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리니까 가능한 일이다. 드라마 단 두 작품으로 입증한 믿고 보는 연기력과 시청률 보증수표 능력치. tvN ‘스물다섯 스물하나’는 김태리의, 김태리에 의한, 김태리를 위한 작품이다.
지난 12일 첫 방송된 ‘스물다섯 스물하나’는 설렘 유발 청춘물로 단박에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첫 회는 수도권 가구 기준 평균 7.8%, 최고 10.6%를 기록, 지상파 포함 전 채널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거머쥐었다.(유료플랫폼 기준/ 닐슨코리아 제공)
그야말로 첫 방송부터 난리가 났다. 20일 방송된 4회까지 시청률은 매회 올랐고 10%대 시청률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끝나지 않는 코로나19 시국 속 힐링과 청춘, 희망과 웃음을 선사하는 작품으로 입소문을 탔는데 그 중심엔 나희도 역을 맡은 김태리가 있다.

때는 1998년 7월. 펜싱 국가대표를 꿈꾸는 여고생 나희도는 IMF 때문에 교내 펜싱부가 없어지자 자신의 우상이자 최고의 펜싱 코치가 있는 태양고로 전학가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이 과정에서 백이진(남주 혁 분)을 만났고 IMF 때문에 집안이 망한 그에게 청춘과 희망을 선사했다.
나희도는 좌절하거나 포기하지 않고 꿈을 향해 직진하는 매력적인 인물이다. “내 꿈을 빼앗은 시대”를 원망하지 않고 펜싱 선수가 되기 위해 강제 전학 당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우거나 빚쟁이들한테 사죄하는 백이진을 위로하고자 수돗가 분수대를 만들어 잊지못할 기분을 선물했다.
펜싱부에 들어가기 위해 코치 양찬미(김혜은 분)의 혹독한 테스트를 이악물며 통과했고 펜싱부 선배의 야간훈련 금지에도 굴하지 않았다. 문지웅(최현욱 분)의 도움을 받아 기어코 신화의 ‘해결사’ 군무를 마스터 할 정도. 나희도는 ‘희망’을 인간화 한 셈이다.

시청자들로서는 드라마를 볼 때마다 절로 희망을 얻고 있다. 나희도가 백이진에게 “둘이 있을 땐 아무도 몰래 잠깐만 행복하자”며 활짝 웃을 때, “너랑 내 앞에 놓인 길엔 희극이 더 많았으면 좋겠다”고 응원할 때, “웃고 나면 잊기 쉬워져. 잊어야 다음이 있어”라고 위로할 때 모두 시청자들도 대리 힐링 중이다.
김태리가 아닌 나희도는 상상할 수 없다. 왈가닥 여고생 캐릭터라 자칫 막무가내 철부지로 그려질 수 있지만 김태리는 영리하고 매력적으로 선을 지켜냈다. 내숭 100단 여우 캐릭터와 정반대인 털털 끝판왕 나희도를 김태리가 더욱 다채롭게 그려내고 있다.
김태리 표 나희도가 웃으면 백이진도 웃고 시청자들도 웃게 된다. 캐릭터와 혼연일체 된 배우라 가능한 일이다. 말 그대로 대체불가인 김태리다. 그가 ‘스물다섯 스물하나’를 통해 선사하는 청춘, 힐링, 희망, 미소가 시청자들의 고단한 현실 속 오아시스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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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스물다섯 스물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