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폰서'가 첫 방송부터 배우 한채영의 매력과 흡입력 있는 파격 소재로 포문을 열었다. 다만 세련된 연출의 공백이 아쉬움을 남겼다.
23일 iHQ드라마, MBN 수목드라마 '스폰서'(극본 한희정, 연출 이철)가 첫 방송됐다. '스폰서'는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자신의 욕망을 채워 줄 스폰서를 직접 찾아 나서는 네 남녀의 치정로맨스를 표방하는 드라마다. 이에 첫 방송에서는 한채린(한채영 분)을 중심으로 현승훈(구자성 분)과의 첫 만남, 이선우(이지훈 분)와의 악연 등이 촘촘하게 그려졌다.
성공한 뷰티회사 CEO이자 화려한 매력의 소유자 한채린. 한채영은 맡은 바 캐릭터를 비교적 자연스레 소화하며 시선을 압도했다. 밝은 갈색으로 염색한 긴 머리를 히피펌 스타일로 발랄하게 연출하는가 하면 화려한 꽃무늬에 주름과 퍼프 장식이 더해진 미니 원피스도 찰떡같이 소화했다. 자칫 과할 수 있는 스타일이 한채영을 만나 화려한 캐릭터의 외적 묘사로 표현됐다. 인간 '바비인형' 한채영이기에 가능한 소화력이다.

파격, 치정, 로맨스를 다룬 작품답게 흡입력 있는 소재와 전개도 눈길을 모았다. 주인공 한채린은 스폰서 박 회장(박근형 분)의 도움을 발판 삼아 자신의 노력을 더해 밑바닥부터 올라와 성공한 인물이다. 이에 그는 마냥 도덕적이거나 무르지 않았으나 일에 대한 열정으로 불타올랐고, 30대 모델 지망생 현승훈에게 당근과 채찍을 적절히 휘두르며 사람을 끌어당기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선우와 한채린, 박 회장의 악연 또한 극을 이끌어갈 스토리로 호기심을 모았다. 이선우의 아버지가 운영하던 화장품 회사가 한채린에게 인수합병되고 또 사고로 쓰러져 중태에 빠진 상황. 이선우는 아버지를 의식불명으로 만든 배후에 박 회장과 한채린이 함께 있다고 봤다. 이에 박 회장을 찾아가 도발하는 이선우와 노련한 카리스마로 받아치는 박 회장, 그 사이에 낄 한채린의 운명이 어떻게 전개될지 궁금증을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파격적인 소재에 비해 연출의 아쉬움이 컸다. 화면은 구성의 디테일도 구도의 다양성과 세련미도 없었다. 특히 조명과 음향 등이 지나치게 단조로워 완성도를 크게 해쳤다. 최근 '펜트하우스', '결혼작사 이혼 작곡' 등 파격 치정 로맨스를 다룬 작품들이 극성 강한 소재에도 디테일한 묘사와 연출로 완성도를 인정받으며 '마라맛' 드라마로 사랑받은 것과 전혀 다른 양상이었다.
iHQ드라마 채널 개국 작품이기도 한 '스폰서'는 결국 파격적인 소재와 극적인 전개로 시선을 끄는 데에 주력하는 작품인 걸까. 첫 방송 전 MBN과 동시 방송까지 타결된 점이 이야기의 완결성을 기대하게 만드는 상황. 다만 '막장'도 웰메이드를 추구할 정도로 한층 높아진 시청자들의 눈높이에 맞추기엔 미진한 부분들이 첫 방송에 아쉬움을 남긴다. 히로인이자 주인공으로 구심점을 이루는 한채영의 매력이 어디까지 통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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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iHQ 제공.