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쇼트트랙 간판’ 최민정(24, 성남시청)이 딱 하나 남은 금메달 획득에 도전한다. 이미 은메달 2개를 수확한 최민정이 주종목 1,500m에서 우승하면 12년 만의 여자부 ‘노골드’를 막아 세울 수 있다.
최민정은 오는 16일 오후 8시 30분(한국시간)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경기장에서 열리는 ‘2022베이징동계올림픽’ 여자 쇼트트랙 1,500m 준준결승에 나선다. 같은 날 결승전까지 열린다. 여자부 마지막 경기다.
2연패를 노리는 최민정이다. 그는 2018년 평창 올림픽 때 이 부문 정상을 차지했다. '디펜딩 챔피언'이다.

지난 11일 은메달을 딴 1,000m와 더불어 최민정의 주종목이 바로 1,500m다. 평창 무대 금메달뿐만 아니라 최민정은 2018년・2019년 세계선수권에서 1,500m 2연패를 달성한 전력도 있다.
이번 올림픽에서 은메달 두 개(1,000m・3,000m계주)를 따낸 최민정은 마지막 남은 1,500m에서 금메달로 유종의 미를 거두겠다는 각오다.
분위기는 좋다. 그는 1,000m에서 은메달을 딴 후 마르지 않는 눈물을 쏟아내며 잠깐 국민들의 마음을 졸이게 만들었지만, 이내 “기뻐서 흘리는 눈물”이라며 모두를 안심시켰다.
긴장이 풀린 그는 13일 여자 3,000m 계주에서도 은메달을 따냈다. 마지막 주자로 나서 3위에서 레이스를 하던 최민정은 막판에 치고 올라가 2등으로 결승선을 지났다.
몸도 풀리고 긴장도 풀린 최민정의 시선은 이제 1,500m로 향한다. 이상적인 결과는 금메달이다.
■ 한국 여자 쇼트트랙 역대 올림픽 성적
![[표] 노진주 기자](https://file.osen.co.kr/article/2022/02/14/202202141718773044_620a2a01b950a.png)
한국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은 쇼트트랙이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1992년 알베르빌 대회와 2010년 밴쿠버 올림픽을 ‘노골드’로 마무리했다.
2개 종목만 열린 알베르빌에서는 500m서 당시 고교생들이던 김소희(46)가 9위, 전이경(46)이 12위에 그쳤고 3000m계주에는 출전하지 못했다.
밴쿠버 무대 땐 이은별(32)이 1,500m에서 은메달, 박승희(32)가 1000m・1500m에서 2개의 동메달을 획득했다. 금메달 소식은 없었다. 여자 계주에서 한국이 가장 먼저 결승선에 스케이트화를 내밀었지만, 중국과 충돌로 실격당해 다잡았던 금메달을 놓쳤다.
당시 여자부의 ‘노골드’ 아쉬움이 크게 부각되진 않는 분위기였다. 이를 달래줄 낭보가 많았기 때문이다. ‘피겨 여왕’ 김연아(33)가 한국 피겨 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을 따냈다. 더불어 이상화, 모태범(이상 33), 이승훈(34, IHQ)이 나란히 스피드스케이팅에서 금을 캤고, 남자 쇼트트랙에선 이정수(33)가 2관왕 소식을 들려줬다.
12년 만에 한국 여자 쇼트트랙은 올림픽 ‘노골드’ 가능성과 마주해 있다.
대회를 앞두고 선수단을 요동치게 만들었던 ‘심석희 사태’가 있었지만 잘 이겨내 베이징에서 은메달 소식을 전해준 선수들에게 그 누구도 금메달을 강요하지 않는다. 대한체육회가 금메달 목표치를 1~2개로 잡은 것도 이와 같은 마음 때문이다.
강요는 없지만 금메달 획득을 소원하는 마음은 어쩔 수 없다. 4년간 극한의 훈련과 역경을 이겨낸 선수들이 가장 짜릿한 보상을 받았으면 하는 마음에서다. 마지막 금메달 희망을 안고 있는 선수가 바로 '심석희 사태'로 가장 힘들었을 최민정이다. 저절로 두 손이 모아질 수밖에 없다.
최민정이 마지막 하나 남은 여자부 금메달을 정조준한다. '노골드', 그리고 그간 힘들었던 기억을 끊어내기 위한 마지막 질주가 시작된다. /jinju217@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