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서를 스크린에 옮긴 '인민을 위해 복무하라'가 관객들을 찾아온다.
14일 오후 서울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는 영화 '인민을 위해 복무하라'의 언론시사회가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주연 배우 연우진, 지안, 조성하, 장철수 감독 등이 참석했다.
'인민을 위해 복무하라'(감독 장철수, 제공배급 제이앤씨미디어그룹, 제작 표범영화사, 공동제작 조이앤시네마)는 출세를 꿈꾸는 모범병사 무광(연우진 분)이 사단장(조성하 분)의 젊은 아내 수련(지안 분)과의 만남으로 인해 넘어서는 안 될 신분의 벽과 빠져보고 싶은 위험한 유혹 사이에서 갈등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화제의 금서를 원작으로 만들어진 청불 멜로다.
'은밀하게 위대하게' 이후 9년 만에 신작으로 돌아온 장철수 감독은 "10년을 넘지 않아서 다행이고 어제 잠이 안 오더라"며 "오늘 무슨 말을 할까 싶었다. 신이 나에게 영화 만들기와 남의 영화를 보는 것 중에 하나만 선택하면 어떤 걸 할거냐고 묻는다면 남의 영화를 선택할 것 같다. 그동안 다른 사람의 영화를 보면서 큰 힘을 얻었다. 이 영화도 다른 사람을 위한 영화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지금 이 영화를 연출한 이유에 대해 "1970년대 사회주의 이야기가 현대 자본주의 이야기보다 더 자본주의와 현대인을 잘 표현한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이 시점에 꼭 이야기를 해야겠다고 생각했고, 하고 싶었다"며 "금서가 영화로 만들어졌는데 지금은 쉬워보이지만 처음 이야기를 들고 다녔을 땐 '총 맞는 거 아니냐?' 했다. 자꾸 그런 이야기를 듣다보니 무섭더라. 원작 작가님은 더 어려운 이야기를 했는데 창피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이 작품을 하면 작가님과 작품에게 누가 되지 않아야겠다 생각했다. 이게 내 유작이 될지도 모르겠다고 느꼈고, 더 잘 만들어야겠다 싶더라. 그럴 만한 가치가 있었다"고 했다.


연우진은 극 중 출세를 꿈꾸는 모범병사 무광으로 분해 열연했고, 수련을 연기한 지안과 파격적인 19금 베드신까지 소화했다.
연우진은 "지금 많이 얼떨떨하고 편집 과정에서 후시 녹음하는 후반 작업 등 지난주까지 아등바등 최선을 다했다. 마지막 남은 힘까지 다 쥐어짜내서 기진맥진했다"며 "텅 빈 마음 상태로 영화를 보니까 울컥한 마음이 배가 됐다. 감독님께서 오래 준비하신만큼 나도 시간을 인내했다. 감독님께 수고하셨다는 말을 하고 싶다"며 완성된 작품을 접한 소감을 밝혔다.
캐스팅 초기단계부터 감독과 함께한 연우진은 "우리 작품에 여러 매력이 있겠지만 영화를 보고 나서 느껴지는 감정들에 대해서 두고두고 계속 찾아볼 수 있는 영화이길 바랐다. 영화 산업이 발전함에 따라서 표현하는 한계치가 넓어지고 있지만 감정을 건드리고 본능을 건드리는 희소성이 커지는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영화가 그런 영화라고 생각했다. 시간이 지났을 때 다시 한번 찾아보는 영화라고 생각해서 함께 하게 됐다"며 참여한 이유를 공개했다.
연우진 파격적인 베드신을 선보였는데, "기다림의 시간이 어렵고 긴장됐지, 막상 촬영이 들어가고 크랭크인 이후에는 정신없이 지나간 하루 하루였다"며 "같이 집중해주신 지안 배우에게 감사하다. 시나리오 자체가 문학적이고 글로만 느껴지는 삭막함이 있었는데 그것의 여백을 메꾸는 풍성한 아이디어를 서로가 호흡했다. 그것을 함께 메꾸는 지안 배우가 있어서 같이 호흡했다. 매순간 힘들었지만 동료 배우를 넘어서 전우애가 있었고, 하루하루를 맞이했다. 그래서 이 순간까지 전역을 잘했다"며 미소를 보였다.
상대역의 매력에 대해 "신비로운 매력이 있었다. 허스키한 매력과 그속에서 묻어나는 매력과 목소리 톤 들이 신비롭고 알고 싶게끔 만드는 것 같다"고 했다. 지안은 "우진 씨는 촬영하면서 정말 그 작품을 한씬, 한씬 진지한 사람이고 스스로가 분석하고 그것을 노력하는 모습이 옆에서 배울 점이 많았다. 그리고 외모가 고급스럽고 귀티나는 얼굴이 매력적인 것 같다. 우락부락하지 않은 몸매를 좋아하는데, 헬스를 많이 해서 왕자가 있는 그런 몸매보다 적당히 근육이 있는 몸매"라며 비주얼을 칭찬했다.

