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과보다 과정"…'이상한 나라의 수학자' 최민식·김동휘 증명한 인생 해답(종합)[Oh!쎈 현장]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22.02.22 17: 50

 “저 역시 오리지널 수포자다.”
배우 최민식이 22일 오후 서울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열린 영화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의 언론배급시사회에서 “미적분은 몰라도 된다고 생각하며 살아왔는데, 이번에 대사가 수학이라 감독님에게 설명을 부탁했다. 근데 모르더라.(웃음) 이번에 촬영하면서 학창시절 생각도 났는데, 수학이라는 학문을 다시 만나게 되어 너무 반가웠다”라고 이같이 말했다.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감독 박동훈, 제공배급 쇼박스, 제작 조이래빗)는 신분을 감추고 고등학교 경비원으로 일하는 탈북한 천재 수학자가 수학을 포기한 학생을 만나며 벌어지는 감동 드라마.

이에 박동훈 감독은 “지금은 어떨지 모르겠는데 (영화를 촬영할 때) 3년 전 통계를 보니 학생들의 50%가 수학을 포기한다는 소식을 접했었다. 저 역시 수포자였고 여기 계신 분들도 수포자였다.(웃음)”라며 “공부에 지친 고등학생뿐만 아니라 졸업을 한 후에도 우리가 계속 경쟁을 하면서 살아간다. 그래서 포기하면 좀 더 편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도 하는데 그럼에도 긍정적으로 좋은 해답을 찾고 싶어하지 않을까 싶어서 이 영화를 만들었다”고 연출 의도를 전했다.
이어 박 감독은 “그래서 (영화 속) ‘파이송’을 통해 수학을 직관적으로 전해보자 싶었다. 우리 주변 어디에서나 수학이 존재한다는 걸, 음악을 통해 직관적으로 전달하고자 했다”며 “파이송 음악 연주신을 통해, 직관적이고 즉각적으로 우리 주변에 수학이 있다는 걸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탈북한 천재 수학자 이학성 역의 최민식은 “수학이라는 매개체를 사용했기에 외피는 학원 드라마다. 또한 성인이 미완의 학생, 청춘들에게 무언가 인생의 교훈을 주는 듯하지만 사실 어른들을 위한 드라마라고 생각한다”고 출연을 결정한 이유와 작품의 지향점을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영화를 보면서) 성인이 된 우리가 가치관과 기준을 두고 살아가고 있는지 자신을 성찰해보는 시간을 가지셨으면 한다”며 “정답이 없는 세상 속에서 사회 구성원으로서 나름의 가치와 소통 방식, 내가 살아가는 게 괜찮은 것인가에 대한 생각을 저 역시 해봤다. 영화를 통해 단지 젊은 사람들을 가르치려는 게 아니라, 각자 스스로 반성해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한다”고 추가 설명을 보탰다.
연기를 하면서 북한 사투리를 쓴 것에 대해서는 “사투리 선생님에게 지도를 받았다. 선생님이 탈북자 출신인데 언어적인 것도 배웠지만, 탈북 동기나 인생 사는 얘기 등을 나눴다. 그렇게 대화를 나누다 보니 그 선생님의 말투를 비슷하게나마 따라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신인배우 김동휘가 25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수학을 포기한 ‘수포자’ 한지우 역으로 낙점됐다. 이날 김동휘는 “첫 촬영을 할 때도 내가 한다는 게 안 믿기더라. 그래서 ‘내가? 왜?’라는 생각으로 임했다”며 “그런데 오늘 완성된 영화를 보니 부족하지만 제가 역할에, 작품에, 최선을 다하고자 했다는 게 느껴져 특별하다”는 소감을 남겼다.
지난 2020년 방송된 드라마 ‘비밀의 숲2’를 통해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김동휘. 그는 극중 캐릭터에 세밀한 감정과 긴장을 더하며 시청자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었다. 이번 영화에서는 그만의 담백한 연기 스타일을 맛 볼 수 있다. 
김동휘가 맡은 캐릭터 한지우는 상위 1% 명문 자사고에서 친구들을 쫓아가지 못 하는 학생이다. 지우는 학교의 야간 경비원 이학성이 수학 천재라는 사실을 알게 된 이후, 그에게 수학을 배우기로 자처해 이전까지 겪어보지 못한 특별한 수학 수업을 받는다. 학성을 통해 수학과 스스로를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배우며, 점차 성장해 나가는 한지우의 과정은 관객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킬 듯하다.
이날 김동휘는 '대선배' 최민식과의 연기 호흡에 대해 “어려울 줄 알았는데 선배님 덕분에 유쾌했다. 선배님을 보면서 ‘아, 저렇게 현장을 대하시는 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연기적 테크닉보다 현장을 대하는 전체적인 걸 배웠다”고 촬영 소감을 덧붙였다.
김동휘는 ‘학창시절 수포자였느냐’는 물음에 “수학은 답이 떨어져서 좋아하기도 했지만, 저는 고등학교에 올라가면서 수학을 포기하게 됐다. 이 영화를 하면서, 물론 수학이 많이 나오진 않지만, 한 번 공부를 해보려고 했는데 역시나 안 되더라. 수학이라는 학문이 어렵지만, 살면서 결과보다 과정이 중요하다는 걸 깨닫고 있다. 선배님들에 비해 아직까지 길게 살진 않았지만, 삶의 과정에 대해 이 영화를 통해 다시 생각해보게 됐다”고 했다.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는 수학이라는 소재를 사용했지만, 학문의 순수성을 표현하면서도 인생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정답보다, 그것을 찾아가는 과정과 정답에 가까운 해답이 더 중요하다는 걸 얘기한다.
배우 박해준은 한기철 역을 맡아 최민식, 김동휘와 연기 호흡을 맞췄다. “인생의 멘토, 내가 존경하는 사람과 가까이 하고 싶은 마음이 있지 않나. 저한테 최민식 선배님이 그랬다. 저는 그런 마음으로 기철에게 다가갔다"며 "기철이 학성의 작은 부분을 존중하고 존경한다. 기본적인 것들이 영화에 묻어나길 바라서 저는 그런 부분에 집중했다. 어떤 선택에 고민은 하지만, 인물의 정의로운 부분에 집중하기로 했다”고 캐릭터에 중점을 둔 부분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박해준은 “이 영화의 메시지처럼 결과보다 만들어가는 과정이 즐거웠고 즐겼다"며 "특별한 에피소드는 없는데 촬영 당시 먹었던 토스트의 맛을 잊지 못하겠더라. 그래서 다른 드라마의 촬영장에 가서 제가 그 토스트를 사줬다. 그  맛을 알게 하고 싶더라.(웃음) 막상 이 영화 촬영장에는 한턱 내지 못해서 죄송하다”고 촬영중 즐거웠던 때를 떠올렸다.
3월 9일 극장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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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쇼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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