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쓰고 배구, 답답했지만…" 여전한 코로나 공포, 부상 위험까지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2.02.22 04: 34

코로나로 잠시 멈췄던 여자배구가 10일 만에 리그를 재개했다. 그러나 코트 위에는 코로나 공포가 여전했다. 격리에서 풀린 지 얼마 안 된 선수들의 몸은 무거웠고, 서로 손발이 맞지 않아 아찔한 장면도 연출했다. 
21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한국도로공사-KGC인삼공사전. 두 팀 모두 코로나 확진자가 무더기로 나와 정상적으로 경기를 준비하지 못했다. 승부를 떠나 안전에 대한 두려움도 컸다. 보통 경기 전에는 양 팀 선수들이 인사를 나누곤 했지만 이날은 반가움을 접어두고 거리 두기를 유지했다. 
특히 도로공사는 선수단 전원이 마스크를 코끝까지 올려 쓴 채 경기를 소화했다. 김종민 도로공사 감독은 “선수들이 연습할 때 마스크 쓰고 하는 것에 답답해했다. 경기할 때 마스크 착용은 강요할 수 없는 부분이다. 자율로 하라고 말했는데 다들 무서워서 쓰고 하는 것 같다”며 걱정했다. 

한국도로공사 선수들이 마스크를 착용한 채 경기를 뛰고 있다. /KOVO 제공

코로나에 확진되지 않은 도로공사 센터 정대영은 “안 걸려서 더 위험하다. 경기를 하는데 계속 불안불안했다”는 속내를 털어놓으며 “마스크를 쓰고 하다 보니 2~3세트 후반에 체력적으로 더 힘들었다. 그래도 우리 몸을 우리 스스로 지켜야 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고 이야기했다. 
같은 팀 센터 배유나도 “숨 쉬기 어려운 것을 감수해야 했다. 우리 팀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많이 나왔기 때문에 방역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마스크를 써야 했다”며 “랠리가 왔다 갔다 한 뒤에는 호흡이 가빠 손으로 무릎을 짚어야 할 정도였다. 힘들지만 적응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삼공사는 일부 선수들만 마스크를 쓰고 뛰었다. 이영택 인삼공사 감독은 “연습할 때는 전부 마스크를 착용했는데 호흡이 가빠질 때 선수들이 많이 힘들어했다. 그러다 보니 (몇몇 선수들은) 두통도 생겼다. 경기할 때 마스크 착용은 본인 의사에 맡기는 쪽으로 했다”고 밝혔다. 
경기 준비 시간이 촉박했던 인삼공사는 부상도 걱정이었다. 경기 이틀 전 격리에서 해제된 선수만 5명으로 정상 전력을 가동할 수 없었다. 이 감독은 “선수들이 교체로라도 (출전이) 가능하다고 하는데 괜히 욕심내서 다칠까봐 걱정이다”고 우려했다. 
KGC인삼공사 염혜선이 옐레나와 충돌 후 통증을 호소하고 있다. /KOVO 제공
실제 4세트 중반 교체 투입된 세터 염혜선이 수비 과정에서 호흡이 맞지 않아 옐레나와 얼굴이 충돌하기도 했다. 다행히 큰 부상이 아니라 끝까지 뛰었지만 아찔한 순간이었다. 도로공사 정대영도 경기 중 “얘들아 조심해”라며 소리를 치기도 했다. 그는 “선수들의 몸이 이전 같지 않다. 컨디션이 많이 떨어져 있고, 서로 부딪치는 게 많았다”고 했다. 
이날 경기는 도로공사가 3-1로 승리했다. 하지만 김천으로 내려가는 도로공사의 발걸음은 가볍진 않았다. 22일 딱 하루만 쉬고 23일 곧바로 김천에서 1위 현대건설을 만나는 일정. 이어 27일 김천에서 페퍼저축은행전, 3월1일 수원에서 현대건설전까지 9일 동안 무려 4경기를 치르는 강행군이 도로공사를 기다리고 있다. 
한국도로동사 김종민 감독이 선수들과 작전 타임을 갖고 있다. /KOVO 제공
코로나 중단으로 인해 불가피하게 조정된 일정이지만 선수들은 숨이 턱 막힌다. 정대영은 “처음 스케줄을 받고 ‘우리가 이걸 한다고?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선수들에게는 너무 가혹한 일정이다. 내일(22일) 하루 쉬고 다시 경기를 해야 하니 걱정이다”고 토로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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