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 위한 드라마" '수학자' 최민식→김동휘, 믿보배의 무공해 열연(종합)[현장의 재구성]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22.02.22 19: 49

 순수한 학문 추구를 이유로 북한을 벗어나 남한으로 넘어온 리학성(최민식 분). 그는 상위 1% 학생들만 입학할 수 있는 특목고의 경비원으로 취업해 어렵사리 생계를 이어나간다. 알고 보면 그는 북한에서도 인정받은 천재 수학자. 신분을 숨기며 살아가던 어느 날, 고1 학생 한지우(김동휘 분)로부터 “수학을 배우고 싶다”는 부탁을 받는다.
남의 인생에 관심 없이 살아가던 그였지만, 교사들과 친구들에게 은근히 차별받는 지우를 바라보며 측은지심을 갖고 비밀리에 수학 수업을 시작한다.
22일 오후 서울 자양동 건대입구 롯데시네마에서 영화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의 언론배급시사회가 열린 가운데 학성 역의 최민식은 “외피가 학원 드라마인 데다 성인이 미완성인 학생들에게 인생의 교훈을 주는 듯하지만, 우리 영화는 어른들을 위한 드라마라고 생각한다”고 소개했다.

이날 최민식과 박해준, 조윤서, 김동휘 등 배우들과 연출을 맡은 박동훈 감독이 참석했다.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배급 쇼박스, 제작 조이래빗)는 신분을 감추고 고등학교 경비원으로 일하는 탈북한 천재 수학자 이학성이 수학을 포기한 학생 한지우를 만나며 벌어지는 일을 그린 감동 드라마. 오는 3월 9일 극장 개봉을 앞두고 있다.
이어 최민식은 “성인이 된 우리가 가치관과 기준을 갖고 잘 살아가고 있는지 스스로 성찰해 보는 시간을 가지셨으면 한다. 저 역시 답이 없는 세상에서 가치, 소통 방식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해보게 됐다”고 말했다.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는 수학이라는 소재를 차용해 인생의 의미와 가치관에 대해 질문하는 작품이다. 학성의 천재적인 면모를 부각하기 위해, 수학책에 나오는 개념과 원리를 자세히 설명하기보다, 문제를 푸는 과정을 인생을 사는 일에 빗대어 감동을 선사한다.
역시는 역시다. ‘믿보배’ 최민식이 학성 캐릭터에 설득력을 부여했다. 이번 영화에서 탈북한 천재 수학자 이학성으로 변신한 그는 다른 사람들에게 말 못 할 사연을 가진 경비원의 이야기를 깊은 연기 내공으로 풀어냈다. 인물의 서사를 켜켜이 쌓아놓았다가 마지막에 가서 툭 터놓고 방출하는데, 눈물샘을 자극한다.
물론 이 영화는 특목고 1학년 학생이 포기한 수학 과목을 다시금 붙잡고 열심히 공부하는 과정을 꽤나 중요한 스토리로 잡았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수포자’들에게 어떤 가르침을 주입하기보다 묵직한 울림과 공감으로 다가오게 만들었다.
결과적으로 감독은 자극 없이, 무공해 인생 드라마를 완성한 것이다. 최민식의 묵직한 열연이 영화를 끝까지 지켜보게 하는 구심점을 이뤄 몰입감을 끌어올렸다.
이번 영화가 첫 장편 상업작인 김동휘는 “캐스팅 됐을 때도 최민식 선배님과 같이 연기한다는 게 믿기지 않았다. 첫 촬영 전까지 ‘내가?’라고 믿기 어려워했는데, 선배님이 먼저 다가와 주시고 편하게 현장을 만들어주셔서 덕분에 유쾌했다”고 했다.
충무로가 주목하는 신예 배우 김동휘는 25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수포자 한지우를 연기했다. 올해 28살이지만 17세 고등학생을 표현한 그는 얼굴 분장부터 교복까지, 전체적으로 풋풋한 기운을 뿜어내 영화 전반에 청량한 기운을 부여했다.
연기적 테크닉보다 현장을 아우르는 방식을 배웠다는 김동휘는 “최민식 선배님을 보면서 ‘아, 저렇게 현장을 대하는 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전체적으로 현장을 대하는 태도를 배웠다”는 소감을 덧붙였다.
대배우와 신예가 만들어간 무공해 청정 드라마가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3월 9일 극장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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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쇼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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