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양승언이 영화 '광대: 소리꾼'을 감상한 뒤 느낀 소감을 전했다.
단편소설 ‘워낭소리’와 장편소설 ‘도시벌레’를 쓴 양승언 작가는 최근 자신의 SNS에 “목이 메여 울었다. 이 땅의 수많은 민초들이 흘린 피눈물이 되어 탄생한 판소리. 그 소리영화가 되다”라는 제목으로 감상평을 올렸다.
양 작가는 이날 '광대: 소리꾼'에 대해 "영화 자체로서 뛰어난 감흥이 곳곳에 넘쳐난다. 영화 전편을 장식하는 배경은 두말할 것도 없이 판소리다. 북한의 묘향산이며 산하대지의 아름다운 풍경은 덤이다. 단순한 북장단에 의지해 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곤고한 백성, 서민들이 그 삶의 시름을 소리꾼의 한 서린 소리에 의존하고 달랜다. 예나지나 바닥 기층 서민들의 인생이란 시름에 겨운 날들이며 그 깊은 시름달래기에 다름아니다. 밑바닥은 언제나 고되고 서럽고 아프다"고 썼다.

이어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지독하게 곤고한 삶의 동토를 뚫고 그래도 한 송이 꽃을 피우고자 하는 것이 무릇 생명 가진 것들의 포기할 수 없는 간절한 소망일진대, 그 애절한 소망이라 한들 무슨 대단한 욕망도 탐욕도 아니다. 세 식구 네 식구 한 지붕 아래 오붓하게 동거하며 밥술이나 굶지 않으면 감지덕지한, 너무나 원초적인 생계에 지나지 않는 것들이다"라고 칭찬했다. 그러면서 "영화는 관객으로 하여금 슬픔과 동시에 공분을 자아내게 한다. 소리하는 광대들의 이야기라고 하지만 기실 이 영화의 숨은 진짜 주제가 여기 있다고 보았다.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있다. 한 감독의 청춘을 바친 순도 높은 예술 영화에 오죽잖은 감상평이랍시고 시궁창보다 더한 썩은 정치 얘기를 덧붙이는 게 송구하다. 그러나 어쩌랴. 영화의 소리꾼들이 아무 죄없이 시대의 하층민으로 온갖 고초를 당한 까닭이 썩은 정치풍토 때문이었던 것을 상기한다면 이 숨은 주제는 더욱 밝게 조명받아야만 한다"라고 의미를 더했다.
양 작가는 "'광대: 소리꾼'은 온 국민이, 가족이 함께 볼 만한 감동적인 수작이다. 특히 20대 대선과 맞물려 부디 이 영화가 전국민적으로 관람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했다.

조정래 감독의 영화 '광대: 소리꾼'(배급 트윈플러스파트너스, 제작 제이오엔터테인먼트)은 사람들을 울리고 웃긴 광대들의 이야기를 모두를 하나로 만든 우리의 소리와 장단에 맞춰 담아낸 작품이다. 소리꾼 학규와 그의 딸 청이는 사라진 아내 간난을 찾기 위해 전국팔도를 돌아다닌다. 이 과정에서 광대패를 만들어 민초들의 흥과 한을 담은 소리로 희망을 찾아간다.
영화의 연출을 맡은 조정래 감독은 민초들의 소리가 세상을 바꾼다는 최초 기획의도를 더 깊게 반영할 수 있도록 음악 수정 및 기존 컷들을 교체했다. 이에 편집됐던 영상을 추가하는 등 60% 이상을 전면 바꿨다. 보여주고 싶었던 이야기의 의도를 더 깊게 반영할 수 있도록 캐릭터의 서사를 다듬고, 남북 합작영화로 추진했던 감독의 남북 화합의 소망을 반영해 북한의 수려한 절경을 담은 새로운 영상도 넣었다고 한다.
오는 24일 극장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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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영화 스틸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