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최선을 다하지 않았을 뿐’ 박해준의 연기 변신이 시작된다.
11일 오전 티빙 오리지널 ‘아직 최선을 다하지 않았을 뿐’ 제작발표회가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이날 자리에는 임태우 감독과 배우 박해준, 김갑수, 박지영, 이승준, 김도완, 박정연 등이 참석했다.
‘아직 최선을 다하지 않았을 뿐’(이하 아직 최선을)은 44춘기 자발적 백수가 웹툰 작가의 꿈을 안고 자신만의 속도로 ‘갓생’에 도전하는 웃픈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다. 계획 없고, 철 없고, 돈 없는 ‘미운 마흔4살’의 남금필(박해준)이 충동적으로 회사를 때려 치우고, 웹툰 작가가 되기 위해 도전하는 ‘갓생’ 살기 프로젝트가 웃음과 공감을 선사할 전망이다.

임태우 감독은 “동명의 원작 만화를 보고 나서 깊은 감동을 받았다. 어두운 이야기들이 많았다. 상처 받은 사람들이 많이 등장하는데, 그 분들이 자기 인생 앞에서 당당한 자존심을 지키려고 했고, 더 재밌던 건 그런 사람들을 만나가는 금필의 당당한 유머였다. 따뜻한 시선과 당당함에 나도 지켜보다가 마음이 편해지고 머리가 맑아진 기분이었다. 그래서 꼭 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임태우 감독은 “원작이 일본의 것이고, 마이너한 감성이 있다. 옮겨오면서 그 작품의 에너지를 끌어 안을 수는 없다고 생각했고, 조금은 밝은 이야기와 일상적인 이야기로 구성을 하게 됐다. 금필과 동네 주민의 이야기로 일상적이고 작은 삶의 기쁨을 찾아가는 모습을 그려야겠다 생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작이 보여준 인생을 받아들이고 유쾌하게 나아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런 것들은 원칙을 세워서 나아갔다”고 이야기했다.

박해준은 계획 없고, 철 없고, 돈 없는 ‘미운 마흔4살’의 남금필 역을 연기한다. 온갖 무시와 구박에도 기죽지 않고 당당하게 자신만의 길을 걸어가는 이 시대 정신 승리의 아이콘이다. 박해준은 “대본 받은 날 저녁에 무조건 하겠다고 했다. 내가 해보고 싶었던 거 같다. 좀 더 사람 냄새 나는 걸 해보고 싶었는데 마침 제안을 받아서 좋았다. 촬영하면서 너무 재미있었다”고 말했다.
박해준은 “외형적으로만 봤을 때 원작의 그분에게는 죄송하지만 내가 더 낫지 않나 싶다. 그런 부분이 고민스러웠다. 어릴 때 내가 ‘동네 좋은 아저씨가 꿈이다’라고 말한 적이 있다. 이 작품이 그렇게 바랐던 것들을 위한 게 됐다. 외형적으로는 그렇지만 내 안에 있는 근본적인 인간의 성질이 금필과 비슷하다. 나는 철 들었다고 이야기 할 수 없는 인간이다. 즐겁게 하면 좋은 역할로 만들어질 수 있겠다 싶었다. 체중을 늘렸다고도 하시는데 그냥 놔뒀을 뿐이다”고 말했다.

김갑수는 낙천적이고 태평한 아들 남금필과 덕에 하루하루 복장 터지는 나날을 보내는 동진 역으로 ‘아직 최선을’에 함께한다. 김갑수는 “임태우 감독, 박해준과 처음 만나서 어떤 사람인가 같이 작업을 해보고 싶었다. 가족드라마라는 점에서 선택을 하게 됐다. 요즘 작품들이 자극적인 부분이 많은데 이건 그런 게 없다. 베일에 쌓인 재미있는 음모는 있을 수 있다. 가족 이야기이고, 아파트 주민들의 이야기라는 점에서 선택을 하게 됐다”고 이야기했다.
특히 김갑수는 ‘아직 최선을’이 독특한 정서를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원작이 있어도 옮길 때 맞지 않는 부분이 있는데, 그런 부분을 잘 옮겼다. 원작을 보지는 못했다. 중요한 건 우리가 어떻게 만들어가느냐다. 그런 부분에서 새롭게 느껴졌다. 뭐라고 말로 표현은 어렵다”고 이야기했다.

