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니지 탐구]NC 김택진, '국민형'인가 '악덕 기업가'인가 (엔씨 왜이래①)
OSEN 손남원 기자
발행 2022.02.21 10: 36

그런데 택진형, 요즘 엔씨 게임을 즐기는 상당수 게이머들 사이에서는 온갖 비난과 조롱의 대상이던데 도대체 무슨 일이죠?
엔씨 주요 게임들의 유저 게시판과 인터넷 갤러리, 유튜브 등 동영상 채널에서 이들의 불만을 취합해 정리했다. 첫째는 게임인지 빠칭코인지 구분 못할 정도의 도박성 아이템 뽑기, 둘째는 무료로 시작해서 나중에 게이머 등골을 뽑는 흡혈성 과금정책(BM), 셋째는 게이머 의견을 반영하기보다 게시판 댓글 차단(블레이드 소울 2)과 삭제, 징계 등을 일삼는 독재성 운영, 넷째는 ‘핵과금러’라 불리는 소수 게이머를 위한 차별성 우선 등 무수하다.(앞으로 이같은 유저들의 주요 불만 사안을 토대로 '엔씨 왜이래' 시리즈를 연재합니다)
이들 불만의 종착역은 택진형이다. “형, 왜 거짓말해!”라는 뉘앙스의 성명서까지 엔씨 게임 자유게시판에 등장할 정도다. 설마 택진형처럼 존경받는 국내 IT 및 게임업계의 큰 어른이 거짓말을 했다고요?

디테일에서는 틀리고 큰 줄기에서는 맞는 지적이다. 도박장이나 다름없는 현재의 엔씨 BM을 개선하고 “게임은 게임다워야 한다”고 주장한 김택진은 절대 자기 입으로 '이제 돈 놓고 아이템 뽑기는 없어'따위의 공언을 하지 않았다.  그러니 택진형이 거짓말을 했다는 디테일은 틀린 것으로 간주하자. “(나는) 몰랐을 뿐인 거고. 밑에 직원들이 (매출 올리려)지들끼리 알아서 한거고.” 대신에 택진형은 엔씨 MMORPG 대작들은 즐기지 않는 걸로 이해할게요.
실제로 기자가 실제 게임에 참여하거나 취재한 블소2나 리니지류의 게임에서는 여전히 로또 확률의 아이템 뽑기가 횡행하고 경험치를 더 얻기 위해 돈을 써야되는 이벤트들이 수두룩하다. 이러니 큰 줄기에서는 게이머들이 옳다고 보는 거다.
문제는 엔씨의 기업으로서 도덕적 해이 수준이 심각 수준을 넘어 파국 직전까지 도달했다는 것이다. 실례로 망겜(망한 게임)으로 불리는 ‘블레이드 소울2’의 경우, 한 달에 적게는 수 백만원에서 수 천만원을 쏟아부어야 말 그대로 게임을 제대로 즐길 수 있을 정도다. 물론 이 게임도 처음에는 공짜로 시작합니다. 그래서 옛 분들이 공짜 좋아하다가 뭐 된다고 경고한 겁니다.
오늘의 엔씨를 있게 한 토대이자 본류인 리니지 최신작 ‘리니지W’의 경우 ‘블소2’보다는 상황이 좋다지만, 역설적으로 소비자 응대도 게임의 성공 여부에 따라 차등화한다는 아우성이 나오고 있다. 다음 시리즈에서 조명할 '블소2' 소비자들의 증언이 사실이라면 이는 엔씨소프트가 행한 도덕적 해이의 정점으로 사료된다. 밀어야할 데는 신경 쓰고 버려야 할 데는 빨리 ‘뽕’이나 뽑는게 '엔씨 스타일'이라는 손가락질이 나오고 있다. 게임기업에게 게이머는 곧 소비자인데, 소비자를 봉이나 호갱으로 보지 않는다면 있을수 없는 일이다.
결과는 뻔하다. 당장에야 매출도 오르고 실적이 개선되겠지만 장기적인 비전은 엉망이 된다. 현재 엔씨소프트는 알게 모르게 게이머들 사이에서 대표적인 비호감 기업 이미지를 굳히는 중이고, 일부에선 불매운동까지 벌이고 있다. 그렇다고 나아지는 건 없다는 게 엔씨가 파놓은 함정입니다.
지금 세계는 메타버스의 시대로 접어드는 중이다. 그 메타버스의 핵심에 게임 산업이 자리할 가능성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엔씨소프트를 필두로 한 국내 과금형 메이저 게임사들은 한국 게임의 국제 경쟁력을 앞세워 그동안 게임 내 각종 도박성 장치에 대한 직접 규제를 피해왔다. 그렇다면 앞으로 한국과 한국인을 위해 이들이 갚아야할 채무는 최고 수준의 게임 창출이 분명하다. 하지만 지금처럼 게임의 본질을 해치는 무분별 과금과 로또식 아이템 뽑기 정책을 고집해서는 오히려 지구촌 게이머 사이에 혐한론을 야기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
엔씨 소프트 게임의 병폐들을 파헤쳐 이들이 다시한번 한국의 게임 위상을 천하에 떨칠 토대를 마련코자 하는 게 이번 시리즈를 기획한 배경이다. 꽤 긴 기획이 되겠지만 간단히 줄이면 다음과 같다. "택진형, 언제 그렇게 꼰대가 됐어요. 제발 정신 차리세요."/mcgwir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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