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대는 국대다’ 이만기가 천하장사 시절 겪은 일화를 공개했다.
19일 방송된 MBN 예능 프로그램 ‘국대는 국대다’에는 스포츠 레전드로 이만기가 출연해 천하장사 시절을 추억했다.
이만기는 “국가대표는 아니지만 전 천하장사 이만기입니다”라 자신을 소개했고 김동현은 "저도 국가대표 아니었는데 같은 종목 선배님 나오신 것처럼 반갑네요"라며 환영했다. 이만기는 씨름을 80년대 최고 국민 스포츠로 자리매김하는 데에 크게 일조한 장사다. 전현무는 "천하장사 결정전은 관중수가 거의 BTS 콘서트급이에요"라며 감탄, 이만기는 "저때엔 인기가 많았어요"라며 인정했다.
이어 이만기는 “대통령이 청와대 들어가기 전까지 씨름경기 2시간 못하고 있었던 적도 있었요. 요즘은 다양한 경로로 생방송을 볼 수 있지만 그때에는 그게 안 돼서 기다린 거예요"라며 독특한 일화를 공개했다. 지금이라면 상상도 잘 되지 않는 이유. 이후 전현무는 “평소 이만기 교수님이라 불리시는데 오늘은 제가 이만기 선수라고 호명했어요. 기분이 어떠셨어요”라 물었다.

그러자 이만기는 “무언가 속에서 좀 이렇게 피가 끓어오르는 느낌이 있어요"라 답한 뒤 "그런데 씨름인한테 선수라고 하면 굉장히 싫어해요. 장사라고 불러야 해. 장사라는 타이틀이 있고 없고에 따라 레벨이 또 달라요”라고 언급했다. 출연진들은 이는 처음 들었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후 최욱진 장사와의 초대 천하장사 결정전 영상을 본 이만기는 "이걸 보면 제가 제가 아닌 거 같아요. 내가 했던 씨름이 아닌 거 같아요. 평생 잊지 못할 마지막 선물 같은 날이에요"라 회상했다. 이때 이만기는 가슴에 파스를 하나 붙이고 있는데 이는 전날 최욱진 장사와 붙은 한라장사에서 최욱진이 머리로 가슴을 밀어 생긴 흉통 때문이라고.
전날 경기에서 진 이만기는 "분해가지고 잠이 안 오는 거예요. 다시 나가서 경기를 해보고 싶었어요. 그만큼 분하더라고요. 계속 경기장이 머릿속에 맴돌고”라며 초대 천하장사 결정전 때에는 "제 혼이 제 혼이 아닌 것 같았어요"라 떠올렸다. 이만기는 만19세 나이로 첫 개인전 우승과 동시에 초대 천하장사 등극하며 화려한 씨름스타의 길을 걷게 됐다.

그는 천하장사 10회, 장사 타이틀 통틀어 49회를 기록하며 전무후무한 장사생활을 이어나갔다. 당시 중매도 많이 들어왔다고. 하지만 "'내가 결혼할 사람은 내가 정한다’는 생각이 있었어요”라 밝힌 그는 중매를 많이 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이에 김민아는 "'자만추' 하시는 구나. 자연스러운 만남 추구'"라며 줄임말을 알려주었고, 이만기는 김동현에게 "너는 알았어?"라 물었다.
전현무는 이만기 바로 옆에서 "저희는 다 알아요, 오래 전에 나온 거예요"라 깐족대다 이만기에게 한 대 맞아 밀려났다. 이어 이만기는 가장 기억에 남던 광고촬영 일화도 밝혔다. 영하 십도 이상 내려가는 1월에 진짜 통나무를 들고 산 속에 들어가 하루종일 웃통을 벗은 채 촬영한 영양제 광고였다. 이처럼 씨름스타로 광고를 도맡아 하며 2년간 운동선수 중 개인소득 1위였다고.
"그 돈으로 무얼 하셨냐"는 질문에는 "세금 떼고, 후배들한테 기부하고, 시골에서 잔치 안하면 됩니까"라며 무언갈 사거나 투자하지 않았다고 돌려말했다. 이런 이만기 시대를 꺾은 건 바로 강호동. 강호동은 이만기의 마산 상고 후배로 만19세의 나이에 이만기의 천하장사 타이틀을 빼앗아갔다.

이만기는 “씨름은 스물일곱 여덟 넘어가면 노쇠한 편입니다. 씨름이 대중의 사랑을 받고 명맥을 이어갔으면 하는 바람에서 스타를 키워놓고 나와야한다는 사명감이 있었어요. 강호동씨가 혜성처럼 등장하고 씨름은 맥이 이어지겠다 생각돼 은퇴 계기가 된 거죠”라 전했다. 하지만 은퇴하고 난 후 삶이 순탄하지는 않았다. 이만기는 극심한 공황장애를 겪다 극복했다.
이만기가 '국대는 국대다' 출연을 결심한 이유는 "아빠의 건재함을 보여주고 싶다"는 것. 이만기는 "무슨 말만 하면 '아빠는 꼰대야' '아빠가 뭘 알아'라 하는데 아빠도 너희 나이 때에 열심히 했다는 걸 한 번 보여주고 싶어요. 우리나라 모든 아버지들께 용기와 희망을 드리고 싶습니다"라 포부를 밝혔다.
그가 승부할 선수는 1999년생의 태백장사 허선행. 허선행은 “이만기 선배님은 신적인 존재지만 씨름장에 올라가면 선배? 이런 거 없어요. 시합을 할 때 항상 전쟁터에 간다고 생각하거든요”라 각오를 다졌다. 이만기는 "나보고 허선행이랑 붙으라고?"라며 놀랬다. 허선행은 이만기와 36살 차이가 나는 장사였다.

이만기는 이승삼과 이희윤을 찾아가 "허선행을 이기려면 어떻게 해야겠냐"고 물었다. 이승삼은 진지하게 이를 듣고, 승부전략을 세워주는 반면 이희윤은 "참 정신 나간 소리를. 나이 환갑 되가지고"라며 탄식했다. 이승삼은 "선행이는 스텝이 빠르기 때문에 말리지 말아야한다"며 "이만기가 7대 3 확률로 이길 것 같다"고 믿음을 보였다.
이만기의 아들 또한 "다친다, 아빠. 하지 마라"라며 이만기의 도전을 만류했다. 아들은 "아빠, 나도 못 이길 거 같은데"라며 이만기를 얕봤고, 이만기는 "니는 한 손으로도 이긴다"고 자부했다. 그러자 아들은 "나 이기면 시합 나가게 해줄게"라 말했고, 이만기는 "내가 이기면 몸 만드는 거 도와줘야한다"고 걸었다. 둘은 모래판으로 이동해 씨름을 벌였고, 이만기는 노련한 기술로 아들을 재빠르게 이겼다.
아들은 "잡아보니까 현역선수랑 해도 되겠다"며 이만기와 하이파이브했다. 이만기와 허선행의 승부는 다음주 토요일 9시 20분 MBN '국대는 국대다'에서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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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국대는 국대다' 방송화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