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는 국가적 영웅이었지만 이젠 라이벌이 된 빅토르 안, 안현수. 그런데 그의 아내에게도 비난의 화살이 쏠리고 있다. 2022 베이징 동계 올림픽 쇼트트랙 경기에서 이해할 수 없는 판정으로 대한민국 선수들이 다수 실격된 이유에서다.
7일 열린 쇼트트랙 남자 1000m 준결승전에서 황대헌과 이준서는 각기 다른 조에서 최선을 다해 빙판을 누볐다. 황대헌은 조 1위로, 이준서는 조 2위로 결승 진출에 성공했지만 비디오 판독 이후 실격 처리돼 전국민을 분노하게 만들었다. 이 일로 중국 선수들이 금메달과 은메달을 가져가 더욱 그랬다.
이에 중국 대표팀 기술코치로 가 있는 안현수를 향한 비난이 집중됐다. 안현수는 과거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쇼트트랙 영웅이었지만 빙상연맹의 파벌 논란을 이유로 2011년 러시아로 귀화했다. 현재는 김선태 감독과 함께 중국 쇼트트랙 대표팀을 이끌고 있다.

중국팀이 어부지리로 메달을 가져가자 안현수는 물론 그의 가족에게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전 국민이 쇼트트랙 편파 판정 때문에 분노하고 있는 상황에서 안현수의 아내 우나리가 인스타그램을 통해 공구 이벤트를 홍보했다는 이유에서다. 개인 인스타그램 계정 댓글창이 막혀 있자 많은 누리꾼들은 공구 계정을 찾아가 비난과 쓴소리를 퍼붓고 있다.
이미 안현수가 “제가 하는 일이 누군가에게 비판받아야 하는 일이라면 달게 받을 것이고 제가 짊어진 관심의 무게에 비해 늘 부족함이 많은 사람이다. 저 만나 고생하고 있는 가족들을 향한 무분별한 욕설이나 악플들은 삼가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라고 호소했음에도 이들 가족을 향한 악플이 집중되고 있다. 안현수가 해당 사과문을 삭제하자 그의 아내에게 더 큰 불똥이 튀고 말았다.

한편 선수단 윤홍근 단장은 8일 오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스포츠는 페어플레이가 담보되어야 한다. 현장에 있는 3명의 심판진이 전부가 아니다. 경기를 지켜본 전 세계 80억 인류 전원이 심판”이라며 “경기 종료 후 현장에서 강력한 이의를 제기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ISU 및 IOC에 항의 서한을 발송했으며 IOC 위원장과의 즉석 면담도 요청한 상태라고 알렸다. 다만 일부에서 요청하고 있는 대회 보이콧은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에 ISU는 "베이징 동계올림픽 남자 쇼트트랙 1000m 경기에 대한 한국 선수단의 이의제기가 있었다. ISU의 규정을 기초하여 한국, 헝가리 선수단의 이의제기는 받아들일 수 없다. 경기장에 있었던 심판진의 최종 판정을 지지한다"라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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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SNS, 지형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