박정연은 극 중 철없는 아빠 금필 밑에서 자라 어릴 때부터 일찍 철이 들 수밖에 없던 금필의 하나 뿐인 딸 상아 역을 맡았다. 어른들의 걱정을 덜어주고 싶은 상아는 물만 주면 쑥쑥 크는 콩나물처럼 나무랄 데 없이 알아서 잘 자라는 인물이다. 박정연은 “각 캐릭터가 매력이 있게 나왔고, 따뜻한 가족 이야기에 끌려서 하고 싶었는데 함께 할 수 있어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박정연은 “처음에 너무 좋았는데 부담도 됐다. 나만 잘하면 되는데라는 생각이 컸다. 박해준, 김갑수의 이름만 들어도 든든했다. 촬영을 시작하니 더 든든했고, 또 다른 가족이 생긴 기분이 들었다. 지금도 정말 든든하다”고 이야기했다.

김도완은 한주혁 역을 맡았다. 한주혁은 중국집 아르바이트부터 흥신소까지 돈 되는 일이라면 안 해본 일 없는 인물로, 현재는 흥신소 직원이다. 몇 번의 우연으로 금필에게 도움을 주게 됐는데, 다짜고짜 친구가 되면서 우여곡절을 겪을 전망이다. 김도완은 “한주혁에게 연민을 많이 느꼈다. 선배님들과 작업할 수 있는 게 흔치 않아서 배울 게 많을 것 같았다. 열심히 오디션을 봐서 캐스팅이 됐다. 감사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청춘의 모습으로 돌아온 김도완은 “연기하며 어려웠던 점은 선배님들과 촬영하기에 내가 긴장을 많이 했던 부분이지만 선배님들이 워낙 유쾌하고 에너지가 좋아서 금방 편해질 수 있었다. 현장에서 늘 연기하시는 걸 보면서 감탄하고 배웠다”고 이야기했다.

박지영은 금필 가족이 사는 아파트의 깐깐한 동 대표 봉연자 역을 맡았고, 이승준은 금필과 모든 게 정반대지만 유일한 30년지기 베스트 프렌드 엄인찬 역으로 시청자들과 만난다.
박지영은 “작은 데 단단한 이야기다. 내가 좋아하는 이야기다. 연기하기도 쉽다면 쉽고 어려울 수 있다. 새로운 배우들과 현장에서 보고 싶었고, 감독님의 전작을 잘 봐서 여러 가지가 내게는 새로운 경험이겠다 싶어서 도전하게 됐다. 음모는 있다”고 말했다. 이승준은 “대본이 자극적이지 않아서 좋았고, 박해준이 한다고 하고, 김갑수, 박지영과 함께 해보고 싶어서 선택을 하게 됐다”고 이야기했다.

박지영은 “봉연자를 연기하며 생각하지도 못한 것들이 나온 게 있었다. 봉연자는 사랑이다. 돈만 많은 게 아니라 사랑도 넘친다”며 “김갑수와 호흡을 많이 맞춘다. 그동안 무게 있는 역할을 많이 하셨는데 유머가 많으시다. 정말 찐웃음이 많았다”고 떠올렸다.
이승준은 “금필도 그렇지만 인찬은 겉으로는 멀쩡해보이지만 이혼남의 외로움, 현실에서 부딪히는 일 등 공감되는 부분이 많았다. 사회에 그런 사람들이 많겠다 싶었다. 금필과 관계도 중요하지만 개인적으로 인찬 가족의 이야기를 리얼하게 보여주고 이 중년 남자가 가진 고독함을 신경 써서 표현하고 싶었다”고 이야기했다.

임태우 감독은 “아주 좋은 원작을 가지고 시작했다. 작고 사소한 이야기지만 어려운 순간들에 진실과 진심을 포착하려고 노력했다. 이야기를 따라가시면 작은 위안을 얻으실거다. 원작을 좋아하신 분들은 저희 드라마 좋아해주실 거라고 생각한다”고 추천했다.
티빙 오리지널 ‘아직 최선을 다하지 않았을 뿐’은 오는 18일 공개된다. /elnino8919@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