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기는 자' 男쇼트트랙 계주, 16년 만의 金 '정조준'...막힌 혈 뚫을 일만 남았다
OSEN 정승우 기자
발행 2022.02.16 05: 14

 노력하는 자는 즐기는 자를 이기지 못한다는 말이 있다. 그 어느 때보다 올림픽을 즐기고 있는 대한민국 남자 쇼트트랙 대표팀이 16년 만의 금메달을 향한 레이스를 펼친다.
대한민국 쇼트트랙 남자 대표팀은 16일 오후 9시 32분(한국시간)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경기장에서 열릴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남자 5,000m 계주 결승에서 메달 사냥에 나선다.
지난 11일 쇼트트랙 남자 5,000m에서 헝가리, 네덜란드,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와 준결승을 펼쳤다. 황대헌(강원도청)·이준서(한국체대)·곽윤기(고양시청)·김동욱(스포츠토토)으로 조를 이룬 남자 대표팀은 짜릿한 역전 끝에 조 1위로 결승 진출을 확정 지었다. 시작부터 선두로 치고 나간 대표팀은 순위 변동 없이 레이스 초반을 소화했다.

조 1위로 결승 진출한 곽윤기와 김동욱, 이준서가 기뻐하고 있다.  2022.02.11 /jpnews@osen.co.kr

1위로 출발한 대표팀은 간혹 1위 자리를 잠시 빼앗길 때도 있었지만 다시 1위 자리를 꿰찼다. 하지만 12바퀴를 남기고 네덜란드에 역전을 허용한 뒤 2위 자리에서 레이스를 이어갔다. 마지막 주자인 곽윤기는 결승선 한바퀴를 남기고 치고나와 네덜란드를 제친 뒤 1위를 차지해 대한민국 대표팀은 무사히 결승 티켓을 획득했다. 한국은 ROC, 캐나다, 이탈리아, 중국과 함께 금메달을 두고 경쟁을 펼친다.
[표] 노진주 기자
■ 남자 쇼트트랙 역대 올림픽 성적쇼트트랙 남자 대표팀은 지난 2014 소치 동계 올림픽서 '노메달'에 머물렀다. 당시 5,000m 계주를 포함해 500m, 1,000m, 1,500m에서도 메달 획득에 실패하며 부진을 겪었다. 2018 평창 대회에서는 500m 은메달과 동메달, 1,000m에서 동메달, 1,500m에서 금메달을 따내며 재도약에 성공했다.
하지만 2018 대회에서도 5,000m 계주 종목만큼은 메달이 없었다. 한국 쇼트트랙 남자 대표팀이 5,000m에서 메달 획득에 성공한 것은 지난 2010 밴쿠버 대회가 마지막이다. 당시 대표팀은 개최국 캐나다에 이어 은메달 획득에 성공했다.
한국은 '쇼트트랙 강국'으로 불리며 2002 솔트레이크시티 대회와 2014 소치 대회를 제외하고는 남자부에서 모두 메달 획득에 성공했다. 남자 쇼트트랙은 1992 알베르빌 동계 올림픽에서부터 이번 베이징 대회까지 총 24개의 메달(금 12개, 은 8개, 동 4개)을 목에 걸었다. 하지만 2006 토리노 대회를 마지막으로 5,000m에서는 금메달과 연이 없었다. 남자 대표팀은 16년 만의 5,000m 금메달 획득에 도전한다.
5,000m 계주 결승을 앞둔 대표팀을 향한 관심은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곽윤기는 국민들의 궁금증을 해소해주는 특파원 역할을 자처하며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베이징 생활 및 대표팀 선수들, 외국 선수들과 즐기는 일상을 생생하게 전했다. 대중의 반응도 뜨겁다. 
대한민국 쇼트트랙 대표팀 곽윤기, 박장혁이 1일 오후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 경기장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2022.02.01 /jpnews@osen.co.kr
어느덧 만 32세가 된 곽윤기지만, 본업에도 충실하다. '금메달보다 골드 버튼(유튜브 채널 구독자 수가 100만 명 이상이 되는 경우 수여 되는 트로피) 획득이 목표가 아니냐'라는 우스갯소리도 있지만, 누구보다 진지했던 곽윤기는 빠른 판단력과 인코스 질주 본능을 앞세워 한국의 준결승 1위를 직접 이끌었다. 
누구보다 부담이 클 이들이다. 하지만 긴장감에 얼어붙은 모습보다는 '즐기는 자'의 모습이 더 돋보인다. 맏형 곽윤기는 경기가 없을 때면 유쾌한 리더십으로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이끌고 있고, 경기를 앞두고는 카리스마 있는 리더로 돌변해 팀의 정신력을 다잡고 있다. 
노력하는 자는 즐기는 자를 이기지 못한다는 말이 있다. 그 어느 때보다 유쾌하고 파이팅 넘치는 남자 쇼트트랙 대표팀은 '즐기는 자' 모드에 돌입한 것처럼 보인다. 그러면서도 경기에 나설 때면 한없이 진지하고 진중하다. 금메달의 부담감이 없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국민들은 대부분 4년간의 훈련과 역경을 이겨낸 선수들이 가장 짜릿할 금메달이라는 보상을 받았으면 하는 마음에서 응원하고 있다. 
쇼트트랙 마지막 종목인 5,000m, 남자 대표팀이 어떤 모습으로 '위대한 레이스'를 펼칠지 지켜보자. /reccos23@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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