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3000m 계주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 선수들이 시상식에서 보여준 세리머니는 무슨 뜻이었을까.
최민정(성남시청), 이유빈(연세대), 김아랑(고양시청), 서휘민(고려대)이 나선 여자대표팀은 지난 13일(한국시간)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 결승에서 네덜란드에 이어 2위로 결승선을 통과, 은메달을 수확했다.
여자 대표팀은 다음날인 14일 베이징 메달 플라자에서 열린 메달 수여식에서 시상대에 올라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흥미로운 장면은 4명의 대표팀이 시상대에 오를 때 함께 손을 잡고 슬로우 모션으로 올라 각자 자기만의 하트를 손으로 그리는 세리머니를 펼친 것이었다.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은 인터뷰를 통해 슬로우 모션 세리머니의 이유를 밝혔다. 다른 팀보다 준비가 늦었지만 시상대에 올랐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또 하트 포즈는 올림픽에서 받은 많은 관심과 사랑을 돌려드린다는 것을 표현했다.
한국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은 세계 최강으로 군림했다. 특히 여자 계주 종목은 베이징 대회 전까지 역대 8번의 올림픽 무대 중 두 번을 제외하고 모두 금메달을 따냈을 정도였다.

하지만 대회를 앞두고 '역대 가장 약한 대표팀'이라는 평가를 들어야 했다. 대회 직전까지 최종 멤버가 결정되지 않았던 대표팀이었다.
처음 대표팀에 발탁됐던 심석희(서울시청)와 김지유가 올림픽을 앞두고 잇따라 전력에서 이탈했다. 무엇보다 심석희의 경우는 동료를 고의로 밀었다는 의혹과 함께 동료 욕설 및 비하 파문까지 이어져 2개월 징계를 받았다. 김지유는 부상 후유증이 발목을 잡았다.
그럼에도 대표팀은 최민정과 김아랑을 중심으로 똘똘 뭉쳤다. 비록 2014년 소치, 2018년 평창에서 이어진 대회 3연패에는 실패했지만 귀중한 은메달을 따내 한국 쇼트트랙의 존재감을 유감 없이 드러냈다. '슬로우 모션'을 통해 대표팀이 얼마나 마음 고생을 했는지 알 수 있었다. 동시에 힘든 도전이 결국 행복한 미소가 번진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됐음을 알 수 있었다. /letmeou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