사단장의 젊은 아내 수련을 연기한 지안은 "오늘 영화를 보니까 내가 한 마디를 감히 할 수 없을 만큼의 감독님의 영혼이 깃들어 있는 것 같고, 그 안의 수련이란 인물의 감정을 끄집어 내주신 감독님이 대단한 것 같다. 지금 생각해보면 부족한 나를 많은 사람들이 도와준 것 같다"고 했다
5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한 지안은 연우진과 19금 베드신을 소화했는데, "힘든신이 후반부에 몰려 있어서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많이 힘들었는데 추운 날씨에 여름 설정이라서 옷이 되게 얇게 입었다. 추운데다가 다이어트를 심하게 하느라 밥을 제대로 챙겨먹지 못해서 많이 지쳐 있었다. 감독님의 컷 소리 조차도 못 들을 정도로 지쳐서 일어나지 못했던 기억이 있었다. 우진 씨 덕분에, 그리고 감독님 덕분에 힘든 장면을 두분 덕분에 무사히 촬영했다"며 고마워했다.

사단장으로 카리스마를 발산한 조성하는 "오늘 처음 영화를 봤는데 책을 읽었을 때 좋았던 느낌보다 영화 속 연우진, 지안 배우의 호흡이 좋아서 시간 가는지 모르고 재밌게 봤다. 기자간담회에 참석하느라고 끝 부분을 못 봤는데, 개봉하면 극장 가서 돈 내고 꼭 봐야겠다"며 작품에 만족했다.
주안 점을 둔 부분에 대해서 "한 평생을 군인으로 사는 건 어렵다. 군인의 외형부터 마인드까지 뼛속까지 군인은 어떤 모습일까. 외모와 내적인 마음가짐에 대해서 조금 더 영화 속에서 이미지 적으로 잘 표현되면 좋겠다. 그 부분을 살리려고 노력했다"고 답했다.
감독은 지안의 겉모습을 참고하기 위해서 배우와 제작진에게 삼성가의 이부진, 이서현 자매의 모습을 참고하라고 조언했다며,
멜로 장르의 특성을 고려해 북한 사투리도 쓰지 않았다고 했다.
이와 함께 장철수 감독은 "이 영화의 관람포인트는 장소다. 꼭 극장에서 봐주셨으면 한다. 낚시를 할 때 아무리 장비가 좋아도 포인트가 안 좋은 곳에서 하면 많이 낚을 수 없다"며 "영화를 잘 만들어도 극장이 아니면 제대로 느낄 수 없다. 몰입을 방해하는 게 없는 극장에서 작품을 봤을 때 가장 많은 것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꼭 극장에서 봐주시길 바란다. 극장은 저희 영혼의 고해성사실이자 우리 영감의 세렝게티 초원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인민을 위해 복무하라'는 오는 23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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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박준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