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의 맛, 끝까지 맛있다" '방송최초 사찰음식 대결' 적문스님 승리 ('외나무식탁') [어저께TV]
OSEN 최지연 기자
발행 2022.02.11 07: 00

‘외나무식탁’ 적문스님이 사찰음식 대결에서 승리를 거뒀다.
10일 방송된 JTBC '밥상 라이벌전 외나무식탁'에서는 사찰음식 대가들의 대결이 그려졌다.
본격적인 대결에 앞서 박찬일 요리연구가는 "수행으로서 밥 짓는 걸 연구하는 스님들이 많지 않다"며 두 스님을 소개했다. 바로 평택 수도사의 적문스님과 경주 보광사의 보문스님. 적문스님은 “밥 짓는 게 가장 많은 복을 쌓는다더라”고 말한 뒤 ”예전엔 남자스님이 앞치마를 두르고 사찰음식을 하는 게 경악할 만한 일이었다"며 차가운 눈길을 이기고 철저한 조사를 통해 사찰음식을 1000여 가지 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이에 보명스님은 "밥은 곧 나다"라며 "식재료 자체가 주는 맛이 있어서 양념을 강하게 하지 않는다"며 30년 이상의 경력을 가진, 숨은 고수의 면모를 드러냈다. 특히 박찬일 요리연구가는 "보명스님은 제가 생각하는 진정한 절밥 요리사"라며 "그의 음식을 먹다가 울컥했던 기억이 있다"고 고백했다. 양념이 강하지 않고, 식재료의 맛을 살려내는 음식이 감동을 주기 때문이라고.
이날 사찰 음식 답사를 위해 나선 건 조나단과 허영지, 강호동과 효정이었다. 조나단과 허영지는 보명스님이 계신 보광사로 향했다. 짧게 절을 둘러본 뒤 보명스님의 음식을 맛 본 이들은 감탄을 금치 못했다. 허영지는 "먹으면 먹을 수록 고사리 향이 올라온다"며 고사리김치전을 칭찬했고, 조나단은 더덕 고추장 구이를 맛본 뒤 말을 잇지 못하다 "큰일 났다"고 중얼거렸다. 그런 뒤 "더덕은 무조건 가야해"라며 골랐다.
'외나무식탁' 방송화면
보명스님은 잘 먹는 이들에게 다른 음식들도 권했다. 그중 눈에 띄는 건 호박탕이었다. 늙은 애호박을 물에 끓여 소금, 설탕, 매실청으로 간을 한 것. 허영지는 "백살까지 살 수 있겠다"고 건강한 맛에 감탄, 조나단은 "먹으면 먹을수록 단 맛이 플러스된다"며 밥을 싹싹 긁어먹었다. 이를 보던 이용진과 허영지는 "너 서울에서부터 뛰어왔니?" "어제부터 밥을 안 먹은 건 아니지?"라며 걱정했다. 조나단은 "아침도 먹고 왔는데 절밥이 너무 맛있어서 참을 수 없다"고 답했다. 
한편 강호동과 효정은 평택의 수도사 앞에서 만났다. 강호동은 효정을 보자마자 "오마이걸님"이라고 부르며 웃음을 자아냈다. 효정은 싹싹하게 자신을 소개한 뒤 강호동과 걸으며 수도사로 향했다. 강호동은 효정에게 "사찰음식을 좋아하느냐"고 물었고, 효정은 "평소에는 갈비찜이나 찜닭 같은 걸 좋아한다. 그런데 사찰음식도 사시사철 나는 나물을 맛볼 수 있어 좋다"고 밝혔다.
'외나무식탁' 방송화면
둘이 수도사에 도착하자 적문스님은 가마솥밥을 보여주었다. 강호동은 "가마솥밥은 어떻게 익었는지를 알 수 있냐"고 물었다. 그러자 적문스님은 "가마솥 바깥으로 밥물이 나오는데 밥물이 진해지면 밥이 다 됐다는 신호"라고 답했다. 이때 강호동이 눈물을 흘리는 시늉을 하며 "가마솥의 눈물이네요, 깨달음의 눈물인가요?"라 물었다. 그러자 적문스님은 "우리가 눈물이 나는 건 연기 때문에 나는 거예요"라 즉답해 강호동을 무안하게 했다.이후 한상차림을 준비하는 중 강호동은 "두부에도 무어라 쓰여있다. 무슨 뜻이냐"고 물었다. 두부에 쓰인 글씨는 '강릉'으로 마트에서 사왔기 때문에 적힌 것. 적문스님은 "예전에는 식재료도 다 농사지어서 했는데 이제는 마트를 애용한다"고 담담하게 고백했다. 
