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쯤 멈출 수밖에’에서 잔나비의 최정훈이 출연해 지금껏 방송에서 보지 못 했던 솔직한 토크로 음악에 대한 고민을 나눴다. 눈물까지 보이며 그의 진심이 묻어난 토크였다.
17일 방송된 KBS2TV ‘한번쯤 멈출 수밖에’에서 잔나비의 최정훈이 출연했다.
이날 이선희와 이금희는 부여로 향했다. 이금희는 “난 아직도 누굴보면 사랑에 빠질 것 같다”며 꽃 노래를 불렀다. 이선희는 “로맨틱한 금희, 사랑을 꿈꾸는 걸 포기하는 순간부터 늙기 시작한거라더라”며 담소를 나눴다. 그러면서 이금희는 “여행은 수많은 물음표와 마침표를 잃어버린 느낌표와 쉼표를 찾는 시간”이라고 했고 이선희도 “오늘도 많이 느끼고 쉬고가자”며 여행을 시작했다.
이어 오늘 만날 친구에 대해 언급, 두 사람은 “20대인데 로맨틱하고 아날로그하다”며 가수 잔나비 최정훈을 소개했다. 이선희는 “늘 음악에 진심인 마음이 너무 예쁘다”며 반겼다. 최정훈은 2014년 ‘로켓트’를 발매하며 세련된 촌스러움을 탄생시킨 마성의 레트로 보이스로, 잔나비의 보컬이다. 잔나비도 가요계를 대표하는 감성밴드로 자리잡았다.
세 사람이 함께 이동했다. 최정훈은 “잘 할 수 있을까 걱정, 항상 우상같던 선배들이 제 음악을 들어보신게 아직도 신기하다”며 “어릴 때 음악하겠다고 설쳤는데 존경하던 가수 선배들 보면 진짜 하긴 하는구나 실감한다”고 말했다.

이선희는 차를 타고 과거로 간다면 다시 만들고 싶은 후회되는 노래가 있는지 물었다. 최정훈은 “‘봉춤을 추네’라는 흑역사 곡이 있다, 그때만 해도 전혀 어떤 노래를 해야할지 감을 못 잡았다”며 밴드 동료와 함께 앨범콘셉트를 잡았다고 했다. 최정훈은 “클럽하면 봉이라, 그 소재를 생각했다 영어 제목은 ‘폴댄스’”라며 “그 친구도 클럽을 많이 안 갔던 친구, 클럽 경험이 있다면 후회안 했을 텐데”라고 비화를 전했다.
식당으로 이동했다. 주인이 동화작가인 식당이었다. 식사 후 이들은 노래에 대해 언급, 이선희는 최정훈이 가사쓰는 영감을 어디에서 받는지 물었다. 최정훈은 “있는 것 보다 없는 걸 찾는다 시대에 따라 많이 쓰이고 버려지는 말들이 있어, 버려지는 말들을 찾으려 노력한다”고 답했다.
게다가 시도 많이 읽고 그런 데서 영감을 받는다는 그의 가방에도 시집이 가득한 모습. 최정훈은 ‘오월시집’이란 시가 있어외딴섬 로맨틱이란 단어가 그대로 나온다, 로맨틱이 형용사인데 이렇게 쓴게 멋졌다”고 떠올렸다. 이선희는 “요즘 감정을 말할 때 압축해서 말하는데 정훈이 노래는 놓쳐버린 마음과 말들이 편안하게 담겨져 있다”고 했고 이금희도 “그 점이 참 좋다 멋진 뮤지션”이라며 감탄했다.

세 사람은 카페로 이동했다. 다락방에서 세대불문 감성을 공유한 세 사람. 최정훈는 기타를 들고 오더니 “처음으로 가지게 된 통기타”라며 “이걸 갖고 얼마 안 됐을 때 오디션 프로에서 10년 전 선희 선배님 앞에서 노래를 불렀다”고 했다.
최정훈는 “정훈이는 음악을 덜 사랑하는 것 같다고, 정말 사랑하면 기타를 껴안고 잘 정도가 돼야 음악을 사랑하는 거라고 하셨다”고 했고, 이선희는 “내가 잘 몰랐다, 이렇게 음악을 사랑하는 친구인데”라며 미안해했다. 이에 최정훈은 “근데 뒤늦게 깨달아, 그로부터 5년 후, 선배님이 하셨던 말이 이런 말이었구나 느꼈다”며 말했고, 이선희는 “좋은 음악해주는 친구가 되어줘서 너무 고맙다, 뭐라 말할 수 없을 만큼 뭉클하고 감격이다, 손을 잡아주고 싶다”며 기특해했다.
분위기를 몰아, 최정훈은 ‘꿈과 책과 힘과 벽’이란 노래를 불렀다. 그는 “26세 때 어른이 되며 세상을 부딪혔을 때 자전적 내용을 비유한 내용”이라며 “꿈꾸고자 하는 것들이 되지 않을 때 감정이 무덤덤해지지 않았다”며 고민을 전했다.
이에 이선희는 “정훈이에게 꿈꾸는 소년의 느낌을 더 받고 싶다”며 그런 음악을 계속 보여달라고 하자 최정훈도 “저도 그러고 싶다”고 했다. 이금희는 “정훈이는 ‘소년이여 야망을 가져라’라고 말하는 무책임한 어른은 되지 않을 것 , 나는 또 다른 어른이 되면 되는 것”이라고 위로했고, 진심이 담긴 위로에 최정훈이 눈물을 흘렸다. 최정훈은 “내가 가사쓸때 감정만큼 누군가 느껴지면 진짜 좋겠다 느꼈는데 (공감해주셔서) 감사하다”며 감동했다.

다음으로 레트로 음악관으로 이동했다. 이선희존이 있었고 이선희는 과거 자신의 모습에 눈을 떼지 못 했다. 1984년부터 자신의 역사를 마주한 그는 “내가 지나온 길이 여기 있구나, 간직해진 분들이 감사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선희에게 데뷔했을 때 첫마음을 물었다. 이선희는 “모든게 설렜다”며“지겹다고 생각한 적 없다 그러다보니 38년이 지났다”고 했고 최정훈은 “내게 8년은 길다고 느꼈는데”라며 존경하는 눈빛으로 바라봤다.
그런 최정훈에게 두려운 것을 묻자 그는 “이게 전부일 것 같은 느낌, 음악에 담을 이야기가 더 없을까봐 두렵다”고 솔직하게 답했다. 이에 이선희는 “그래도 새로운 도전에 겁내지 않기에 적어도 잔나비의 음악을 복사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 했고 이선희도 “ 지금이 다가 아니다”며 “선배는 후배의 보험, 닦아놓은 길들을 보며 30년 거뜬히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연예계 뿐만 아닌 인생 선배다운 조언을 전하며 그를 응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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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한번쯤 멈출 수밖에’ 방송화면 캡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