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착취물 장면 죄송"..'지우학' 감독 밝힌 #오징어게임 비교 #시즌2 #절비 [인터뷰 종합]
OSEN 하수정 기자
발행 2022.02.07 14: 44

'지금 우리 학교는' 이재규 감독이 월드 랭킹 1위 소감을 비롯해 '오징어 게임' 황동혁 감독과의 친분, 학폭 선정성, 시즌2 언급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공개했다.
7일 오전 온라인 생중계를 통해 넷플릭스 '지금 우리 학교는(이하 지우학)'의 연출을 맡은 이재규 감독의 화상 인터뷰가 진행됐다.
'지금 우리 학교는'은 동명의 원작 웹툰을 바탕으로 만들어졌으며, 좀비 바이러스가 퍼진 한 고등학교에 고립된 이들과 그들을 구하려는 자들이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극한의 상황을 겪으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총 12부작의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다. 

6일(현지시간) OTT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패트롤에 따르면, '지금 우리 학교는'은 넷플릭스 '오늘의 TOP 10' TV 시리즈 부문에서 9일 연속 1위에 올랐다. 현재 837포인트로, 2위 '검은 욕망(Dark Desire)'의 514포인트를 크게 따돌리고 압도적인 수치로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여기에 공개 이후 넷플릭스 글로벌 TOP 10 TV(비영어) 부문 1위까지 차지하면서 전 세계적인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해 9월 선보인 '오징어 게임'이 전 세계를 흔들었다면, 5개월 만에 다시 한번 '지우학'이 글로벌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오징어 게임' 부럽지 않은 흥행 기세와 관심을 받고 있는 중이다.
이재규 감독은 "반응이 좋고 긍정적으로 얘기를 해주시고 재밌어 하신다는 게 신기하다"며 "지금 얼떨떨하고 여타 기관에서 '드라마 세계 1등'이라는 얘기를 들었을 때 정말 신기하다"며 소감을 밝혔다.
이어 "그동안 제작진과 2년간 같이 일했던 시간이 주마등처럼 지나가고 그렇다. 이렇게 되리라곤 예상하지 못했다"며 "저희가 되게 열심히 어떤 진심을 가지고 극을 만들었다. 드라마 안에 담겨 있는 어떤 정서나 이야기들을 느껴주시지 않았나 생각한다. 나도 이렇게 반응이 좋을 진 몰랐다"고 말했다.
"인기 비결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라는 질문에 "전 세계가 좀비물에 관심이 있는 것처럼, 감히 말씀드리면 테크니컬 스태프들, 무술 팀, 우리 좀비 가족들, 안무가까지 구현해내는 능력치들이 예상했던 것보다 높았고 풍족해서 재밌게 즐기신 것 같다"며 "좀비물은 성인들이 대상이고, 성인들이 어떻게 반응하느냐가 많은데 '지우학'은 청소년들이 이 상황에서 어떻게 반응하는지 그게 새롭고 신선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답했다. 
극 중 좀비도, 인간도 아닌 신인류 '절비(절반만 좀비)' 개념이 등장하는데, 남라, 귀남, 은지 등이 이에 해당된다.
이재규 감독은 "코로나 바이러스도 10명이 같은 공간에 있지만 2명은 감염되고, 누구는 감염이 안 되고, 나머지는 잠복기를 거친다"며 "면역 체계에 따라 다르듯이 좀비 바이러스도 돌연변이가 있지 않을까, 그러면 조금 더 새로운 좀비 얘기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래야 이야기의 확장성을 줄 수 있을 것 같았다"고 했다. 
이어 "남라는 면역자다. 은지나 귀남은 좀비인데 살아 있는 좀비인 셈이다. 보통 좀비는 죽고 나서 되는데 죽지 않은 좀비, 이모탈이다. 면역자는 다른 사람을 감염시키지 못하고, 이모탈은 타인을 감염시킬 수 있다. 그런 상태의 분류가 된 것"이라며 "더 구체적인 건 스포일러라서 말씀드리기 어렵고, 공포심보다 강력한 의지로 절비(절반만 좀비)가 됐다고 해석하는 분들도 있던데 그건 아니다. 다양한 인간군상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답변했다.