적문스님이 차린 한상을 맛본 강호동은 "방송이니까 물어보겠다"며 "이제 경쟁을 해야할 텐데 얼마나 승산이 있다고 보시냐"고 물었다. 이에 적문스님은 "100프로"라며 자신감을 전했다. 하지만 곧 "많은 분들이 보시기 때문에 부담이 됩니다. 그래도 열심히 해봐야죠"라고 다소 누그러진 모습을 보였다. 이를 들은 강호동은 "슴슴한데 모자람이 없다"며 한상을 극찬했고, 효정도 "방풍나물과 연근지짐은 족발과 막국수를 함께 먹는 것처럼 좋은 조합이다"라고 평했다.
시간이 흘러 적문스님과 보명스님은 각자 두 명의 제자와 함께 녹화장을 찾았다. 녹화 전 조리대를 체크한 두 팀은 서로의 준비정도를 보며 견제했다. 특히 적문스님은 "호박은 자르기 어려울 텐데"라며 보명스님팀의 요리를 걱정하는 여유로운 모습을 보였다. 이에 보명스님팀의 팀장인 김준현은 대기실을 찾아 "보명스님, 물욕을 가져주세요"라고 응원했다. 보명스님은 "보광사의 음식을 맛보셨다면 놀랐을 겁니다"라며 외유내강을 보여주었다.
'외나무식탁' 방송화면
대결 전, 적문스님은 “치밀하게 예행연습을 해왔습니다. 오늘 예감은 2분 정도 남겨놓고 끝낼 것 같아요”라고 느긋이 전했고, 보명스님은  “우선 만나뵙게 되어 감사하고, 사찰음식을 알리시는 걸 보고 대단하시다 생각했어요. 오늘 함께 음식하게 되어 영광이지만 그래도 직접 농사를 지어 저희 음식이 이기지 않을까 생각합니다”라 응답했다. 
이들이 해내야할 것은 30분동안 반찬 셋과 국, 밥으로 이루어진 식판 20개를 완성하는 것. 다만 20분 뒤 한 명, 25분 뒤 한 명이 조리를 그만해야하기 때문에 전략도 중요했다. 보명스님은 맡은 음식에 따라 적문스님은 경력에 따라 퇴장할 순서를 정했다. 빛처럼 시간이 빨리 흐르고 연예인 판정단이 음식을 맛보게 되었다.
슬리피는 "사찰에서 맛있는 거 드시는 구나"라는 말로 감탄했고 김준현은 “스님들이 해주셨기 때문에 발우공양을 하겠다, 단무지 하나라도 남겨놨어야했는데 배추잎 하나 안 남겨서 어쩌냐”며 하나 빠짐없이 먹을 만큼 맛이 있었다고 전했다. 여기에 이용진은 "가수 적재도 불자인 것 같다. '나랑 절 보러 가지 않을래' 부르지 않았냐"고 다소 무리수를 던졌고, 구준회가 이를 감미롭게 불러 환기시켰다.
'외나무식탁' 방송화면
40대에서 60대로 이루어진 블라인드 평가단은 적문스님의 음식에 “음식에서 진정성이 느껴진다. 밥 안에 삼라만상이 다 들은 것 같다” “고수의 맛, 끝까지 맛있다”고 평가했고, 보명스님의 음식에는 "자극적이지 않고 맛이 좋았다"고 평했다. 평가단은 6대 9로 적문스님의 손을 들어주었다. 
적문스님은 “멀리서 온 보명스님께서 양보를 해 주셔서 승리할 수 있었습니다. 다시 한 번 스스로를 점검할 수 있도록 해 준 보명스님께 간절한 마음으로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고 소감을 밝혔고, 보명스님 “잘 마쳤다는 생각이 들고요. 맛있게 드셨으면 감사합니다. 사찰음식 많이 알려주신 적문 스님께 감사드리고 축하드립니다”고 인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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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외나무식탁' 방송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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