노래를 지었을 당시에 겨우 21살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제가 만들고 부르는 노래에 대해 자긍심이 없진 않은 편이었거든요. 정상적인 생활은 다 필요 없고 안 하면 안 되는 사람이 있더라고요. 그러다 죽어도 되는 사람, 그게 저 같아요”라 덧붙였다.

그는 “40대가 되고 나서는 힘이 빠졌어요. 어딘가를 향해 가고 있는데 그게 어딘질 모르겠는 거예요. 세상에 대해 알았다고 생각했을 때 그게 무너지고, 또 뭔가 내가 가치를 향해서 가는데 또 그게 무너지고 결국 나이는 계속 먹어가고. 내가 지금 향하고 있는 게 무슨 길인가. 내가 이러다가 진짜 없어질 수도 있겠다. 아버지가 그렇게 인정 안하고 말릴 만큼 녹록치 않은 길이구나"라며 아버지의 진심을 알았다고 고백했다.
이후 박창근은 6년 전 암으로 세상을 떠난 아버지의 산소를 찾았다. '국민가수' 1등 트로피를 산소 앞에 둔 그는 “제가 사십이 넘어서까지도 이런 짓 하지 말라고 하시더니만. 마지막날 엄마만 모셨지, 무대에. 아버지 계셨으면 '함 보소, 어릴 때부터 안 말렸으면 내가 더 빨리 될 수 있었다'고 큰소리 칠 수 있었을까? 근데 그게 뭐 중요하겠노”라 담담하게 말하다 울음이 터졌다.
박창근은 술을 뿌리려다 “사실 이거 엄마한테 보다 아버지한테 큰소리치고 싶었어요. 옛날에는 왜 공연하면 몇 사람 안 오고 그럴 때도 많았잖아요. 근데 그것만 보시다가 요즘처럼 사람들이 많이 좋아해주고 그런 것 좀 보셨으면 좋았을 텐데. 그럼 조금은 자랑스러워하셨겠죠”라고 말했다.

이어 “가시기 전에 제가 병수발 할 때 그때 느꼈어요. 힘이 없는 상황에도 처음으로 나를 안으려고 했었던 게 기억나요. 그때 나한테 미안하다고 그런 거 알아요. 미안한 건 아니에요. 그런데 어쨌든 돌아가시기 전에 그래 줘서 고마웠어요”라며 진심을 전했다.
박창근의 집에는 '국민가수'에 함께 출연한 영흠, 동현, 성준과 깜짝 게스트로 유하가 방문했다. 유하는 다른 이들과 포옹을 하며 친근하게 인사했지만 박창근과는 깍듯이 인사를 해 웃음을 자아냈다. 박창근은 유하와 친해지기 위해 양말을 신고 오거나 준비했던 선물을 꺼내 환심을 사는 등 노력을 했다.
이후 조금 편해진 유하에게 박창근은 "내가 1등해서 미안해"라고 말했다. 유하는 1등을 김동현, 2등을 이솔로몬으로 뽑았던 적 있는 바. 유하는 박창근에게 "그러지 않아도 됩니다"라 새침하게 대답했다. 이날 유하는 박창근의 일일 춤선생님이 되어 안무를 가르쳐주었고, 박창근은 곧잘 따라했다. 유하는 박창근의 춤을 보고 만점을 주었다.
또 유하는 박창근에게 선물이 있다며 한 동화책을 꺼냈다. 책에는 "엄마"라는 단어가 반복되어 나왔고 이는 박창근의 결승 무대 후렴에서 반복해 불렀던 '엄마'와 같은 말이었다. 유하는 "제가 읽어봤는데 창근쌤 노래랑 똑같아서 선물하고 싶었어요"라 말했고, 박창근은 “내가 사실 이걸 표현하려고 했거든. 후렴에. 다른 가사들을 많이 생각했어, 사실. 그런데 그거 다 없애고 엄마만 둔 거야. 나이 상관 없는 말인 것 같다, 엄마는. 유하야, 너무 고마워”라 감격했다.

경기도의 한 카페에서 박창근은 박학기와 송창식을 만났다. 박학기는 "김태원에게 연락이 와 박창근의 존재를 알았다"며 "찾아봤는데 낯이 익더라. 한참 생각하니 대구에서 본 얼굴이었다"고 기억했다. 박학기는 “광석이의 특유의 입모양과 관객을 보는 각도가 비슷해서 연구했나 싶었다”고 물었고, 박창근은 “연구한 건 아닌데 멋있었나봐요"라 대답했다.
이어 "요즘 가수들은 노래를 참 잘하는데 비슷해. 그런데 창근은 좀 다른 것 같다"며 "늦은 게 늦은 게 아닐지도 모른다"고 위로했다. 곧 송창식도 이 자리를 찾아 대화를 나눴다. 송창식은 "국민가수에서 우승했대서 핸드폰으로 찾아봤어. 오랜만에 기분좋은 가수가 나왔네”라며 우승을 축하했다.
이에 박학기는 “형님이 예전에 전화도 안 쓰셨어. 연락하려면 집에 찾아가야 했어. 그런데 찾아서 보셨다는 건 정말 큰 일이야”라고 감탄, 박창근은 감격해서 울기 직전의 얼굴이 되었다. 송창식은 박창근을 보고 “나이가 정말 안 들어보이네. 곡도 혼자 쓰나?”라 물었고, 박창근은 이에 대한 고민으로 “곡들이 대중적이지 않다는 얘길 들었어요”라 말했다.

그러자 송창식은 “노래 자체가 대중적이지 않으면 노래를 지금보다 훨씬 잘해야 돼. 그러면 대중적이 돼. 음악은 머리로 하는 게 아니라 몸으로 깨우쳐야 해”라 조언, 박창근은 “'국민가수' 나가길 잘했다는 생각이 참 많이 드는 하루예요. 사무치게 새겨가겠습니다”라 답했다.
이후 박창근은 대구의 김광석 다시그리기 길을 찾아 지난날을 추억했다. 박창근은 대학생 때 김광석의 무대를 보고 음악을 시작했다고. 그는 "자그마한 사람이 무대에서 노래하고, 기타치고, 하모니카 부르고. 그런데 그렇게 무대가 커 보일 수가 없었어요. 그게 감동인가 싶어요. 김광석 콘서트에 게스트로 서고 싶은 꿈. 그 꿈이 있었어요. 전역을 하고 해야겠다는 그걸로 군대를 버텼던 거 같아요. 그런데 이등병 때 그 소식을 들었죠”라 말했다.
김광석 상의 옆에서는 “김광석 노래는 본인이 하지 않는 이상 감동을 주기는 어렵다. 저는 아직 택도 없다”며 “저는 형님 따라서 어떤 상황이 주어져도 선배님 노래하신 그 모습처럼 그렇게 노래하고 살고 싶어요. 관객들애게도 뭔가 보답하는 가수로 남고 싶어요. 그게 선배님 앞에서 하는 맹세”라고 다짐을 밝혔다. 이곳에서 김광석의 '서른 즈음에'를 즉석으로 불러 시민들의 호응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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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마이웨이' 방송화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