'지우학'은 원작 웹툰을 드라마로 옮긴 만큼, 그대로 가져온 내용도 있고 각색한 부분도 있다. 감독에 따르면 표현 수위는 훨씬 순화된 편이다. "웹툰이 영상물로 구현됐을 때 견디기 힘들 수도 있겠더라. 드라마를 쉽고 재밌게 즐길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어느 정도 순화시킨 것들이 있다. 원작에선 나연, 귀남 등이 더 폭력적인 지점이 있었다. 그건 또 원작의 미덕이기도 하다"고 했다.
이런 과정에서 초반 등장하는 일부 학교 폭력(학폭) 장면은 공개되자마자 논란이 되기도 했다. 윤귀남(유인수 분)을 포함한 효산고 일진들이 학폭 피해자 은지(오혜수 분)의 교복을 벗기고 성착취물을 찍거나, 임신한 10대 여고생 희수가 화장실에서 혼자 출산하는 장면 등은 지나치게 자극적으로 연출돼 비판이 쏟아졌다. 
이재규 감독은 "우리 사회는 많은 비극이 일어나는데, 그 비극을 우리가 단순하게 보여줘서 자극하고 그걸로 인해 관객들을 끌어들이려고 한 건 절대 아니다"며 "뒤에 은지를 보면 알지만 자기 목숨보다도 본인이 당한 그 모습이 노출되는 게 두려워서 죽는 일이 있어도 그걸 없애려고 하는 모습이 나온다. 가해자들이 행한 행동이 얼마나 잔인한 지 느낄 수 있었으면 했다"며 연출 의도를 설명했다 
또한 "그러기 위해선 기본적인 설정 값이 있어야 했고, 은지가 죽으려고 하는 상황까지 만들려다 보니깐 그런 것들이 있어야 했던 것"이라며 "희수 같은 경우는 현실에서 기사화되는 일도 있는데, 원치 않는 임신은 우리한테 일어나는 현실이다. 어떤 순간 아이를 버렸는데, 곧바로 아이를 지키겠다는 18살짜리 소녀의 모습이 전체적인 이야기와 닮아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재규 감독은 "온조의 아버지, 청산의 어머니, 지민의 부모님도 자식을 구하겠다고 학교 앞까지 왔다. 희수도 버린 아이를 구하겠다고 바로 달려갔다. 최소한의 책임감을 보여주기 위해서 필요했던 장치들"이라며 "그럼에도 원치 않게 과하게 전달됐다거나 혹시 불편한 분들이 계시다면 연출자로서, 기획자로서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며 사과했다. 
'오징어 게임' 황동혁 감독과 서울대 동문 출신인 이재규 감독은 "개인적으로 황동혁 감독은 내 절친이고, 정말 친한 친구다. 지난해 '오징어 게임'이 잘 됐을 때 직접 전화를 했었다"며 "'야 이게 내년에는 우리 드라마도 나가야하는데 '오징어 게임' 때문에 부담 돼 죽겠다'고 했었다. 그랬더니 황동혁 감독이 '무슨 부담이 되냐? 어쩌면 문을 살짝 열어놓은 건데 부담 가지지 말고 해라. 나한테 고마워해야 되는 것 아니냐?'라고 하더라"며 에피소드를 공개했다.
그는 "진짜 부담이 많이 됐다. 지금도 계속 그런 비교가 되고 있는데, 솔직히 '오징어 게임'은 넘사벽이라고 생각한다. 전 세계 많은 시청자 분들이 '오징어 게임'으로 한국 콘텐츠에 많이 관심을 가지는 것 같다. '오겜'이 문을 열어줬고, '지우학'이 '오겜' 이후 뒤를 잇는 첫 작품이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시즌2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나?"라는 질문에는 "시즌2를 할 수 있으면 좋을 것 같은데 지금 여러가지 상황들도 있고, 어떻게 될지는 봐야될 것 같다"며 "시즌1을 사랑해주시고 좋아해주시면 시즌2가 가능할 것 같은 바람과 소망이 있다. 시즌2를 염두해 두고 설정한 게 있어서 시즌2가 나온다면 조금 더 재밌고 확장된 이야기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1이 인간들의 생존기였다면 시즌2는 말의 어폐가 있을 수 있지만 좀비들의 생존기가 될 것 같다"며 바람을 드러냈다. 
한편 '지금 우리 학교는'은 지난달 28일 넷플릭스에서 190여 개국에 공개됐다.
/ hsjssu@osen.co.kr
[사진] 넷플릭스 제공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